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에서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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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오랜만에 스티븐 킹의 최신 작품을 만나보았다.
2018년에 발간된 200쪽 정도의 소설이다.

195cm에 100kg이 넘고 배가 불룩한 중년의 ‘스콧 캐리‘에게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매일같이 몸무게가 줄어드는데 체형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떤 물건을 들고 체중계에 올라가도 몸무게가 변하지 않는다. 이 현상을 은퇴한 의사이자 친구인 ‘밥 엘리스‘에게 물어봐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한편 개똥 문제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웃 ‘디어드리 매콤‘과 갈등이 생기는데, 디어드리는 스콧에게 굉장히 적대적으로 대응한다. 이 갈등을 풀기 위해 스콧은 여러 방면으로 노력한다.

디어드리는 ‘미시 도널드슨‘과 결혼한 레즈비언 커플이다. 이 소문이 퍼지면서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은 캐슬뷰 마을에서의 매출이 급감한다. 이런 와중에 스콧이 문제 제기를 해서(잔디밭에 당신네들의 개가 싼 개똥을 치워달라!), 디어드리가 스콧에게 상당히 냉담해진다.
이에 스콧은 관계 회복을 위해 변명하기도 옹호하기도 하고, ‘홀리 프리홀‘ 레스토랑에 방문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스콧이 왜 이렇게까지 노력하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오해를 풀고 악의가 없었다는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도 맞겠지만, 선의, 연민, 호감, 사심 등의 감정을 배제하고는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단연코 이 책의 베스트 파트는 스콧과 디어드리와의 갈등이 해소되는 ‘터키 트롯‘이라는 지역 마라톤 대회이다.
다들 배가 불룩 튀어나온 스콧에게 농담하며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몸무게가 64kg까지 빠졌지만 근육량은 그대로인 스콧이 활약하자 다른 참가자들이 놀라는 장면이 은근 통쾌하고 짜릿하다.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디어드리를 따라잡은 스콧이 하는 행동 역시 소설적으로 인간적이고 드라마틱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디어드리와 스콧은 화해하고, 스콧은 엘리스 부부와 매콤 부부에게 자신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고백하는데... 몸무게가 0에 근접하면 어떻게 될 줄 모르고 있던 나로서는 마냥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스콧의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걸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근육량과 질량은 그대로인데, 무게만 줄어들다 보니 걷는 것 자체도 힘들어진다.)
원인도 해결책도 없는 상황에서 스콧이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초반에는 즐겼다는 것이 특별해 보인다.

결국 지구의 중력을 거스르게 되는 스콧이 가까운 이웃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로 떠오르는 장면은 슬프면서 아름답다. 짧은 소설의 결말로 꽤 만족스러웠다.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배척받던 이웃을 위해 성심성의를 다한 후에 승천(?)하는 모습에서 예수가 떠올랐달까..?

책을 다 읽고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킹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줄 만하다.

근데 이름이 왜 디어드리 ˝매콤˝일까? 원문에서의 이름은 뭘까? Spi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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