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자급을 실현한 미국은 세계
문제에 무관심해진다.
자유무역은 쇠퇴하고, 지정학이 부활하며, 인구
위기가 세계를 엄습한다.
미국과 멀어지는 순간, 한국은 가장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차 대전 이후의 세계 질서를 규정했던 브레튼우즈
체제가 끝나가고 있다.
미국의 대담한 결정으로, 역사상 처음 대양 항행의
안전이 확보되었고, 시장과 자원은 모든 회원국들에게
개방되었다.
브레튼우즈 체제 하에서 지정학이 작동을 멈췄고,
경제 강국들은 모두 경제 개발로 눈을 돌렸다.
한국과 같은 약소국도 부국의 대열에 합류했고,
중국은 경제 도약의 발판을 얻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말은 예고되었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순간, 한계에 도달했다. 미국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전략적 이익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의 셰일 혁명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개입하지 말자‘가 세계를 대하는 미국의 기조가 된다.
시장접근이 제한되고, 운송경로가 위험에 처한다.
기존 동맹 체제가 해체되고 지정학이 다시 작동한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인구역전과
자본부족이 세계를 엄습한다.
오직 미국만이 이 모든 위기로부터 자유롭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셰일 에너지, 역동적인 인구 구조를 가진
미국은 다른 대륙의 영향으로부터 차단된다.
다가오는 무질서의 세계에서는 미국의 전략적 동반
자에게만 북미 시장에 대한 접근과 보호가 주어진다.
한국의 입지는 불안정하다.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을
동반자 그룹에 포함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새로운 지정학의 시대에 한국의 미래는 미국의
동반자 그룹에 속하게 될지, 배제될지에 달려 있다. - P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