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은 맛있다
강지영 지음 / 네오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총평 :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은,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뒤로 갈수록 긴박함과 개연성은 부족해진다.
(재미-중, 난도-중하)

2009년에 데뷔하여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강지영‘의 2013년 미스터리 소설.
네이버에서 연재했던 웹 소설을 단행본으로 엮었다.
2025년 2월 14일에 동일 출판사에서 재간했다.

(줄거리) 살해 현장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난하고 볼품없는 ‘이경‘은 어느 날 이상한 현상을 겪기 시작한다.
‘다운‘이라는 미모의 연예인 지망생의 과거를 꿈꾸고, 반대로 다운은 이경의 미래를 꿈꾸게 된다.
즉, 서로의 과거와 미래를 꿈으로 겪게 되는 것이다.
이경은 꿈의 내용을 통해, 최근에 자신이 청소했던 살해 현장의 주인공이 다운임을 알게 되는데... 미심쩍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장르가 뭐야?) 처음 책의 표지만 봤을 때는 로맨스의 요소가 가득한 소설인 줄 알았다.
주인공의 불우한 상황, 살해 현장을 청소하는 내용과 더불어,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또래 여성의 꿈을 꾸는 내용에서는 훈훈한 드라마 같다고 잠깐 착각도 했다.
하지만 점점 드러나는 끔찍한 실체와 의심 가는 인물들로 인해, 비로소 판타지를 곁들인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임을 알 수 있었다.

(즐비한 악인들) 몇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죄다 악인들이다.
자신의 잇속을 위해 살인을 베이스로 깔고 가고, 끝에 가서는 끝까지 가버린 악인들의 대결이 되어버린다.
(불쌍한 건 누명을 쓴 XXX뿐.)
주인공 이경조차 다운에게 물든 탓인지, 과거의 이경은 결코 할 수 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행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스포가 될 수 있기에)

(판타지 요소) 이경과 다운이 서로를 꿈꾼다는 기본 설정에, 통화와 통화 사이의 시간은 편집되어 알 수 없다는 추가 설정이 생기고, 끝내는 서로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른다.
이경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만신이 된 ‘유나‘가 이경과 다운의 악연에 대해 말해주는 무속적인 요소도 추가된다.
다양한 판타지적인 요소는 소설에 독특함, 개연성과 타당성을 더해주는 적절한 요소로, 이야기 진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체적으로) 일단 기본적으로 필력이 훌륭한 작품이다.
가독성과 적절한 비유 모두 놓치지 않으면서, 잔인한 상황이나 천륜을 저버리는 행위에 대한 묘사를 과하지 않게 절제해서 표현한다.
초반부의 이야기와 꿈에 대한 이야기도 독자의 흥미를 확실히 동하게 한다.
하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감당 안 되는 상황 전개는 확실한 단점이다.
악인들이 펼쳐놓은 각자의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결국 누구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이 제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결말이 필연적이다.
그 과정에서 최대의 흑막이자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은 생각보다 시시하게 묘사되며, 긴급한 상황임에도 악인들은 느슨하기 그지없이 행동한다.
브레이크 없는 트럭처럼 달리고 있는 이야기에도, 나의 마음은 그다지 긴박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킬링타임용 소설로 나름 재밌는 정도로, 추후에도 강지영 작가의 소설을 읽어볼 생각은 있다.

(제목) 왜 ‘하품은 맛있다‘가 제목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후반부에 딱 한 번 하품에 대한 글이 나오는데, 전염되는 하품처럼 이경과 다운의 질긴 악연을 나타내는 걸까?
왜 맛있다고 표현했을까?
못생기고 가난한 이경의 입장에서, 미모의 부잣집 딸 다운의 인생이 달콤해 보여서 였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