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스 호퍼 2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다 히로토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그냥 그런 2권이다.
1권과 3권의 징검다리 역할, 딱 그 정도 느낌이다. 내 기준으로 딱히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나 대사는 없었으며, 재미도 그냥 그랬다.

스즈키가 푸시맨의 집으로 들어가서 가정교사를 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 외에는 이와니시가 물어온 의뢰에 따라 세미가 목적지로 향하다가 프로일라인 소속 2명과 싸우는 장면과 쿠지라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의원 ‘카지‘를 자살시키는 장면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그래도 원작에 정말 충실한 1권과는 달리, 2권은 스토리 라인이 조금 다르게 각색되어서 소설과의 차이점을 찾는 재미는 있다.
히요코가 몸으로 프로일라인의 요직을 차지했었다는 설정과 세미가 칼이 나오는 요상한 기구를 손에 장착하는 것이 소설판과 다르다.

프로일라인 소속 2명과 싸우는 세미의 액션씬은 나름 볼만했다. 특이한 외모의 2명이 흥미를 더해준다.
또 세미의 오른손에 장치를 설치하는 성인용 서점의 여사장의 관능적인 모습도 볼만했다.

‘할 수밖에 없잖아‘라는 죽은 아내가 즐겨 하던 말에 따라 닥쳐온 일을 그저 해나가는 스즈키의 모습은 서글프면서도 은근한 울림을 준다.

2권 그 자체로는 스토리가 느슨해서 좀 별로였지만...
3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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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스 호퍼 1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다 히로토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그래스호퍼>를 총 3권으로 만화화한다.
원작에 충실하여 과거의 추억을 꺼내면서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을 재밌게 잘 압축하고 있다. 작풍 역시 소설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스즈키, 쿠지라, 세미, 이 3명의 입장에서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스즈키는 멋진 훈남 느낌으로 등장한다.(1권 표지의 주인공)
쿠지라는 마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이미지로, 머리 한쪽에 거미를 달고 다니며 한쪽 눈동자는 묘사되지 않는다. 그의 대사를 읽으면 무겁고 중후한 목소리가 연상된다.
세미는 딱 세미 그대로다. 잘 어울린다.
이와니시는... 완전 아저씨가 되었다. ㅋㅋㅋㅋ <왈츠>에서의 샤프한 외모를 생각하면... 완전히 딴판이다. ㅋㅋㅋㅋ 물론 능글맞은 성격은 그대로다.

나는 이미 원작을 2번이나 읽고 접하는 만화판이지만, 원작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니, 충분히 재미있게 즐기면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설보다 이 만화판이 더 재밌.. 만화라 그런가.. ㅎㅎㅎ)

1권에서 두 번의 대사에서 마음이 움직였다.
- 푸시맨을 따라갈 이유가 딱히 없어진 상황에서, 스즈키가 죽은 아내를 회상할 때, ‘할 수밖에 없잖아.‘라는 대사에서 괜히 뭉클...
- 쿠지라가 세미에게 ‘사람이 달라질 가능성‘에 대해 말할 때, 그 분위기에 괜히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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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 킹 걸작선 4
스티븐 킹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스포 있습니다★★

1992년 리틀톨 섬의 돈 많은 과부 ‘베라 도노반‘이 죽는다. 유력한 용의자는 수십 년간 가정부를 해오던 ‘돌로레스 클레이본(65)‘이다. 돌로레스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찰 관계자 3명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만년의 베라와의 일상부터, 29년 전에 자신이 남편 ‘조 세인트 조지‘를 살해했다는 고백과 베라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까지 말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돌로레스 클레이본의 1인칭 시점에서 줄줄줄줄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끊어 읽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킹이 글을 잘 쓰기도 하지만, 챕터가 전혀 나눠져있지 않기 때문에 더 그렇다.
깐깐하지만 오락가락하는 늙은 집주인 베라에 대한 이야기는 ‘뭐야ㅋㅋㅋ‘하며 웃으면서 읽었지만, 망할 놈의 남편 이야기가 나오면서 글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어느 날 알코올중독자 남편의 폭력에 당하기만 하던 돌로레스는 조에게 도끼를 들고 협박을 하여 그의 폭력을 멈춘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본 첫째 딸 셀리나는 엄마를 멀리하게 되고 아빠를 위해주는데... 그게 그만 조가 셀리나를 만지는 상황으로 확대된다. 셀리나의 고백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돌로레스는 일단 남편의 행동을 저지하는 데서 그치지만, 베라의 한 마디에 끝내 그를 죽이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1963년 7월 20일. 돌로레스는 남편 조를 죽이기 위한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하다.
환하던 태양을 달이 가리고 있는 순간, 다른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개기일식에 쏠려있던 그 순간, 조를 죽이기 위해 고뇌하고 고민해오던 돌로레스는 조를 유인해 마른 우물에 빠뜨린다. 심한 상처를 입었지만 죽지 않은 조가 우물을 빠져나오려는 장면은 섬뜩하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돌로레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과 우물을 왔다 갔다 하며 확인하는 장면과 누군가를 죽인다는 엄청난 선택과 그 행동에 대한 묘사가 정말 실감 난다.

