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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몬스터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시소 몬스터>와 <스핀 몬스터> 두 편의 장편이 수록되어 있다.
두 이야기 모두, 숙명적으로 갈등을 겪고 대립을 하는 두 존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시소 몬스터>
전직 정보원 ‘시오타 미야코‘는 은퇴 이후, ‘기타야마 나오토‘와 결혼하고, 첫 만남부터 사이가 좋지 않은 시어머니 ‘세쓰‘를 모시며 살고 있다. 미야코는 시아버지의 죽음에 관심을 가지는데, 그 즈음부터 정체를 알기 힘든 각종 위협을 받는다. 미야코는 시어머니를 의심하는 한편,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는 남편 나오토는 담당 병원의 비리에 목소리를 냈다가 위기에 처한다.
미소 냉전 시기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며, 미야코와 나오토의 시선이 번갈아가며 서술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선량하고 착실한 나오토의 시선에서 아내와 어머니를 바라보는 입장이 나름 재미있다. 이런 그가 아내를 지키기 위해 걱정하지만 용기를 내는 모습은 웃프면서 감동적이기도 하다.
남편과 시어머니는 자신의 과거를 알 수 없도록 주의 깊게 행동하는 미야코의 액션도 재미있다.
고부갈등을 소재로 본능적인 거부감과 혐오를 말한다.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대화하면서 발끈하기도 하고 참는 모습도 보인다.
정체불명의 싸움을 싫어하는 심판(?) 이시구로 이치오의 말처럼 시소처럼 한 번씩 져주고 양보하는 행동을 통해 균형을 맞추라는 작가의 의도를, 잘 맞지 않는 상대와 어쩔 수 없이 함께하게 될 때는 타협점을 찾아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무승부가 어떤 상태를 가리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언제나 한쪽이 파멸하는 건 아닙니다. 부딪치지 않도록 서로 수를 쓰거나, 싸움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요.˝ - 이치오
읽기 무척 쉬워서, 페이지가 엄청 잘 넘어간다. 이야기의 구조가 단순해서 영상화나 만화화에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존의 그의 소설들에 비해 좀 아쉽다. 시어머니의 과거에 대한 반전은 그냥 그랬다.
후루야 씨, 이시구로 이치오, 시아버지의 죽음, 갑자기 떨어진 화분, 바다와 산의 사이 등은 끝까지 수수께끼이다. 이걸 조금만 직접적으로 더 풀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소 몬스터> 그 자체만으로는 좀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이어지는 <스핀 몬스터>를 읽으면서 비로소 어느 정도 완성되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시소 몬스터>만 읽은 분들은 <스핀 몬스터>도 꼭 읽기를 바란다..!
<스핀 몬스터>
‘미토 나오마사‘는 초3 때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고 홀로 세상을 살아왔다. 미토 네의 차와 부딪혔던 ‘히야마 가게토라‘ 역시 같은 상황으로 가족을 잃었는데, 이 둘은 서로를 두려워하며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2050년의 일본, 우편배달부인 미토는 갑작스러운 의뢰로 ‘주손지 아쓰시‘라는 사람을 만나고 사건에 휘말린다. 수사원(경찰) 히야마는 인공지능 전문가 ‘데라시마 데라오‘의 자살을 추적하는데 미토가 엮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운명의 장난처럼 자꾸만 마주치는 둘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디지털화된 미래 사회 속에서, 인공지능 ‘웨레카세리‘의 위험을 깨달은 데라시마의 힌트에 따라 주손지는 미토를 데리고 여정을 떠나는 과정 속에서 <시소 몬스터>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임 마이마이]의 작가 : 세쓰 미야코)
인공지능, 운명 같은 악연, 왜곡된 기억 등 생각할 거리를 남기지만, 여러 요소들이 버무려져 있어 비교적 조금 난해하다.
현재의 나에게 인생 전체를 질질 따라오는 악연은 없고 크게 왜곡된 기억 역시 떠오르지 않아서, 많이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시소 몬스터>의 이치오처럼, <스핀 몬스터>에서는 미토의 연인 ‘히나타 교코‘가 바다 일족과 산 일족의 중재자, 심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작가를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는 정체불명의 미스터리한 캐릭터로 이 소설이 좀 더 독특해진다.
갑자기 도망을 갈 수밖에 없는 설정에서 <골든 슬럼버>가, 인간이 아닌 시스템에 맞서 싸우는 설정에서 <모던 타임스>가 떠올랐다.
경쾌하고 종잡을 수 없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의 방식에, 뒤 내용을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눈에 연관된 인공지능 연구와 서로를 나쁘게 기억하는 미토와 히야마의 기억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그리고 감마모코의 음악으로 포위된 상황을 벗어나는 순간은 코타로 문학의 정수精髓라고 할 만하다. 👏
(여담)
가제본 이벤트에 대해 소신 발언 하나 하겠다.
두 편의 소설 중 하나를 보내주는 이벤트였는데, 이 마케팅이 조금 애매하게 느껴진다.
<시소 몬스터>만 받아본 독자는 소설을 읽고 ‘이게 끝?‘하는 불완전함을 느낄 수 있지만, <스핀 몬스터>를 따로 읽을 수 있으면 괜찮다.
하지만 만약 내가 <스핀 몬스터>에 당첨되어 그 소설만 읽었다면, 달팽이와 세쓰 미야코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힘들 것이고, 순서대로 소설을 읽은 사람들에 비해 상당 부분의 재미를 놓쳤을 것 같다.
<시소 몬스터>가 수프, 식전 빵과 샐러드라면, <스핀 몬스터>는 메인 디시이다.
작가 본인이 두 소설이 몇몇 설정과 요소를 공유하지만 독립적인 이야기이므로 다른 작품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완전한 맛을 느끼려면 쭉- 읽는 것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