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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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이야기 곳곳에 숨어있는 글귀가 직장인들의 마음을 톡톡 건드리지 않을까? 가볍게 술술 넘어간다.

퇴사 기념으로 읽어봤다.

직장 생활에 이리저리 치이는 신입 영업 사원 아오야마. 하루하루를 힘겹게 이어나가던 그가 지하철 선로에서 아슬아슬한 선택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초등학교 동창이라며 야마모토가 나타난다. 이후 그의 인생이 조금씩 변하게 되는데...

★★스포 있습니다★★

사표를 휙 던지며 일갈하고 나서 당당하게 퇴사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줄 것 같은 표지이지만, 그렇지는 않다.
아오야마는 타인의 실책까지 본인의 탓으로 돌릴 정도로 자존감이 낮은 인물이다. 독서하는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답답하고 안쓰럽다.
물론 후반부에 야마모토를 통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깨닫고 나서는 급성장하는데,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퇴사 장면에서도 그다지 쾌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현실적이지 않달까.

아오야마의 인생에 갑자기 나타난 야마모토의 정체와 행적에 대한 반전이 있지만, 이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이야기 전체적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응집력이 떨어져서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며 이야기 자체에서 오는 감정적 영향력이 약해진다.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나가거나 뛰어난 필력으로 독자에게 설득력을 주지는 못한다. 확실히 아쉬운 점이다.

이전에 읽었던 <주식회사 히어로즈>처럼 이야기가 대개 마일드하다.
가독성이 좋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건 장점이다. 아오야마와 야마모토의 티키타카 재밌는 대화는 물 흐르듯이 읽힌다. 중간중간에 직장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문구들이 종종 나오는데, 그것만으로도 이 소설을 일독할 가치는 있을 것 같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쳇바퀴 구르듯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괜찮아. 인생은 말이지, 살아만 있으면 의외로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어.˝
˝내 인생은 댁을 위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딴 회사를 위해 있는 것도 아니야. 내 인생은 나와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있는 거라고!˝
˝패배자, 패배자. 대체 뭐에 졌다는 거지. 인생의 승패는 남이 결정하는 건가요? 인생은 승패로 나누는 건가요? 그럼 어디부터 승리고 어디부터 패배인데요? 자신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 거죠. 나는 이 회사에 있어도 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만둡니다. 단지 그뿐이에요.˝

여담) 이 소설을 통해 일본 사기업의 직장 생활을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었는데, 좀 충격받았다. 평일 9시까지 출근해서 야근을 9시까지.. 토요일 출근도 종종 있고, 회사 커피는 월급에서 제반 비용으로 공제;;
근데 2015년(출간일)이면 한국도 그랬을 것 같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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