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 정신과 교수 조지 베일런트는 1938년부터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해 있는 814명의 사람들을 평생에 걸쳐 추적 관찰했습니다. 이들은 하버드대 법대 졸업생 집단, 지능이 뛰어난 여성 집단, 대도시 출신 고등학교 중퇴자였습니다. 이들에게 스트레스 정도는 행복한 삶에서 중요 변수가 아니었습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긍정적인 태도로 넘기는 사람이 결국 더 행복했다는 게 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이 연구에서 앤서니 피렐리라는 인물의 사례는 주목할 만합니다. 1941년 연구원이 그를 처음 찾아갔을 때, 그는 난방도잘 안 되는 보스턴의 초라한 집에서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무력한 어머니 밑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47년 뒤인 1998년에는 보스턴 공원이 보이는 좋은 집에서 사는 대사업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피렐리는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가족들의 감정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평생 ‘평온의 가도’를 성실하게 한 덕분에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고 용기와 인내심을 지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신이시여,
저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수 있는 용기를그리고 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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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마리나 칸타쿠지노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친애하는 젊은이여, 그대의 가슴속에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해 참을성을 보이고, 잠긴 방이나 낯선 이방의 언어로 씌어진 책을 사랑하는 것처럼 ‘문제 자체‘를 사랑하려고 애쓰십시오. 답을 구하려 하지 마십시오. 답은 그대가 그에 따라 살아 낼 수 없기에 주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삶에 품는 것입니다. 지금 그 문제를 삶에 품으십시오. 그러면 먼 미래 어느 날에, 서서히, 알지 못하는 사이 그 답을 품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 P283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물론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이 폭력에 인간의 얼굴을 부여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 시도의 진정한 목적은 그에 따르는 고통과 상처, 그리고 폭력이 남긴 유산을 드러내자는 것이다. - P288

이런 의미에서 용서는 사람들이 한 행동을 변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허약하고 타락하기 쉬운 인간의 본질을 감싸 안고, 그런 사회의 형성에 일조한 데 대한 책임을 지려는 행위이다. - P296

나는 러시아 반체제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수용소군도The Gulag Archipelago>인류가 저지른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들에 대해 우리가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악랄한 자들이 어디선가 은밀하게 지독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그들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분리해서 파괴시켜 버리는 것만으로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선과 악을 가르는 선은 모든 인간의 심장 한가운데를 꿰뚫고 지나간다. 그럴진대 자신의 심장을 파괴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용서에 관한 이야기를 모으기 시작한 지 1년쯤 지났을 때 이 인용구를 접한 나는 이것이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의 정신을 요약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솔제니친은 같은 작품 말미에 이 개념의 의미를 더 자세히 설명한다.

선과 악을 가르는 선은 국경이나 계층이나 정당을 따라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심장 한가운데를 꿰뚫고 지나간다는 사실이 서서히 내 앞에서 분명해지고 있었다. 그 선은 계속 움직인다. 우리 안에서 세월과 함께 요동치고 변화한다. 악에 압도된 심징이라 할지라도 가느다란 선의 교두보가 남아 있다. 그리고 가장 선한 심장 안에도 악이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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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그들을 증오해도 그들은 그 사실을 알 수가 없고, 결국 고통받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진심으로 말하건대,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들에게 두려움, 증오, 복수심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이 내게 무슨 짓을 했든 내 본질과 존재 자체를 건드릴 수는 없다. 내 삶을 다시 복구하고 아름다운 가족을 갖게 된 나는 정말 행운아이고,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나보다 자신이 저지른 죄를 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훨씬 더 힘겨우리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 P47

사람들 사이에서 생긴 갈등과 상처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함께 마주 앉아 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 보는 것뿐이다. - P52

적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려면 내적 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늘 끌어안고 있는 문제는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은 욕구를 내려놓고, 패트릭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그의 의도를 이해할 정도로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떤 때는 그런 마음이 들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그러질 못한다. 그것은 기나긴 여정이고, 선택의 문제이다. 깔끔하게 정리해서 상자에 넣고 치워 버릴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 P206

‘The F Word‘ 전시는 질문과 탐구의 장이자, 용서와 복수에 대한 대화의 장이 되었다. 우리는 용서를 과거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개별적 경험을 통해 용서의 한계와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을 만들었다.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용서가 가진 복합적이고 흥미진진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성격을 보여 줌으로써 특정 도그마를 제시하거나 무엇을 고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분석과 영감을 제공한다. - P268

고객이나 단체, 기관 등을 돕다 보면 뜻하지 않게 그들에게서 의욕과 동기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반면 대화를 위한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감정을 이입해 적극적으로 듣고, 아주 가끔씩 방향만 제시해 주면 사람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고 그 길을 자신이 찾았다는 데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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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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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텔리에 씨는 아내의 정신이 좀 이상해진 것 아닐까 가끔 의심스러웠다. 분명 자신이 알던 이전의 아내가 아니었다. 즉 에드나가 세상 밖으로 나설 때 차려입던 옷처럼 자신을 포장하던 거짓 자아를 매일 벗어던지고 자기 자신이 되려한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 P122

지난 세월이 꿈만 같아요. 계속 자면서 꿈을 꾼 것 같아요.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꿈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죠. 아, 그래요! 평생 망상에 사로잡혀 바보처럼 사느니 고통스럽더라도 결국 깨어나는 게 낫겠죠.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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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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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뜬눈으로 지새울 때 엄습했던 절망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에드나는 이 세상에서 바랄 게 아무것도 없었다. 로베르 빼고는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도 없었다. 심지어 로베르나 로베르에 대한 생각도 언젠가 자신의 존재밖으로 사라져 결국 홀로 남겨질 날이 올 거란 사실도 깨달았다. 자신과 싸우러 온 적군처럼 두 아들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여생 동안 그녀를 제압해 노예처럼 그녀의 영혼을 질질 끌고 가려는 적군처럼. 하지만 에드나는 두 아들에게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해변으로 가면서는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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