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
김미리 지음 / 이숲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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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만약 영화를 재밌게 봤더라도, 이 책은 읽지 마시오. - 『홍길동전』과는 상관없음.
(재미-하, 난도-하)

조성희 영화감독의 2016년작 <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을 텍스트로 풀어낸 소설.
영화 개봉 다음날, 번역가이자 작가인 ‘김미리‘의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이다.

(줄거리) 어릴 적 눈앞에서 어머니를 여의고 ‘광은회‘라는 조직에서 도망쳐 나온 홍길동은 흥신소 ‘활빈당‘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김병덕의 소재지를 알게 되고,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난다.
마침 김병덕이 관리했던 광은회의 출납 장부를 받아내기 위해, 광은회가 김병덕을 납치하면서 홍길동의 복수에 차질이 생긴다.
홍길동은 김병덕의 손녀 둘을 데리고 노인이 된 김병덕을 찾으러 다니는데...

허균의 고전소설 『홍길동전』과는 연관이 없다.
‘홍길동‘과 ‘활빈당‘이라는 이름만 차용할 뿐, 스토리상의 그 어떤 연관성도 없다.
『홍길동전』의 홍길동과 달리, 작중의 홍길동은 도술을 부릴 수 없으며, 과거는 불우했더라도 지금은 엄청난 백이 있는 흥신소의 소장이다.

단연코 실패작이다.
모든 면에서 평균 이하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액션에서 오는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기대하면 안 된다.
냉철하고 표독스러운 홍길동의 심경 변화는 설득력이 없다.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왔으면서 20여 년 동안 찾아헤맨 원수를 눈앞에 두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광은회‘라는 악한 조직에 어떤 과거와 음모가 숨어있는지는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저 정관계 거물들과 전쟁과 연관이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할 뿐이다.
김병덕의 두 손녀 동이와 말순이가 20대 장정 홍길동을 쫓아오고, 위험한 순간을 수차례 목격해도 그다지 개의치 않고, 홍길동이 그런 꼬마 아이들에게 쩔쩔 매는 듯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반쯤 포기하고 활자를 읽게 된다.
홍길동이 ‘탐정‘인 만큼, 미스터리나 추리의 요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추리소설을 몇 권 읽어보지 않은 필자 입장에서도 추리와 미스터리의 수준이 처참해 보일 정도로 형편없다.

줄거리를 보면 알겠지만, 그래도 주목해 볼 만한 점은 홍길동과 김병덕, 그리고 김병덕의 손녀 둘의 관계이다.
어머니의 원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어린 손녀들과 함께 모험하는 홍길동의 선택과 심정 변화 말이다.
물론 이 과정마저도 어색하고 뻔하다. 억지로 감성팔이를 하려는 게 뻔히 다 보인다.

영화 팬, 특히 영화의 주연배우 이제훈의 팬을 겨냥한 책으로 보인다.
영화와 발맞춰 나온 책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이 소설만 덩그러니 나왔다면, 영화화는 꿈도 못 꿨을 것이다.
장점이 있다면, 머리 비우고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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