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몽키의 한 권으로 끝내는 미국주식 - 금리, 차트, 재무제표 등 어려운 숫자는 NO!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국주식 입문서
소수몽키(홍승초) 지음 / 길벗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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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숫자놀이와 그림놀이가 아닌,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미국주식투자의 본질과 핵심을 말한다.
(유익-상, 난도-하)

미국주식 유튜버 ‘소수몽키‘의 저서.
매주 일요일 저녁 미장 현황과 주목할 만한 종목, 주요 이벤트 등을 쉽게 설명해 줘서 종종 시청하곤 한다.
미국주식으로 큰 수익을 본 후, 현재는 직장을 그만둔지 꽤 된 걸로 알고 있다. (파이어!)
공동 저서로 『잠든 사이 월급 버는 미국 배당주 투자』가 있다.

금리, 차트, 재무제표 등 (미국)주식 입문자들에게 낯선 요소는 과감히 제외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편안한 미국주식 투자를 이야기한다.
투자에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을 저자의 투자 경험과 각종 예시를 통해 명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해 준다.
① 미국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한 이유
②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지
③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는지
④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좋은 책) 결론부터 말하면, 기본 중의 기본에 집중하는 좋은 책이다.
각종 매매기법 같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정말 투자에서 중요한 핵심을 알려준다.
-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가
-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는가
이 두 가지 말이다.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려는 독자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차트 매매, 기술적 분석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에게도 기본을 일깨워 주는, 가장 중요한 것을 일깨워 준다.

(예적금하면 부자 못 된다) 특별히 인상적인 파트가 있다.
초입부에서 미국주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함께, 예적금을 강하게 비판하는데, 지금의 나와 생각이 같다.
위험하지 않으니까 예적금을 한다? 세금 떼고 3~4% 이자 받으려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사실상 돈이 줄어들고 있는 건데? 이걸로 언제 돈 모아서 언제 부자 되는데? 이런 뉘앙스이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성도 다르겠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예적금은 겨우 현상 유지를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노동만으로 월에 천만 원 이상을 버는 게 아니라면, 나도 예적금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강조 2) 매수매도 타이밍과 함께, 강조하는 두 가지가 있다.
① 이벤트가 있기 훨씬 전에 분할매수하고, (장기보유할 게 아니라면) 이벤트가 있기 전에 분할매도할 것. 주식 투자를 한다면 다들 들어봤을 선반영이다.
요즘 미장에서의 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변동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② 다른 하나는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지금의 나에게도 필요한 문장이다.
여태까지의 수익, 손실은 무시하고 철저히 현재시점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게 참 어렵다.
특정 종목을 재매수하거나 갈아타려고 할 때, 과거에 거래했던 가격이나 현재 평단가를 고려하지 않는 건 정말 어렵다.
과거에 얽매여서 눈앞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자세임에는 틀림없다.
알면서도 실천이 쉽지 않은 게 문제지. (아이렌을 8달러에서 사서 약간의 수익 보고 팔았던 나...)

(추천) 상향 평준화된 주식 입문서 중에서도 차별점이 있는 좋은 책이다.
투자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는 데 특별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숫자와 차트가 아닌, 기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이 새롭기도 했다.
꾸준히 투자 중인 나에게도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볼 수 있는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아쉬운 점이라면, 시장점유율과 유망 산업의 종목 중 하나로 CHPT를 소개한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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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요정
김한민 글.그림 / 세미콜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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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프랑스 그래픽 노블 같은 그림체가 매력적이지만, 요정을 메타포로 하는 내용은 아리송하다.
(재미-중, 난도-중하)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스리랑카와 덴마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와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후, 남미 페루에서 교사로 일하고, 독일에서 작가로 체류하고, 포르투갈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독특한 이력이 있는 작가.
2004년 『유리피데스에게』로 데뷔한 이후, 현재도 꾸준히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줄거리) 1부와 2부로 이루어진 우화다.
(1부) 이야기의 전반적인 배경을 소개한다.
요정학을 연구하는 아빠, 어린 딸 송이, 그리고 조수 우고.
요정, 시지렁이, 요정이 만들어내는 ‘기분‘, 요정이 살아가는 환경 등 다양한 설정을 보여준다.
(2부) 도시 성형으로 인해 요정들은 삶의 터전은 잃고, 우고는 위기에 처한 요정들을 한가득 데려온다.
송이와 우고는 요정들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데...

