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순신을 쏘았는가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김우진 지음 / 청어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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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이순신을 다룬 기존의 소설들의 한계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작가 본인이 이순신 소설을 직접 썼다.
역사 사료를 바탕으로 비어있는 부분에만 작가의 상상력과 픽션 요소를 추가하였다고 한다.

이순신과 선조 이연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다. 그런 만큼 전투 장면은 거의 묘사하지 않는다.
이순신은 이연과 백성을 위해, 조선을 지키기 위해, 남해 한산도 일대에 거점을 마련하여 일본군의 해상 경로를 끊고 연전연승한다. 그렇게 올라가는 이순신의 인기에 선조는 정치적 입지에 위협과 불안을 느끼고, 어떻게든 이순신을 깎아내리기 위해 모략한다. 결국 이순신은 파직되고 백의종군되지만 원균의 엄청난 병크로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복직하여 명량에서 드라마틱 하게 이기고...

이연에 대한 이순신의 심적 변화도 묘사되지만, 이연의 찌질하고 불안한 처세와 언행이 더 두드러진다.
이순신을 공격하기 전에 육지에서 승승장구하며 인기를 누리던 김덕령에게 누명을 씌워 결국 죽게 만드는데, 이 부분까지는 읽기가 조금 힘들었다. 이연의 유체이탈 화법과 책임 회피 및 전가(잘되면 내 탓, 안되면 신하 탓)에 추악함을 느꼈다. 김덕령과 대면하여 심문하고 죽일 때는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물론 이연의 심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조선 최초의 서자 출신 왕이고, 임진왜란 이전에는 정여립의 난도 있었고, 이순신이 본인의 명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불안감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임금이라는 작자가 본인의 안위만 걱정하고 정치적 정적을 제거하려고만 하면, 그걸 한 나라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확실하게 판명 나지 않은 소설적 요소도 있다.
노량해전 전에 이순신이 죽음으로 위장하고 은둔하겠다고 하는 대목과 명나라에서 이순신에게 도독 작위를 내렸다는 점이 그렇다. (도독 작위는 좀 애매한 게, 조선 측 기록에는 있지만 명나라 측 기록에는 없어서...)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도 몇 알게 되었다. (소설을 보다가 궁금하거나 확인하고 싶은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서 사실 확인을 했다.)
- ‘삼도수군통제사‘라는 자리가 임진왜란에 처음 만들어졌고, 처음이 이순신이었다.
- 배설의 아이러니한 인생, 정탁(신구차)과 이원익의 이순신 구명 운동.
- ‘손문욱‘이라는 미스터리한 인물.
- 위학증의 주본 ˝조선은 이미 왜적을 막지 못해 중국에 우려를 끼쳤습니다. 그러니 마땅히 그 나라를 두셋으로 분할해 왜적을 막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 맡겨야 합니다. 그렇게 중국을 위한 울타리 역할을 하도록 조치하십시오.˝
- 이순신의 완전무결한 모습과 드라마틱한 인생. (훌륭한 인품과 능력의 소유자로 인간 그 자체를 존경할 수 있는 위인이다.)

제목은 이순신을 물리적으로 쏜 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누가 이순신을 정치적으로 매장하려고 하고 죽이려고 했는지를 의미하는 듯하다. 즉 이연과 그의 따까리들..

충분히 재미있게 읽었다.
조선왕조실록을 적극 참고하며 이연의 언행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표현했다. 어쩌면 이순신에 대한 소설이라기보다, 이순신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이연에 대한 소설이라고 해도 괜찮겠다.
임진왜란에 대한 지식 +1. 이 책 덕분에 이순신의 생애에 대한 기본적인 흐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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