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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병 환자 ㅣ 창비세계문학 59
몰리에르 지음, 정연복 옮김 / 창비 / 2017년 8월
평점 :
총평: 현재의 시선으로 보면, 오가는 대화의 재미를 제외하고는 특별하달 건 없다.
(재미-중, 난도-중하)
창비 세계문학전집 59권.
불문학을 전공한다면 모를 수가 없는, 아니 몰라서는 안 되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극작가이자 배우 ‘몰리에르(1622~1673)‘의 후기작 3편을 엮었다.
이 작품은 2010년에 출간된 쁠레이아드 총서 『몰리에르 희곡 전집』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수록된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부르주아 귀족』 (1670)
- 돈 많은 부르주아 ‘주르댕‘은 귀족 사회를 너무나도 동경하고, 주변에는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귀족이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두드러진다.
『스까뺑의 간계』 (1671)
- 두 귀족 가문 아들들의 큐피드를 자처하는 하인 ‘스까뺑‘의 이야기.
그의 원맨쇼에 속아넘어가는 귀족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상상병 환자』 (1673)
- 제목 그대로 건강염려증에 걸린 ‘아르강‘은 돌팔이 의사와 약사에게 속아 넘어가고 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딸을 의사와 결혼시키려고 하는데...
멍청하고 이기적인 주인공과 각자의 목적이 있는 주변 인물들이 얽히고설킨다.
(티키타카) 희곡인 만큼, 특히 음악과 춤이 있는 희극인만큼, 티키타카 재미난 말장난과 대화가 많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짧은 대화는 실제 연극에서 보면 재미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대화는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풍자의 대상) 『부르주아 귀족』은 제목처럼 이해하기 쉽다.
현시대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풍자극이다. 부르주아 ‘주르댕‘은 귀족처럼 보이기 위해서 행동과 외형을 꾸미고 인정받으려고 애쓰는데, 그 광경이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유행하는 것과 타인의 부러운 것을 어떻게든 다 해보려고 하는 허영심 가득한 현시대의 모습들을 보면, 이 풍자극은 여전히 유효하다. 개그우먼 이수지의 유튜브 영상을 위시한 각종 패러디 풍자물이 떠오른다.
반면, 『스까뺑의 간계』에서는 어떤 대상을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하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귀족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풍자일까? 수록된 세 작품 모두에서 정략결혼에 대해 비판적인데, 유독 이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풍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상상병 환자』는 당시 의학계를 풍자하는 작품이다.
(공통점) 세 작품 모두 직접적으로 한 인물을 풍자하는데, 바로 한 가정의 아버지다.
자녀는 자유연애를 추구하는 반면, 아버지는 정략결혼을 요구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물론 모두 아버지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공통적인 풍자가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총평) 희극인만큼 무대 위 인물들을 상상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희곡 대본이다.
마일드한 글은 읽기 시작하면 술술 넘어간다.
재미로만 따지면, 『스까뺑의 간계』가 제일이다.
능청스럽게 말 잘하는 스까뺑이 주변 사람들을 속이는 과정은 꽤 볼만하다.
다만 뻔하고 단순한 스토리와 중간중간 이해하기 힘든 전개는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마일드한 만큼 임팩트 역시 강력하지 않으며, 시트콤처럼 마무리되는 마무리도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17세기 당시 프랑스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