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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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파편처럼 흩뿌려진, 철학과 인용으로 점철된 이런저런 이야기들.
그 가운데 나의 마음에 드는 몇 조각만 주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유익-중, 난도-중상)

벨기에 루뱅대학교 철학과에서 들뢰즈 연구로 박사가 된, 철학자 서동욱의 철학 에세이.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금은 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평론가 이동진이 2024년 2월의 책으로 꼽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날씨를 선물로 주는 일기예보 스크립트를 써내려갈 수 있을까? 일기예보는 날씨를 알려줄 뿐 아니라, 이미 파산한 이를 위로하며 구제책을 조언하듯 옷을 따뜻하게 입어라, 우산을 잊지 말고 출근하라 말한다. 그런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그리하여 이 책은 수많은 이야기가 되었다. 이는 그야말로 비와 바람과 햇살과 추위와 더위가 넘쳐나는, 울고 괴로워하며 웃고 또 씁쓸해하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중략) 그러므로 이 책은 세계의 탐색자를 재촉하기보다 여기서 그냥 쉬라고 말한다.
(10~11쪽 - 프롤로그 중에서)

(기대와는 다른 구성) 부제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처럼, 고달픈 삶에 위로를 주기 위한 책으로 인지하고 독서를 시작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기대와는 다른 구성의 책임을 깨달았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 아래로 갖가지 이야기가 뻗어나간다.
이야기는 다수의 인용을 토대로 한, 철학에 대한 단편적인 고찰이다.
여러 이야기가 얽히고설키면서 한 가지 주제를 탄탄하게 빌드 업하는 구성을 기대했으나, 그렇지는 않다.
각각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완성형이라서, 철학 칼럼이나 잡지에 수록해도 무리가 없다.

(하우 투 리드) 각각의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즉, 저자의 빌드업과 하고픈 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신집중하고 생각정리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에게 와닿는, 그런 이야기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자기기만」과 「유머」, 「느려질 권리」가 그랬다.
「자기기만」에서는 나의 책임이 훨씬 더 광범위할 수 있음을 알았고, 「유머」에서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숨구멍을 만들어주는 유머의 강력함을 상기할 수 있었다. (유머는 날씨를 바꾼다!)

(총평) 철학에 대해서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 같은 독자에게는 온전히 즐기기에는 쉽지 않은 책이다.
각 이야기에서 하고픈 말 정도는 충분히 이해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기는 힘들었다.
한 챕터를 읽고 잠깐 멈춰서 내용을 복기하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철학적 배경지식의 유무에 따라, 깊이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지는 책이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난 이 책이 ‘철학 에세이‘라는 걸 리뷰를 작성하면서 알았다.
그저 대중철학 서적이라고 인지하면서 독서했다.
오독까지는 아니지만, 깊이 있게 독서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반납하고 나니, 머릿속에 남아있는 게 딱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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