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미스터리 2020 가을.겨울호 - 68호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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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읽다 보니, 최근에 읽었던 《오늘의 SF》가 떠올랐다. 미스터리와 SF 장르의 대표 잡지답게 자연스럽게 둘을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라면 역시 독자 개방성을 들 수 있겠다.


《계간 미스터리》는 독자를 확보하려는 목적의 잡지이기도 하지만, 신인 작가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더 강한 잡지다. 미스터리 팬들의 창작과 투고를 독려하는 부분들이 눈에 많이 띈다.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를 주제로 다룬 호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수시로 투고를 받고, 신인상을 주고, 해당 작가들을 인터뷰하거나 해당 작품을 실어주는 모습이 확실히 그렇다. 결국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데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아무래도 추리/미스터리 독자층이 있긴 하지만 해외 작품에 쏠려있기 때문에 국내 작가에게 더 힘을 실어주려는 게 아닌가 싶다.


​(...)


작가들이 많이 겹친다는 느낌도 비슷하다. 《오늘의 SF》는 아무래도 새로운 작가를 영입하는 쪽은 아니다 보니까 더 심하게 겹친다. 여태껏 두 권의 잡지가 나왔는데, 창간호에서 인터뷰를 했던 배명훈 작가가 2호에는 중편소설을 실었다. 창간호에 단편을 실었던 듀나는 2호에 서평을 썼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가 주축이 되어 꾸려진 필진이다 보니 더욱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계간 미스터리》에도 서미애와 송시우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워낙 판이 좁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나는 위의 두 가지 공통점을 보며 이 잡지들이 일종의 동인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들이 스스로 너무 좋아서 만든, 혹은 해당 장르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만든 느낌. 물론 출판사의 입장은 그 이상일 것이다. 이 잡지를 통해 SF의, 혹은 추리/미스터리의 붐이 일어나기를 꾀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 정도의 수준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주류에 편입하려 애쓰는 마음이 느껴져 짠해지면서도 그것을 위태롭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장르문학 잡지들은 팬덤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라기보다는, 없는 팬덤을 만들어 보려고 펴낸 것이기 때문이다. 장르 잡지는 언제쯤 동인지 수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팬덤을 얻을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장르가 정말 재밌다는, 한번 읽어보라는 수준의 설득을 해야 하는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



서평 전문은 블로그에 (https://blog.naver.com/bouvard/222198893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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