가족을 자녀들을 딸을 위해, 딸을 겁탈하려는 남편 조를 죽인 돌로레스를 어떻게 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돌로레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셀리나한테 했던 것처럼 똑같은 걸 물어보려나 보다 했어. 그래서 셀리나한테 했던 것처럼 똑같은 거짓말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는데 그 애가 엉뚱한 걸 묻는 거야. ˝엄마, 아빠가 죽어서 기쁘다고 하면, 하느님이 나를 지옥으로 보낼까요?˝
˝조, 감정은 마음대로 안 되는 거야. 하느님도 알고 계실걸.˝
그랬더니 그 애가 울음을 터뜨리면서 뭐라고 하는데, 그게 얼마나 가슴 아픈 소린지. ˝난 아빠를 사랑하려고 노력했어. 항상 노력했다고요. 그런데 아빠가 날 가만 내버려 두질 않았어요.˝
(여기서 조는 아들 ‘조 주니어‘)

남편의 죽음 이후 자신의 성을 되찾은 주인공의 이름을 책 제목으로 한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돌로레스 세인트 조지 → 돌로레스 클레이본)
그녀의 수다스러운 인생 이야기가 어쩌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조를 살해하려는 순간부터는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면서 글을 읽었다. 급박한 순간 속에서 조급하고 불안한 돌로레스에게서는 스릴을 느꼈고, 순간순간 조의 모습에서 망설임을 느끼던 돌로레스에게서는 연민을 느꼈다. 비록 지랄맞은 성격이지만 베라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는 슬픔을 느끼기도 했다.

그 여편네는 계단을 반 이상 내려간 곳에 쓰러져 있었는데, 두 다리가 심하게 뒤틀려서 몸 아래에 끼어 있었기 때문에 눈에 안 보일 정도야. 늙어 빠진 얼굴 한쪽으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내가 죽어라 난간을 움켜쥔 채로 비틀비틀 내려가니까 여편네가 한쪽 눈을 움직여서 나를 봤어. 덫에 걸린 짐승 같은 표정으로.
- 왜 이 장면이 그토록 안쓰럽고 불쌍해 보일까...

스티븐 킹이 글을 잘 쓴다는 건 그의 글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번에도 특히 감탄스러운 부분이 있어 기록한다.

마치 1962년 11월의 그날 같았어. 내가 하마터면 우물에 빠질 뻔한 덕분에 그 낡은 우물을 찾아낸 날 말이야. 그날 판자가 부러질 때처럼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라고. ‘조심해라, 돌로레스 클레이본. 아주, 아주 조심해. 오늘은 사방에 우물이 있어. 그리고 이 사람은 그 우물들이 어디 있는지 죄다 알고 있어.‘
- 남편을 살해하고 심문을 받던 돌로레스 클레이본. 어린 자녀 셋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우물‘이라는 키워드를 이렇게 오버랩하다니...

