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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고
앨저넌 블랙우드 지음, 이지선 옮김 / 문파랑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총평 : 1900년대 초반까지는 공포스러웠을지라도, 지금은 그저 미지의 자연에 대한 소소한 괴담 정도에 불과하다.
(재미-중하, 난도-중하)
영국의 공포소설 작가 앨저넌 블랙우드(Algernon Blackwood)의 1910년 작품.
한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거의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민담에 등장하는 상상 속 생물인 ‘웬디고‘를 소재로 이야기를 썼다.
(줄거리) 10월 말, 캐나다 원시림.
캐스카트 박사를 필두로, 조카이자 예비 신학생 심슨, 길잡이 행크와 데파고, 그리고 아메리카 원주민 펑크는 말코손바닥사슴을 사냥하기 위해 원정을 떠난다.
사슴을 찾기 위해, 일행은 박사와 행크, 심슨과 데파고로 팀을 나눠 동서로 갈라진다.
심슨과 동행하는 데파고는 계속 ‘웬디고‘를 언급하며 두려워하는데, 급기야 이상행동을 보이다가 숲속으로 뛰어들어 사라지고 만다.
날이 밝은 후, 심슨은 데파고를 찾아다니지만 결국 포기하고 일행에 합류한다.
펑크를 제외한 3인은 데파고를 찾아다니는데...
책 표지에 쓰여있는 ‘캠핑 가기 전날 밤엔 이 책을 읽지 말라!‘라는 문장은 과하다.
그 정도로 공포스럽지는 않다.
거대하고 불가해한, 어둠으로 뒤덮인 미지의 자연에 대한 공포와 데파고의 미스터리한 이상행동이 메인이다.
하지만 시대도 시대이거니와, ‘웬디고‘라는 미지의 존재가 일행에게 특별한 위해를 가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다.
그래도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 캠핑하기 전에 이 책을 읽는다면, 보이지 않는 수풀 속에 대한 오싹함 정도는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만큼 이 책에는 자연 풍경과 등장인물의 내면에 대한 묘사가 많다.
가독성에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한 정통적인 수법으로서 나름의 역할을 한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캐스카트 박사와 심슨은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과 두려움을 이성으로 어떻게든 납득해 보려고 하는데, 이 묘사 또한 읽어볼 만하다.
때때로 자연 풍경에 대한 묘사가 아름답기도 하다.
장미 떨기와 사프란의 하늘이 강물 위에 반짝이는 붉은 빛을 뿌려놓았다. 하늘은 그 어느 대기보다 더 청명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오십 개보다 백 개는 되어 보일 정도로 무수히 많은 섬들이 동화 속 마법에 걸린 배들처럼 떠다녔다. 가장자리는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소나무들 꼭대기는 하늘을 매우 섬세하게 가리키고 있었다. 그 섬들은 어둠이 내리자 위로 솟아오르듯이 닻을 올리고 자기들이 태어난 곳의 외딴 강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대신 천국의 길을 항해하기 시작했다.
채색된 구름 조각들이 눈부시게 나부끼는 깃발처럼 별들을 향한 여행의 출발을 알렸다……. (37쪽)
삽화 포함 150쪽 정도 되는 중편소설로 분류할 수 있겠다.
으스스한 분위기가 풍기는 괴담 정도의 이야기로, 캠핑 가기 전에 읽어도 무방하다.
‘웬디고‘라는 요괴에 대해 알고 읽으나 모르고 읽으나, 이야기를 감상하기에는 별 차이가 없다.
(필자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이 짧은 이야기를 이틀에 걸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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