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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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줄거리) 출생률이 저조한 미래의 한국에서는, 부모가 원할 경우에 국가가 아이들을 키운다. NC 센터(Nation‘s Children)에서 아이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며 13살부터 예비 부모와 면접을 보고 원하는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 19살이 되어서도 부모를 선택하지 않은 아이는 NC 센터에서 사회로 나가게 된다. 가디들은 각각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잘 맞는 예비 부모를 매칭해준다.
17세 주인공 ‘제누 301‘은 부모 고르기(페인트)에 엄청 까다롭다. 과연 그가 원하는 부모가 나타날 것인지...

참신한 발상이다. 현재의 고아원 시스템이 국가적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출생률이 실제로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낳은 자녀에 대한 권리가 없어진다는 설정이라...)
NC 센터에서 아이들을 관리하는 가드들이 실질적으로 그들의 임시 부모인 셈이다.

독특한 상황 설정은 좋았으나, 이야기 구성은 다소 아쉬웠다.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지만, 깊게 건드리기 보다 얕고 넓게 건드린다. 아무래도 청소년 소설이다 보니까... 독서 후에 직접 고민해 보라는 의미인 듯하다.
가드들의 사연, 아이들의 부모 면접, 아이들과 가드의 관계 등 많은 상황 속에서, ‘부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기회를 준다. 작가 역시 부모에 대해 생각하던 바를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전달한다.
부모와 자식인 나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부모의 입장에서 읽는다면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할 것이다.
‘만약 내가 NC 센터에서 자라왔고, 현재의 부모가 면접을 보러 왔다면, 나는 그들을 내 부모로 선택할 것인가?‘라는 상황 가정에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지금의 내 부모에 만족하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제누 301의 선택, 즉 결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제누는 잘 가꾸어지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예비 부모들에게는 번번이 퇴짜를 놓았지만, 가감 없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한 쌍의 커플에게 끌리게 된다. 이들과의 면접은 3차 면접까지 순탄리에 진행되지만, 제누가 돌연 합숙을 거부하며 입양은 없던 일이 된다. 부모를 선택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이야기가 NC 출신의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옮겨간다. 그 커플과는 이후에 친구처럼 지내보자는 작은 약속을 하게 된다.
마음에 드는 반전이었다. 남들과는 다른 길, 험할 것이 뻔히 보이는 길을 선택하는 제누에게 조금 감동했다.

미성년자 시절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한 발 떨어져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이 소설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의 지배를 받는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청소년들과 아직 사회로 진출하지 않은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들에게는 이 책이 남다를 것만 같다.

(여담) 안 그래도 요즘 한국의 세는 나이에 꽂혀 있는데, 나이를 간접적으로 다루는 소설이라서 괜히 불편했다.
세는 나이로 말하는 거야, 글로벌 만 나이로 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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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09: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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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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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0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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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09: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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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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