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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소크라테스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고, 서평단으로서 주관적인 리뷰를 남깁니다.
멋진 표지에서부터 기대를 품고 있던 이사카 코타로의 최신작(2020)이 예상과는 달리 빠르게 번역 출간되었다!
2000년 데뷔한 작가의 20년 기념 작품이다. (앞으로도 30년, 40년, 50년까지도 작품을 꾸준히 써주시기를 바란다.)
총 5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내용적으로 (거의) 연결되지는 않지만, 모두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선입관‘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맘대로 단정 짓고 결정해버리는 선입관을 초등학생들이 멋지거나 따뜻하게 부순다.
초등학생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만큼, 이야기는 순하고 어렵지 않다. 읽기 시작하면 가독성 있게 읽을 수 있다.
기존의 이사카 코타로 작품처럼, 번뜩이는 기지와 기가 막히는 떡밥 회수가 돋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하나만큼은 곰곰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아이들과 주변 어른들이 편견과 선입관을 통쾌하거나 감동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관을 툭 건드려준다.
나는 그 속에서 작가 특유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작가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좋은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단편 <슬로하지 않다>와 <비옵티머스>에서 정답 없는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감정에 떠밀려 과도한 엄벌주의식 떼법이 만들어지고 있고, 과거의 잘못으로 한 사람을 죽어라 매장시키려고 달려드는 요즈음의 한국 사회에서도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이다.
-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하는 가해자와 범죄자에게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물론 피해자의 입장과 고통을 고려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갱생의 여지와 일반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모조리 배제해버리는 ‘인간은 고쳐 쓸 수 없다‘라는 선입관을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거나 사회에서 통용되는 선입관들은 우리가 스스로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그 선입관에 잠식되어버려 우리의 머릿속에 남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단편소설집은 독자 개개인의 삶 속의 선입관을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부당하거나 옳지 않다고 여겨지는 선입관과 맞닥뜨릴 때는 <거꾸로 소크라테스>의 안자이의 말마따나 이렇게 말해보자.
단순하고 간결한 만큼, 나 자신에게 힘을 주는 한 마디.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