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집
가토 유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아우름(Aurum)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스포 있습니다★★

평소 읽던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대놓고 힐링을 노린 소설이라기보다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면서 은은하고 잔잔하게 휴식처가 되어주는 느낌이다.

<줄거리>
히라오카 리에(21)는 남자친구 류와 갑작스럽게 이별한 후, 빽으로 입사한 회사에서 퇴사한다. 이후 인터넷에서 ‘꿀벌의 집‘ 홈페이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구직 면접을 보고, 그렇게 시골의 어느 양봉장에서 일하게 된다.

단순한 줄거리이다. 리에가 양봉장에서 일하면서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절마다 하는 일, 시골에서의 인간관계 등 일상적인 모습을 간단하게 보여준다. 양봉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흘러가는 일상이 힘들어 보이면서도, 인간이 아닌 생명체 집단(꿀벌)을 대하는 일이 꽤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자연을 거스르거나 파괴하는 일이 아닌, 자연과 함께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양봉에 관심이 생긴다.

곰의 습격, 말벌의 공격, 도난당한 벌통들, 여왕의 번데기가 들어있는 왕대를 찢는 이유 등과 꿀벌의 생태에 대한 글은 잔잔한 수필 같다.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 풍경, 나무, 꽃, 풀 등에 대한 묘사도 많은데, 각종 식물의 자세한 모양새는 모르더라도 은근히 풍겨오는 은은한 분위기는 느낄 수 있다.
꿀벌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사연들은 간략하게 보여준다. (미혼모, 문제아, 거식증, 가정불화 등.) 그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그럭저럭 잘 살아가는 모양새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서먹한 관계의 한 귀퉁이가 무너진 것을 리에는 느낀다. 비록 ‘부모 자식‘이라는 관계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도 돼서 조금씩 엄마가 좋아져간다. (188쪽)
- 부모 자식의 사이에 앞서, 서로가 먼저 인간임을 무심코 생각해 보게 된다. (‘엄마도 사람이야 사람!‘은 아니고... 부모 자식 간에 무작정 기대하고 바라기보다는 하나의 인격체임을 상기해본다.)

잔잔하고 소박한, 겨울 햇살처럼 은근히 따스한 느낌의 소설이다.
극적이거나 역동적이기보다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우리네 삶을 이야기한다. (물론 ‘시골‘에서의 ‘양봉업‘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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