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펄프픽션 5
마광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해설 포함 140쪽의 짧은 소설이다.

(간단 줄거리) 가난한 남대생이 온갖 알바를 뛰며 학교를 다니다가, 돈 때문에 호스트바에 입성하게 된다. 그렇게 다양한 여자들을 만나고 자신의 취향을 확고히 하다가, 자퇴하고 전업 매춘부가 된다.
어느 날 애용하던 인터넷 카페 ‘롱 네일 페티시 마니악‘에서 ‘헤라‘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어느덧 마광수 선생님의 소설을 4권이나 읽게 되었다. 그의 확고한 취향과 페티시를 반복적으로 보다 보니, 이젠 나도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떻길래...
긴 손톱, 긴 머리카락, 온갖 장신구와 피어싱으로 치장한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독특했다. (이때까지 읽었던 그의 소설과의 차이점이다. 다른 소설들에서는 주인공과 관계하는 여성들만 그러했다.) 물론 후반부에 마 선생님의 취향 저격인 여성이 등장한다.

이러한 성적 취향과 더불어, 돈이 현대 사회의 신분(계급)을 나타낸다고 직접적으로 서술하면서, 현대사회에 대한 견해도 나타낸다. 더 나아가서 긴 손톱을 귀족의 상징(무노동)과 연결 지을 때는 감탄과 웃음이 동시에 나왔다.
주인공은 부정할 수 없는 천민(가난한 대학생)으로 진짜 귀족(상류층)을 동경하며 본인의 마조히스트적 기질을 키워나간다. 결국에는 ‘헤라‘라는 마 선생님의 이상형(?)을 영접하고 그녀의 개가 되고 싶어 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소설의 주인공을 빌려 하고픈 말을 거침없고 시원하게 해버리는 것이 꽤 충격적이고 발칙하다.
<상상놀이> 리뷰에서 ‘10년만 더 늦게 태어났다...‘라고 적었는데, 그 말 취소다. 오히려 더한 악플과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에 시달렸을 것이다. 오늘 이 책 읽고 확실히 느꼈다. 그만큼 가감 없이 과감하게 질러버린다.

온갖 성적인 요소(매춘, 호스트바, 조건만남, 콜보이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노골적으로 표현되지만, 그다지 야하지 않다. 오히려 어이가 없거나 조금 역겨워서 ˝아이씨...˝ 하며 헛웃음이 나온다.
이제는 마 선생님의 성적 취향을 나타내는 글이 유쾌하기만 하다. 물론 ‘마광수‘의 글을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겠지만, 난 이미 익숙해졌다.

마광수의 소설 스타일을 가장 짧고 강렬하게 맛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해설 마지막 문단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마광수의 머리 위로는 비난의 화산재가 쏟아진다. 그러나 마광수는 숭고하다. 그가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그는 여러 번 죄없는 희생양이 되었으니까. 어느 사회나 때때로 희생양이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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