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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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고전 중의 고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를 읽었다.

비교적 얇은 책 두께에 읽기로 선택했지만, 책을 막상 읽기 시작했을 때는 기존의 소설과는 다른 구성과 대화체가 낯설어서 좀 더 집중하여 읽어야 했다.
말을 꾸미는 미사여구와 인물들의 대사에서 동일한 글자 수의 반복으로 리듬감을 내는 경우가 많다. 또 내 예상과 다르게 에둘러 하는 성적인 표현이 꽤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당시 시대적 분위기에서 벗어난 무어인(오셀로)와 백인(데스데모나)의 열렬한 사랑이 막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야고‘라는 악인의 방해와 계략으로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의 외도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에는 비극...

‘이야고‘와 그의 아내 ‘에밀리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야고는 왜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를 갈라지게 만들려고 애를 썼을까?
- 부관의 자리를 카시오에게 뺏기고 본인을 기수로 둔 오셀로에게 복수하려고?
- 아름다운 귀족의 자제(데스데모나)가 뜬금없이 흑인에게 빠져서?
- 해설에 적혀있듯이 이야고 그 자체가 비존재에 기반을 둔 악인이라서?
개인적인 작은 생각으로는, 둘이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에 이야고가 열을 받아 음모를 꾸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야고 본인은 이미 결혼한 몸이고, ‘로데리고‘라는 베니스 신사에게 데스데모나를 이어주려는 명목이 있다손 치더라도, ‘비천한‘ 무어인이 백인, 그것도 너무나 아름답고 빼어난 백인 여자의 마음을 홀딱 빼앗아가버린 모습이 심기에 거슬렸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21세기인 지금도 배움의 정도와 상관없이 인종 차별이 만연한데, 셰익스피어의 활동 시기에는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 이야고의 아내 에밀리아는 남편의 악한 계책을 눈치채지 못한 채로 오셀로의 질투와 의심에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는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주워서 이야고에게 건네준다. 진심으로 데스데모나를 걱정하고 위하던 에밀리아는 이야기의 결말에서야 남편의 악행을 알게 되어 그를 질책하고 사실을 폭로하다가, 남편의 칼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참 아이러니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 책에서 이야고가 없었더라면,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사랑은 아름다웠을까?
오셀로의 캐릭터 특성상 언젠가 데스데모나를 의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얕은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오셀로에게 무조건적으로 순종적인 데스데모나가 목이 졸려 죽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책의 해설에서 옮긴이는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오셀로와 탈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데스데모나를 이야기한다. 데스데모나의 전부를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완벽하다고 고평가하는 오셀로는 결국 이야고의 말 몇 마디에 휘청거리고 데스데모나를 악녀라고 여기면서 무너지는 반면, 데스데모나는 그런 오셀로의 변화에도 그를 걱정하며 그저 순종한다. 심지어 오셀로에게 목이 졸리는 순간에 반항조차 하지 않는다.
꽤나 다른 시선으로 이 두 인물을 바라볼 수 있는 해설이었지만 좀 어렵긴 했다.

셰익스피어의 명성과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서, 지금은 유명해서 많이 분석되고 더 고평가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는 깔끔해서 읽고 나서 뒷맛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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