악몽을 파는 가게 2 밀리언셀러 클럽 150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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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재미있어서 지난 몇 년 동안 공개석상에서 꾸준히 소개했던 일화가 하나 있다. 우리 집에서는 아내가 주로 장을 보지만(그렇지 않으면 집 안에서 채소가 끊길 거라고 한다.) 급하면 가끔 나를 내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건전지와 코팅 프라이팬 사오기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어느 날 오후 동네 슈퍼마켓을 찾은 적이 있었다. 몇 가지 생필품(시나몬 번과 감자칩)을 장만하고 주방용품 코너를 어슬렁어슬렁 걸어가고 있었을 때 저쪽 끝에서 누군가가 전동 카트를 타고 등장했다. 완벽한 펌과 코도반 가죽처럼 까무잡잡하게 태운 피부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플로리다 피한객 스타일의 80대 여성이었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다가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라며 나를 다시 쳐다보았다.
“나 당신 알아요. 스티븐 킹이죠? 그 무서운 소설들 쓰는. 뭐, 그래도 괜찮아요, 그런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아니에요. 나는 『쇼생크 탈출』처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좋아요.”
“그 작품도 제가 쓴 건데요.”
“설마 그럴 리가요.”
그녀는 이 말을 남기고 총총히 사라졌다. p. 3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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