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보라
마이클 무어콕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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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발칙하고 도전적인 소설이다.
기독교의 절대적인 성역을 용감하게 건드린다.

★★스포 있습니다★★

1970년, 현실에서 방황하던 청년 ‘칼 글루거‘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서 타임머신을 타고 서기 28년으로 간다.
세례자 요한을 만나고 에세네파와 함께 머물던 그는 방랑하다가 결국 예수를 만나게 되는데...

현재 시점(28년)과 과거 시점(칼 글루거가 살아왔던 시간)이 번갈아 서술된다.
과거에 칼이 겪었던 종교와 관련된 일화들이 산발적으로 나열되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칼 융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했던 탓이리라...) 일화들은 대개 기독교와 관련된 불행한 이야기들이다.

그런 그가 과거로 와서 예수를 만나 예수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는데...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예수의 모습은... 아래에 사진으로 첨부한다. (이때부터 약간 가라앉았던 기대가 다시 커졌다.)

칼 글루거 본인이 장애인 예수를 대신해 성경 속 예수가 되어버린다. 본인이 기억하고 있는 성경의 내용에 따라 행동하면서 예언을 완성해버린다.
예수의 생애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던 나로서는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성경에서 쓰인 예수를 어떻게 묘사할지 예측이 갔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진짜 용감하다. 기독교를 대놓고 까버린다. 예수가 보인 기적은 사실 착시 효과거나 신경성 육체 질환을 치료한 거라고, 유다가 배신한 건 예수가 지시한 것이라고 말해버린다.
한국인에게 좀 더 와닿게 표현하자면, 사실 고구려는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가정, 조선의 이 씨 왕조는 사실 일본 혈통이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소설을 쓴 느낌이랄까. (한국인들이라면 어이가 없거나 피꺼솟할 상황이다.)

칼 글루거의 심리의 변화와 깊이는 그저 글을 읽을 뿐이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예수를 만나러 간다는 발상과 용감하고 도발적으로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은 대단했다. (1969년 작품이라는 것도 놀랍다.)
독실한 기독교인들의 감상이 궁금해진다.

(여담) 마이클 무어콕. 이 작가 엄청 유명하던데, 왜 이렇게 번역이 안 되어있을까. 무려 SF 그랜드 마스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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