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훔친 이야기 4 - 도산의 두 제자, 날아오르다
시바 료타로 지음, 이길진 옮김 / 창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도산의 두 제자, 날아오르다>

(줄거리)
미쓰히데는 아사쿠라 가문에서 쇼군의 복위를 동분서주하지만, 보수적인 가풍을 움직이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고 요시아키의 추천으로 노부나가의 휘하로 들어간다.
미쓰히데는 오다에게 차츰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아 승진을 거듭하지만, 쇼군 요시아키는 노부나가가 자신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느끼고 다른 다이묘들을 통해 수 많은 모략을 쓴다.
미쓰히데는 쇼군과 오다 가문 사이에서 난감한 입장이 되지만, 결국 노부나가를 선택한다.
요시아키는 끊임없는 뒷물 작업을 하여 반오다 동맹까지 만들어, 오다 가문은 고군분투한다. 가이의 다케다 신겐마저 교토로 상경하러 출진하여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지만, 신겐의 급사로 상황은 오다에게 유리하게 된다. 신겐 사후 오다는 여러 방면으로 진출하며 천하통일의 과업에 스피드를 올린다.
하지만 노부나가에게 사사로운 원한이 깊게 사무친 미쓰히데가, 소수의 병력으로 히데요시에게 원군으로 가던 도중인 노부나가를 혼노지 사에서 급습, 죽여버린다.
민심을 잃은 미쓰히데는 히데요시에게 지고, 도망치다가 곧 죽는다.

노부나가의 정복 사업이 적극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전투 씬이 반복된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으나 작가가 완급 조절을 잘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잘 읽었다.

노부나가와 미쓰히데.
두 명이 주인공이지만 미쓰히데에 초점이 좀 더 맞춰져 있다.
미쓰히데의 심화되는 내적갈등 묘사를 참 잘했다.
그 내적갈등을 보면 고니시 유키나가가 떠오른다.
(노부나가에게 당하는 미쓰히데와 히데요시에게 당하는? 유키나가를 보면, 압도적으로 미쓰히데가 더 심하게 당하긴 하지만..ㅠㅠ)

노부나가와 미쓰히데의 표면적 갈등도 끊임없이 나온다.
말수가 적고 실용성만을 추구하며 미신적인 모든 것을 증오하는 과격한 대장, 오다 노부나가.
옛 가치와 예의범절을 중시하고 감성이 풍부하며 소심한 아케치 미쓰히데.
둘의 성향부터 함께 지내기에는 틀려먹었다. 이러한 갈등은 두개골 술잔과 노부나가의 구타 등으로 계속 심화되다가 갑작스러운 영지 몰수에서 미쓰히데의 멘탈이 펑 터졌다고 볼 수 있다.
(노부나가가 미쓰히데를 조금이나마 이해해주었다면, 채찍을 조금만 덜 휘둘렀다면...)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표면적 갈등이라기 보다 상관인 노부나가에게 미쓰히데가 인격적으로 모욕을 당했다고 봐야겠다. 끊임없는 공격과 눈 앞에 아른거리는 토사구팽 스토리라면, 미쓰히데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다른 생각을 품게 되지 않겠나..

나 같아도 노부나가 같은 상관 밑에서는 못 살겠다. 능력에 따라 파격 대우를 해주지만 결국 그 능력의 도구로만 대하니, 인격체로서의 존중은 없는 것이다.

이런 노부나가의 성격으로 봤을 때,
만약 사후세계를 가정하여 저승에서 고인들과의 만남을 생각해봤을 때, 오직 노부나가 만이 그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고 당당할 것 같다.
아버지든, 도산이든, 그 누구든 노부나가를 동요케할 수 없을 것 같다. 켕기는 마음 자체가 없는 것이다.

<나라 훔친 이야기> 4권을 드디어 다 읽으면서 세키가하라 전투에만 나름 빠삭했던 내가, 처음으로 사이토 도산부터 오다 노부나가까지의 활약상까지 다 보게 되었다.
흥미롭게 잘 읽을 수 있었음에...아리가또 료타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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