˝지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돌로레스?˝ 여편네가 그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어. ˝난 당신보다 더 커다란 대가를 치렀어. 내가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렀는지 아무도 모를 거야. 그래도 나는 그걸 견디며 살았어. 아니, 그뿐이 아니지. 나한테 남은 거라고는 그 먼지 덩어리하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었던 꿈밖에 없었을 때도 나는 그 꿈을 받아들여 내 걸로 만들었어. 먼지 덩어리는 어떻게 했냐고? 글쎄, 결국은 내가 그 녀석들한테 잡혔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그 녀석들을 견디며 산 세월이 얼만데. 이제 당신도 당신만의 먼지 덩어리들을 처리해야겠지만, 졸랜더네 아이를 해고한 게 잔인한 짓이라고 말했던 날, 그때의 배짱을 잃어버렸다면 맘대로 해. 가서 뛰어내리라고. 그런 배짱이 없으면 당신도 그냥 멍청한 할망구일 뿐이니까, 돌로레스 클레이본.˝
- 베라가 죽은 다음날, 돌로레스 역시 죽어도 괜찮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들려온 베라의 목소리.
‘먼지 덩어리‘처럼 어느 틈엔가 생겨나는 악몽과 같은 기억들. 말년의 베라가 그토록 무서워했던 먼지 덩어리의 정체다.
내 인생에서의 먼지 덩어리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아가씨가 그 기계 중지 버튼을 누르기 전에 내가 할 얘기가 두 가지 더 있는 것 같네, 낸시. 결국 오래오래 살아남은 건 이 세상의 나쁜 년들이라는 얘기랑……, 먼지 덩어리들한테 해 주고 싶은 말.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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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세포 핵분열 중 푸른도서관 78
김은재 지음 / 푸른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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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교사가 쓴 고등학생 1학년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 6편이 담겨있다.
단편 6개 모두 ‘광마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단편을 하나씩 읽다 보면 광마고 유니버스가 펼쳐지는 것을 재미나게 지켜볼 수 있다. 작가가 교사인 만큼, 배경과 묘사가 꽤나 현실적이다.

대개 유쾌한 문체라서 큭큭 웃으면서 이야기를 즐겼다.
2개의 단편에는 다소 진중한 소재가 담겨있지만, 그래도 작가의 글 솜씨로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어쩌면 유치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마치 고등학생이 말하는 것만 같다고 생각하면 정말 그럴듯하다.

단편의 완급조절을 칭찬하고 싶다.
단편에 딱 맞는 적당한 이야기 전개와 깔끔한 마무리는 단편을 한 편 한 편씩 읽을 때마다 개운한 여운과 약간의 오픈 결말을 선사한다.

고등학생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천재일우의 기회로(?) 고등학생 때 연애를 해본 경험이 있는 나에게, 이 책은 고등학교의 향수를 회상하게 해준다. 자연스럽게 소설의 이야기가 내가 다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문득 아직도 내가 고등학생인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이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ㅎㅎ
과거의 많은 기억과 감정을 잊어버렸지만, 그리고 사랑의 감정마저 잃어버리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 단편소설집을 통해 잊고 있던 고등학생이었던 나의 어설프고 풋풋한 과거를 돌아볼 수 있었다.
괜히 그리워진다.

아래는 단편의 간단한 줄거리와 감상이다.

<갈증>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해용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방송반 수아를 사귀게 되지만 심한 집착 탓에 이별 통보를 받는다. 이에 해용은 폭력적인 언행을 보여주는데...
- 수아에게 의자를 집어던지고, 거울을 주먹으로 깨뜨리는 걸 보고 정상이 아님을 알아챘다. 작가가 ‘데이트 폭력‘에 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연애 세포 핵분열 중>
자기보다 못나다고 생각했던 절친 태동의 연애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근복은 벚꽃이 지기 전에 짝녀 새봄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지식인에 글을 올려보기도 하고 미장원에서 머리도 손보지만, 쉽지가 않다.
- 유쾌한 문체 덕분에 참 재미나게 읽은 단편. 근복의 망한 헤어스타일에 한 마디씩 하는 장면이 특히 재밌었다.
˝어? 근복이 머리 잘랐네? 야. 너 엄마가 잘라 줬냐? 짜식, 어머니 잘 계시지?˝
˝멋있다. 입대를 축하한다.˝
˝그대로 경부 타고 논산 훈련소.˝
˝야, 너 누구 닮았어. 엄청 유명한 사람.˝
˝누군데?˝
˝북한 김정은.˝
˝너 근데 머리가 뚜껑 같아. 쓱 잡아당기면 벗겨질 거 같아. 까만색 유치원 모자 같은데?˝

<우리들의 그녀>
시준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초영과 사귀고 있다. 하지만 초영이 남자아이들과 지나치게 친하게 지내는 모습에 시준은 질투심을 느낀다. 시준과 초영의 사이가 소원할 때, 시준은 상균이 초영을 짝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 시준의 질투심에 과거의 내가 오버랩되었다. (나도 참 심했지..) 초아가 남학생들에 둘러싸여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준이 재미있었다. 과거 생각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아래는 급설렜던 장면.
그때, 팔랑팔랑 하얀 물체가 빠르게 다가와 내 턱 아래 멈춰 섰다.
˝괜찮아?˝
걱정 어린 목소리, 말을 건네기 주저하는 듯한 몸짓. 초영이였다.
˝시준아, 내가 미안해. 우리 다시 예전처럼 지내면 안 돼?˝
초영이가 내 팔목을 잡았다. 눈을 가늘게 뜨자 초영의 모습이 또렷이 보였다.

