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비틀 킬러 시리즈 2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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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이사카 코타로의 킬러 시리즈 3부작 중 2번째에 해당하는 작품.
<그래스호퍼>를 읽고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그러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기무라 유이치 : 전직 업자. 알코올 중독. 건물 옥상에서 아들을 밀어서 떨어뜨린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신칸센에 탑승.
왕자(오우지 사토시) : 14살 중학생. 기무라의 아들을 민 장본인. 비상한 두뇌로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이코패스. 기무라를 협박하고 이용하여 본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신칸센에 탑승.
과일 콤비 : 문학을 좋아하는 사려 깊고 날카로운 밀감과 ‘토마스와 친구들‘을 좋아하는 거침없고 단순한 레몬. 살인청부업자. 구출한 미네기시의 아들과 돈다발이 든 트렁크를 옮기라는 의뢰를 받고 신칸센에 탑승.
나나오 : 불운의 여신의 가호를 한 몸에 받는 젊은 업자. 마리아에게, 트렁크를 훔쳐 우에노 역에서 내리라는 의뢰를 받고 신칸센에 탑승.

신칸센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각자의 목적을 가진 무시무시한 인간들이 얽히고 부딪히면서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여러 인물들의 시선에서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열차의 칸과 자리를 간단하게 그리면서 읽었다.)
간단한 스토리 라인이지만 개성 강하고 독특한 캐릭터들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한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신칸센에서 벌어지는 일뿐 아니라 다양한 읽을거리를 책 속에 녹여놓았다. 그러한 이야기들은 왕자의 입을 통해 많이 등장하는데, 그중 ‘르완다 학살‘은 다시 봐도 충격적이다. 어떻게 1994년에 100일 동안 80만 명이 동족에 의해 학살을 당할 수 있을까.

레몬과 밀감.
너무나도 매력적인 콤비이다. 180cm가 넘는 길쭉길쭉한 신체에서 나오는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행동. 살인청부업자라는 무서운 사람들이지만, 대조되는 성격과 비슷한 외모의 둘의 조합에 마음을 빼앗겼다.
특히 레몬은 이 책을 읽는 그 누구라도 흥미를 느끼게 되는 인물일 듯하다.
다음 책에서 이 둘을 다시 만나고 싶지만, 그건 무리겠지... ㅠ

왕자.
자라나는 악의 새싹. 디젤 새끼.
처음에는 왕자의 생각과 행적에 감탄했지만, 보다 보면 역겹고 끔찍한, 무서운 존재이다. 말끔하고 어린 외모와 인간 심리와 역학 관계를 이용해 타인을 마음먹은 대로 부리며, 타인의 불행과 고통을 즐거워하는, 실제로는 있어서는 안 될 인물이다.
책을 읽는 내내 누군가가 빨리 왕자를 처리해 주기를 바랐다. 더군다나 나나오에게 불운이 끊임없이 닥치는 반면, 왕자에게는 끝 모를 행운이 펼쳐져 조바심이 났다. 결국 어른들을 우습게 보며 나서다가 화를 자초하지만...
˝저어,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

<그래스호퍼>의 주인공 ‘스즈키‘가 이 책에 다시 등장하는데, 그의 성장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전작의 다른 인물들도 추억처럼 언급되거나 재등장하는데 반가웠다. (고래, 매미, 푸시맨, 데라하라...)
특히 이번에는 직접 등장하여 활약하는 ‘말벌‘은 꽤 임팩트 있었다.

킬러들끼리의 싸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과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싸울까 기대하면서 읽었다.
<그래스호퍼>에서 아쉬웠던 액션이 이번 책에서는 확실히 만족스러웠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 역시 많은데, 그중에서 왈칵하게 한 부분만 간단히 기록하겠다. (읽은 사람만 알 수 있는..ㅎㅎ)

문 위 벽에 달린 옆으로 긴 전광게시판에 시선이 멎었다.
‘시게루가 시게루에게. 와타루는 무사합니다. 범인은 사망했습니다.‘
그런 메시지가 흘러가고 있었다.

여러모로 빠지는 것 없는 걸작이다. 두꺼운 페이지가 아깝지 않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캐릭터들!
여기저기 뿌려놓은 복선들을 적시에 회수하는 그 맛!
단순하게 킬링타임 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과거에 구판으로 이미 한 번 읽은 책이지만(다 까먹었지만...), 다시 읽어도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소설이다.

마리아비틀이 영화화된다는데, 꼭 잘 만들어져서 멋진 영화로 상영되기를 바라본다.
그렇게 돼서 이사카 코타로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그의 모든 책들이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기를 희망한다.
(기사에 따르면 ‘불릿 트레인(Bullet Train)‘이라는 제목에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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