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 일은 될 대로 되라지! LL 시리즈
미야우치 유스케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총평 : 이슬람, 중앙아시아, 소련, 사막, 민주주의, 연극...
섞어 섞어!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재미-중하, 난도-중하)

아랄해가 매립되고 탄생한 중동의 가상 국가 ‘아랄스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국정 운영 이야기.
신생국가 아랄스탄의 대통령 알리가 피격 사망하면서, 하렘의 여성들이 국가 요직을 맡게 된다. 주변 국가의 외부적 위협뿐만 아니라, 내부의 ‘아랄스탄 이슬람 운동(AIM)‘ 과격파의 분리 독립 요구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가상의 국가와 가상의 상황이지만, 이야기의 초반부에 각종 세세한 설정을 부여하여 현실성을 높여놓는다. 하지만 대통령 피살 이후, 대다수의 의원들이 도주하고 하렘의 인물들이 국정을 이어받는 과정에서 현실성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결정적으로 나쓰키가 국방부 장관이 될 때의 과도한 극적 반전에는 한숨이 나왔다. (현실성 와르르~)

소설 치고는 상당한 참고문헌을 통해 공부한 것인지, 중동의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설 속 등장하는 예언자 탄신 축제의 무대를 위한 극의 내용을 보면, 소련과 주변 국가의 갈등의 역사도 소설 속에 녹이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난잡하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 소설에 넣다 보니까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중간중간에 관련 노래나 시 역시 삽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족이다.

이야기의 흐름 역시 동화적이다. 극적인 반전도 너무 동화적이다.
현실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몇 마디 말에 사람들이 감화되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급격하게 긍정적인 상황을 이끌어낸다. 물론 주인공들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특히 의원들)은 평면적이고 멍청한 NPC에 불과하다. 퇴장한 줄 알았던, 죽었다고 알려진 인물들(나자프와 이고리)가 재등장하면서 이야기를 망친다.
아니, 그리고 연극 무대를 통해서 주변 국가들에게 인정을 받겠다는 건 무슨...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연극이나 준비하고 있는 걸 보면...

문장 역시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중간중간에 쓸데없는 속마음 대사는 재미있으라고 쓴 것 같지만, 재미없는 건 당연하고 흐름만 망친다.
가독성이 괜찮다는 건 그나마 다행.

불필요한 부분을 싹 걷어내고, 내외부의 위기를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와 각자의 사연과 배경은 꽤 탄탄했지만, 난잡한 이야기 속에 묻혔다.
내 기준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반전 때문에 나오는 한숨이 몇 번 있었다. 예쁜 표지에 기대하고 읽었건만...

˝이 왜 성?˝
‘이게 왜 성운상?‘이냐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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