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 신겐 국내 미출간 소설 20
와시오 우코 지음, 박현석 옮김 / 현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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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우에스기 겐신 또는 다케다 신겐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은 거의 없었다. 알고 있는 유일한 소설은 부분 절판된 무사(이자와 모토히코)뿐이다. 그런 와중에 출간된 소설이라니! 일본 센고쿠 시대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반갑기 그지없었다. 사막의 오아시스를 보는 기분이었다.

원제 고에쓰군기. 군담소설이다.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다케다 신겐과 그의 측근의 서사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를 기대했으나, 등장인물들에게 애정을 주기는커녕 주요 인물을 제외하고는 누가 누군지를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더군다나 신겐과 겐신의 명성만 알고 있는 나에게는 초면인 인물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즐기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배경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복습하는 기분으로 읽을 것 같다.

이야기의 구성은 단순하다.
다케다 가문과 신겐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서 우에스기 가문과 겐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신겐과 겐신이 대치하고 맞붙는 이야기까지. (정확히 말하자면 4차 가와나카지마 전투까지.)

재미는 그다지 없었다.
‘오오 신겐! 오.. 오.. 음.... 오? 겐신?! 오~ 오.. 오 둘이 이제 싸워?! 오오오... 오!‘ 이런 느낌이다.
등장인물에게 정을 붙일 시간과 여지가 거의 없다. 대국적인 서사는 있지만, 개인적인 서사는 매우 부족하다. 차근차근 세력을 넓히고 기반을 마련하는 다케다 가문과 우에스기 가문의 서사에서도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인, 극 후반부 가와나카지마 전투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 말미에 수록된 지도를 참고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전투의 향방을 몰랐기 때문에 은근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전투는 겐신이 신겐에게는 이겼지만, 에치고군(우에스기)는 고슈군(다케다)에게 진 전투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신겐과 겐신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읽을 수 있었음에 의의를 둔다. 사막 속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지만, 그 오아시스가 목만 축일 정도로 작은 오아시스인 기분이다.
센고쿠 시대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읽지도 않겠지만, 배경지식이 없다고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난이도도 아니다. 물론 재미는 보장 못 한다.

한 줄 평 : 신겐과 겐신, 그들을 소설로 만난 것에 의의를.
(여담) 희붐하다, 예봉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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