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본 임진왜란 - 근세 일본의 베스트셀러와 전쟁의 기억
김시덕 지음 / 학고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17~19세기의 일본인들이 이야기해온 임진왜란을 전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제까지 한국 사회에서 임진왜란을 이해하는 방식은 한쪽에 치우치거나 협소했던 것이 사실이다.‘(6p.)라고 말한다. 일본의 문헌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에도시대의 일본인들이 임진왜란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알려준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들을 용기가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9p.)라고 서두에 경고한 것에 비해, 엄청 새롭거나 충격적인 정보는 없었다. 그래도 임진왜란을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약간 왜곡하는) 사료를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임진왜란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일독해 볼 만하다. 일본 현지의 과거 문헌과 사료들을 비교 분석하여 이렇게 책을 엮어냈음에 가치가 있다.

아무래도 일본인의 입장에서 쓴 문헌들이기 때문에, 일본에 유리한 입장을 말하는 것이 대다수다. (애초에 일본에서 임진왜란을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자신의 가문에 유리하도록 이야기를 각색하는 경우도 꽤 있다.
임진왜란을 원과 고려의 일본 침략에 대한 정당한 복수로서 ‘조선 정벌‘이라고 한다는 입장이 그럴듯한 핑계로 느껴졌다.
행주대첩을 일본은 패배로 보지 않는다는 기록도 있다. (다이코기에는 ‘50만의 명군‘의 요새를 공격했지만 함락되지 않았다.‘라고 한다.)

임진왜란을 통해 후세에 평판이 좋아지고 인기를 얻은 인물은 ‘가토 기요마사‘이다. 고니시 유키나가와 함께 임진왜란의 선봉장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그를, 많은 문헌에서 우직한 용사이자 인정도 많은 영웅으로 해석했다. 가토는 부풀려지고 미화되고 칭송받고, 결국 신격화된다. (가토뿐만 아니라 수많은 역사적 인물을 신으로 모시는 관습은 참 독특한 일본의 문화이다.)
가토는 쇄국시대의 일본인들에게는 잊히고 만 광대한 세계를 배경으로 외국군과 전투를 벌이며 인간 세계의 끝까지 오고간 모험담의 주인공인 것이다.(96p.)

섬라국(타이)가 임진왜란에 참전하려 했다는 기록과 히데요시 암살 미수 사건, 독살 야사 에피소드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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