(독특한 그림체) 만화라고 봐도 될 정도로 책 속에 그림이 가득하다.
프랑스 그래픽 노블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체는 작가의 다양한 국가 체류 이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흑백의 스케치로 그린 그림은 귀엽고 매력적이다.
『꼬마 니콜라』가 떠오르는 그림체다!

(이야기) 이야기 자체는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림이 많기도 하지만, 서사와 이야기 구성도 어렵지 않다.
‘요정‘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의외로 현실적이다.
위기에 처한 요정들은 상처받은 곤충 내지는 작은 동물 같다.
2부에서 그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송이와 우고의 모습에서 1부와는 사뭇 달라진 절실함과 찡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고픈 말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소 아리송하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주변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예전의 정겹고 추억 어린 광경이 사라짐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 등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왜 요정들은 시지렁이가 쓰는 ‘시‘만을 먹고살 수 있는 걸까?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특정 환경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생물을 요정으로 표현한 걸까?
『아무튼, 비건』, 『탈인간 선언』, 『제돌이의 마지막 공연』, 『언월딩 : 아마존에서 배우는 세계 허물기』등 저자의 다른 작품 목록을 보면, 이 역시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집어 들고 주욱 읽어볼 만한, 그래픽 노블에 가까운 우화다.
하지만 막상 읽고 나면,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조금이라도 되돌아 생각해 보게 된다.
조금은 어두우면서도 귀여운, 절망적이면서도 애매모호한 기분이 남는 책이다.
번뜩이는 재치는 없지만, 도서관에 있다면 한번 읽어볼 만한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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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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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도파민 세상에서도 ‘중도中道‘와 ‘과유불급過猶不及‘은 통한다!
(유익-중하, 난도-중)

원제 ‘Dopamine Nation: Finding Balance in the Age of Indulgence‘를 직역했다.
도파민 나라. 실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도파민으로 가득 차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 ‘Anna Lembke‘가 다양한 사례와 실험 등을 들어가면서 도파민 세상의 기본적인 구조와 균형을 잡는 방법을 제시한다.
2024년 실천 위주의 후속작 『도파민 디톡스』를 출간하기도 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중독과 도파민, 쾌락과 고통의 저울, 항상성 등 기본적인 구조와 상관관계를 탐구하고 분석한다.
2부에서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3부에서는 건전하고 건강한 쾌락을 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3가지를 제시한다.

(?) 1부와 2부는 잘 이어지지만, 3부는 조금 동떨어진다고 느꼈다.
1부에서는 상황과 문제를 분석하고, 2부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3부에서는 ①역설적으로 고통을 추구하면 쾌락이 따라온다고, ②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행동하라고, ③친사회적 수치심은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3부는 저자의 개인적인 팁 같다는 인상을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리뷰를 쓰기 전, 목차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 각 부를 한국어로 의역하면서, 원래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 1부. 쾌락과 고통의 이중주
-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

원문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 1부. 쾌락 추구 (The Pursuit of Pleasure)
- 2부. 자기 구속 (Self - Binding)
- 3부. 고통 추구 (The Pursuit of Pain)

이 얼마나 간단명료한 수미상관 기법의 네이밍인가!
책의 핵심 내용인 항상성, 쾌락과 고통의 저울을 직관적으로 담은 제목이다.
쾌락에 무게를 실으면 고통이 뒤따라오고, 고통에 무게를 실으면 쾌락이 뒤따라온다는, 즉 반대급부가 이어진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비참함을 피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64p.)
3부의 내용은 결코 책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닌, 오히려 책의 핵심을 찌르는 파트인 것이다.

(고통 추구) 저자는 3부에서 찬물 샤워와 운동 등 적당한 고통에 뒤따라오는, 자기 파괴적인 쾌락 대신 지속적이고 건강한 쾌락을 추구하라고 권한다.
새롭고 신기한 내용이다.
마치 균형을 맞추고 싶어하는 저울이나 시소처럼 한쪽으로 기울면, 반대쪽으로도 그만큼 기운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쾌락이 아닌 고통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받아들이기는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운동은 고통스럽다.)

