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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의 서명 ㅣ 엘릭시르 셜록 홈스 전집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권도희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8월
평점 :
총평: 『주홍색 연구』보다 더 다채롭고, 더 매력적이고, 더 재밌는 탐정 모험 소설.
(재미-중, 난도-하)
원제 『The Sign of Four』.
셜록 홈스 시리즈 2번째 이야기.
『주홍색 연구』와 달리,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흥행했다고 한다.
(줄거리) ‘제퍼슨 호프‘ 사건 이후 몇 년이 흐른 시점, 무료해하던 셜록 홈스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온다.
의뢰인은 주기적으로 정체 모를 편지와 진주알 선물을 받아왔는데, 마침 발신인의 직접 만남 요청을 받고서 셜록 홈스에게 사건 의뢰 및 동행을 요청한 것이다.
의뢰에 응한 왓슨과 홈스는 숨겨진 보물이 얽힌 살인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스포일러 있습니다★★
(셜록 홈스? 일단 ㅇㅋ)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의 명성 때문인지, 그의 추론과 행동에는 의심의 여지가 생기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은연중에 여기고 있는 탓인지, 불안감이 없다.
놀랍게도 이번 책에서는 그의 오만함 외에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모르핀인가, 코카인인가?˝ (8쪽)
- 시작부터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마약을 하는 홈스. 당시에는 합법이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게 좋을 걸세. 여자는 전적으로 신뢰할 수가 없어. 아무리 훌륭한 여자라고 해도 말이지.˝ (134쪽)
- 깨어있는 왓슨은 이 지독한 편견에 반박하고 싶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사랑은 감정의 문제라네. 내가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냉정한 이성에 정반대되는 것이 바로 감정이지.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난 절대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거든.˝ (220쪽)
- 직업 정신이 투철하다! 여자 문제에 대해 깨끗해서 호감이다.
(왓슨의 로맨스) 왓슨은 의뢰인 ‘메리 모스턴‘에게 반해버린다.
화자인 왓슨은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그녀에 대한 자격지심도 드러낸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신사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불쑥불쑥 떠오르는 감정은 여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
조금은 갑작스러운 전개지만, 그의 소심하고 풋풋한 로맨스를 보는 재미도 충분하다. (친구이기도 한 홈스의 깨알 서포트도 귀여웠다.)
나는 군의관 출신에 다리 상태도 좋지 않고 모은 돈도 별로 없다. 내 주제에 감히 어떻게 그녀를 상대로 헛꿈을 꿀 수 있단 말인가? (32쪽)
모스턴 양이 자신의 권리를 찾게 된다면 그녀는 가난한 가정교사에서 영국 제일의 부유한 아가씨로 신분이 바뀐다. 충실한 친구의 입장에서였다면 기뻐해야 마땅할 소식이었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기심이 영혼과 심장을 납처럼 무겁게 짓눌렀다. 나는 축하의 말을 몇 마디 더듬거리며 내뱉고는 자리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61쪽)
홈스의 수사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모스턴 양은 부유한 상속자가 될 것이다. 퇴역한 군의관이 우연히 가까워진 거리를 틈타 고백한다면, 그것이 정당하고 명예로운 일이겠는가? 나를 재산이나 노리는 사기꾼으로 보지는 않을까?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는 사실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다. 아그라의 보물이 우리 두 사람 사이를 장벽처럼 가로막고 있었다. (96쪽)
(재미) 이 시리즈에서는 작가가 흩뿌린 단서로 범인이나 트릭을 추리하기는 힘들다.
아무래도 ‘셜록 홈스 시리즈‘의 메인 디시는 홈스의 범접 불가 탐정 원맨쇼이다.
홈스의 추론을 바탕으로 한 탐색전과 추격전은 모험담이고,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은 스펙터클한 일대기이다.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당시 영국과 인도의 현장을 상상하게 한다.
책을 덮은 지금도, 여러 가지 상황들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인간적인 면모들) 이번 책에서는 인물들이 매력적으로 도드라진다.
탐정으로는 완벽하지만, 인간적으로는 결점과 편견이 있는 셜록 홈스.
영국 신사의 모습과 달리,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심한 왓슨 박사.
이상적인 여성상이라고 할 수 있는, 어른스러운 의뢰인 메리 모스턴.
배신 따위 없는, 의리 넘치는 악역 4인방. (누구 하나 배신할 줄 알았다.)
(추천) 기본만 하는 『주홍색 연구』보다 재밌게 읽었다.
전작과 달리 끊기지 않고, 탐정 소설 본연의 재미에 더 집중한다.
왓슨의 로맨스도 이야기 흐름에 적당히 녹아들면서, 은근하고 몽글몽글한 설렘을 선사한다.
조금은 긴박한 상황과 기분 좋고 적당한 반전도 이야기에 힘을 실어준다.
결론은? 충분히 추천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