<내 남자, 꽃남자>
뚱뚱한 노을은 짝남 지오의 부탁으로 메이크업 자격시험의 모델이 되어준다. 노을에게는 가슴 설레는 기회. 주변의 놀림에도 당당한 노을은 지오와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데...
- 반전이 있는 이야기. 읽다 보면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 지오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노을에게 고백하는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광마사거리 도시락 폭탄 사건>
전교 1등 찬미는 건희와 사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찬미의 엄마가 비정상적으로 찬미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려고 한다는 사실. 찬미의 엄마는 건희에게 찬미와 헤어지라고 협박하지만, 건희는 찬미의 전 남친들과는 다르게 꿋꿋하다. 현장체험학습의 날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 킹 선생님의 <캐리>의 엄마가 떠오른다. 폭력적인 언행의 찬미의 엄마가 경악스러웠다. 결국 찬미는 자해를 하고... 그럼에도 변하는 것이 없는 찬미의 엄마.. 그래도 찬미에게는 친구가 있다! 나의 현실에 괜스레 감사하게 된다.

<오늘 난, 마포대교>
허단은 친구 솔과 함께 실연을 맛본다. 단은 짝녀 가인에게 공개적으로 대시를 하고 가인 역시 거절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가인은 킹카 준기와 사귄다. 한편 솔은 허단의 동생 허장과 사귀는데, 기념일 날 허장이 다른 여자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단과 솔은 마포대교에서 첫사랑의 유서를 날리기로 한다.
- 여섯 단편의 마무리로 적합하다.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허단의 노력과는 달리 결과는... 유쾌한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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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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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환경에 관심이 있던 터라, 도서관 신간 코너에 있던 이 책을 보고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옳았다.

저자는 소위 환경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활동하는 환경운동가들과 단체들의 주장을 구체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인간에 의해 촉발된 기후 변화와 이에 대한 잘못된 대응, 아마존과 플라스틱, 고래와 육식, 그리고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다룬다.

마냥 환경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던 일들이 오히려 지구 생태계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과 오히려 많은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방법이 온갖 이해관계에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너무나도 많은 새로운 사실에 각 잡고 한 파트씩 새롭거나 중요한 부분은 메모를 하며 읽었다.

불과 몇 개월 전의 나 자신에 대해서도 반성을 할 수 있었다.
당시 막 <씨스파라시Seaspiracy>에 관한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은 터라, 독서토론 중에 ‘지구 생태계와 인간을 위하는 명목이라면, 부풀려진 사실을 말해도 괜찮지 않나? 경각심을 일깨워서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긴다면...‘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러한 논리로 무장한 많은 환경단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오히려 지구와 인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원자력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인터넷에 원전을 검색해봤는데, 매우 답답하고 화가 났다.
원전 사고에 대한 영화를 접하고 탈원전을 강화하는 정신 나간 누군가의 정책과 ‘태양광‘이라는 대책 없는 과정에 분노를 느꼈다. 무지성으로 감성에만 호소하는 멍청한...
광우병 사태랑 다를 게 뭐야. 악랄한 좌파 새끼들의 선동과 생각하기를 포기한 신봉자들의 쇼...
아 진짜 제나뒤..

원전에 무지하던 나 역시 이제는 원전의 필요성과 대체불가함을 알았다. 이제는 당당하게 친원전이라고 공언할 수 있다.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에 원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그 두려움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새로운 지식을 쌓아 좀 더 나은 삶을 꾸릴 수 있는 것이 비문학의 참맛이랄까.)

과학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는 나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과 풍부한 여러 사례들과 더불어, 놀라운 진실의 뿅망치 공격으로 머리에 별이 빙글빙글 돈다. 그 덕분에 우리의 미래에 대한 불필요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책을 비교적 일찍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성과 감성의 조화와 균형을 위해!

- 글을 작성한 후에 다른 관련 글들을 찾아서 읽어볼 예정이다. 마냥 이 책의 내용을 믿기보다 여러 의견을 읽어보며 생각을 정리할까 한다. 무언가에 대한 글을 무턱대고 믿기에는 선동과 날조가 워낙 많은 세상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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