(적용) 1부와 2부는 나의 상황을 대입해 보면서 읽기에 적절했다.
해로운 쇼츠에 중독된 것 같아서 인스타그램 앱을 삭제하고(물리적)
시험까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기하면서 미디어를 멀리하고(시간적)
애초에 자극적인 주제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 유튜브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등(범주적)
내가 나름대로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 중이라는 걸 인지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총평) 구체적이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아서,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그래도 현실감 생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책에서 제시하는 8단계(DOPAMINE)에 맞춰 자신의 상황을 진단하고,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며, 나처럼 과거에 자신이 중독 탈출을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도파민 가득한 이 세상에서, 쾌락만을 추구하면서 오히려 고통을 얻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깨달음을 주기에는 충분한 지침서다.

여러분도 주어진 삶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피하려고 하는 대상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춰서 방향을 바꾸어 그것을 마주하길 바란다. (2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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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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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에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당신은 미끼를 확 물어분 것이여...
(재미-중, 국뽕-중하)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공산품 스타일의 소설을 찍어내는 공장형 작가, 한국의 댄 브라운 ‘김진명‘의 2017년 작품.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을 소재로 쓴 작품이다.
2022년에 개정판이 나왔는데, 구판과 별 차이는 없어 보인다.
매년 신작을 발표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카지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구려』 등이 있다.

(줄거리) 1983년 9월 1일, KAL 007 피격 사건으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다.
주인공 지민은 어릴 적 미국인에게 입양된 여동생 지현의 귀국을 기다리는데, 마침 지현이 탑승한 기체가 KAL 007기다.
지현과의 만남만을 기다려왔던 지민은 여동생의 복수를 대신하기로 결심한다.
복수를 위해 미국, 남미, 유럽을 거쳐 러시아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그려낸다.

(훌륭한 초반부) 항로를 이탈한 KAL 007기를 중심으로 미국과 소련의 대응을 보여주는 긴박한 초반부는 스릴이 넘친다.
이상을 감지한 미국 포스트 굿윌과 일을 키우지 않으려고 하는 상부의 갈등, KAL 007기가 민항기임을 눈치챈 러시아 조종사 오시포비치의 내적 갈등 묘사는 마치 영화 도입부 같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후 ‘지민‘이라는 한 개인의 서사로 이야기가 좁혀진다.
민항기 격추 사건은 지민의 모티베이션이 될 뿐, 이야기의 후반부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
세계를 무대로 하는 지민은 ‘문‘을 만나게 되는데... 이게 이 소설의 핵심이다.

(문선명과 국뽕) 작중 ‘문선명‘은 ‘문‘으로, ‘한학자‘는 ‘한 여사‘로 표기되며, 실명이 언급되지는 않는다.
‘문‘은 합동결혼식으로도 유명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창시자가 맞다.
지민은 미국 댄버리 교도소에서 ‘문‘을 만나게 되는데, ‘문‘을 이 소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는 서브 주인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은 막강한 경제력과 권력을 가진 인격자로 묘사된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공산주의 체제 붕괴를 꾸준히 주장하는데, 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지민의 복수를 향한 여정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훗날 소련에서 서기장 고르바초프를 직접 만나서 그로부터 공산주의 해체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서기장님! 하느님 믿어야 합니다!˝
˝서기장님, 공산주의가 나타난 이후 전쟁을 빼고도 일억 이상의 인구가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오시포비치는 죄 없는 민항기를 격추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소련에서는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이 제도 공산주의 때문이지요. 서기장님, 지금 바로 공산주의 종언을 선언할 생각은 없습니까?˝
이야기 후반부에서는 문 일행이 북한을 방문하는데, 이에 대한 묘사도 엄청나다. (사진으로 대체)

(사실) 마치 냉전의 종식, 공산주의 체제 붕괴에 문이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처럼 묘사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문선명이 반공주의자가 맞고, 고르바초프를 직접 만난 것도 맞지만, 소설 속 이야기처럼 저돌적으로 굴지도 않았거니와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체제 붕괴에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아니다.
북한에서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주체사상을 비판한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또한 고르바초프가 KAL 007기 격추 사건에 대해 사과를 했다는 글 역시 픽션이다.
당시 약소국이었던 한국의 한恨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대체 역사적 요소로 보는 게 적당하겠다.

