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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 하 ㅣ 스티븐 킹 걸작선 3
스티븐 킹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평점 :
★★스포 있습니다★★
‘와 주세요 제발 와 주세요 딕 제발 제발 와 주세요!‘
217호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대니를 시작으로, 오버룩 호텔은 본격적으로 기이한 현상을 보여준다.
217호를 확인하러 들어간 잭 역시 정체불명의 여인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보지 않을 때마다 움직이는 전정 나무 동물들과 제멋대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연회의 흔적... 결정적으로 대니가 연회장에 있는 시계에 열쇠를 넣어 돌리면서 호텔이 살아움직이기 시작한다. 해살(redrem)의 뜻도 밝혀진다.
잭의 정신은 호텔에게 잠식당하고, 호텔은 초능력자인 대니를 원한다. 잭은 대니와 웬디를 죽이려 하고, 웬디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잭과 싸운다. 한편 대니의 요청을 들은 딕 할로런은 위험을 무릅쓰고 폭설 속의 오버룩으로 향한다.
으시시한 초현상이 일어나는 호텔 속에서 고립된 세 명의 가족.
가장인 잭은 가족과 함께 설상차를 타고 호텔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다시 직장을 잃을 경우의 비참함을 생각하여 결국 설상차의 배터리를 눈 속에 던져 버리고 마는데, 가장으로서의 무게와 버티기 힘든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오버룩의 과거 환상(잔상?)과 인물들로 인해 제정신을 잃어가는 잭이 웬디와 할로런을 두들겨 팬 후, 대니와 단둘이 대치할 때 잠깐이나마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순간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설정상 ‘호텔‘이 잭의 내면을 조금씩 조금씩 잡아먹은 셈이니까..)
폭설이 내리는 산속의 고립된 호텔.
다시 재생되는 고급스러운 연회장의 분위기. ˝가면을 벗어주십시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존재들과 미쳐버린 잭 토런스.
- 은근한 공포와 서스펜스는 공포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잭이 언제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와서 웬디와 대니를 해칠지 모르는 그 상황이 꽤 강렬했다.
한편 5부에서 잭이 웬디와 대니를 죽이기 위해 다가오는 상황과 할로런이 대니를 구하기 위해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달려가는 상황이 교차되는 작법이 훌륭하다. 할로런의 여정에서 행운과 불운이 번갈아 일어나는데, 책을 읽는 나로서 안도감과 아찔함을 여러 번 느꼈다. - 하루에 빛을 가진 사람을 두 명 만났군.
다만 결말이 조금 아쉽긴 하다. 잭과 대니가 마주친 장면에서 이루어지는 결말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잭이 대니 때리기를 포기하는 장면과 갑분 성장소설의 느낌이 물씬~ 나는 마무리는 조금 아쉬웠다. (호텔이 그 순간에 대니를 처치하지 않은 좀 더 타당한 이유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지만 ‘보일러 BOOM!!!‘과 ‘할로런의 순간적인 헷가닥?!‘은 만족스러웠다.
킹의 글 솜씨와 탁월한 소재로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꽤나 흥미진진하다.
글을 쓰며 줄거리와 감상을 되짚어보니, 이 책이 킹의 역작 중의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영화 <샤이닝> 역시 조만간에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