(특징) 『카지노』, 『천년의 금서』에 이어 3번째로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읽었는데, 공통적인 특징이 몇 있다.
먼저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 개개인의 내면 갈등을 깊게 파고 들지 않을뿐더러, 필요하다면 과감히 몇 년을 건너뛰기도 한다. (해당 이야기에서는 지민이 공부를 하는 몇 년간의 시간을 건너뛴다.)
그만큼 지루한 구석이 없다는 건 장점이기도 하다.
무대 역시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한다.
그리고 빼놓으면 아쉬운 그의 결정적인 아이덴티티. 바로 국뽕이다.
『카지노』에는 이례적으로 국뽕 요소가 없지만, 대다수의 작품에서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민족주의를 넘어서, 사실로 판명되지 않은 가설과 소문을 사실인 것 마냥 소재로 써먹기도 한다.

(아쉬움과 총평) 아쉬운 점은 명확하다.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밝혀진 진실은 허무하기 짝이 없다.
해당 사건을 더 깊게 파고들면서 어떤 가설을 제시했다면 보다 풍성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인공 지민은 ‘문‘을 위한 캐릭터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종반부에는 ‘문‘에 무게가 실린다.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문‘을 띄워주는 묘사는 마치 통일교 광고 같기도 했다.
정말 흡인력 있는 초반부와 다르게, 이후로 줄곧 개인의 서사에 집중되는 이야기는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죽 읽어가기에 지루함과 막힘이 없고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으니, 스피디하게 무언가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은 어떨까...?
막상 추천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졸작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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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파편
이토 준지 지음, 고현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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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느린 이별」은 이토 준지 올타임 베스트에 들어갈 작품.
(재미-상, 역겨움-중하)

공포 괴기 만화의 대가 ‘이토 준지‘의 단편집.
2006년 단편집 『신 어둠의 목소리 궤담』 이후 8년 만의 공포 만화 단편집이다.
총 8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표지에 각각의 이야기에 대한 단서로 가득하다.

(추천) 전반적으로 만화의 퀄리티가 훌륭하다.
이야기 구성도, 아이디어와 소재도, 그림체도 훌륭하다.
여자 캐릭터는 여느 때처럼 예쁘게 잘 그린다.
이토 준지 만화의 정체성을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시에 아름다운 여성도 잘 그려낸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이번 단편집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여성을 그리는데, 모두 개성 있으면서 매력적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작품을 꼽아보자면 이렇다.

(붉은 터틀넥) 명화 ‘뭉크의 절규‘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토미오·붉은 터틀넥」은 매운맛이다.
주인공 토미오는 왜 머리를 저렇게 붙잡고 있는 걸까? 왜 하필 터틀넥일까? 그리고 그 터틀넥은 왜 붉은 걸까?
정말 단순하게 생각해도 추론할 수 있다. (목 부분이 시뻘게!)
어쩌면 단순한 설정일 수도 있지만, 긴장감과 아슬아슬함을 유발하는 경악스러운 묘사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다만 이야기 막판에서의 추가 설정에서 다소 무리한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이 만화가 주는 강렬한 임팩트는 단편집 중 최고다.

(느린 이별) 공포 만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작품성은 뛰어난 「느린 이별」은 단연코 이번 작품의 최고작은 물론이고, 이토 준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다.
느린 이별. 이별이 느리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누가 죽더라도, 사람들의 강렬한 염원을 담아서 그 사람의 잔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정이다.
죽은 사람의 잔상과 함께 생활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진지하게 가정해 보게 된다.
슬프면서도 여운이 남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명작이다.

이외에도 건물과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목조 괴담」, 미래와 현재를 잇는 「검은 새」 등 괜찮은 작품들이 있다.
마지막 단편 2개는 조금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호러 만화집임에는 틀림없다.
여담이지만, 이토 준지의 다른 만화에 비해 여성의 가슴이 더 자주 드러난다는 특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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