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의 퇴계와 논리의 고봉간에는 상대방을 최고로 예우하고 존경하는 표현을 하지만,
예리한 고봉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퇴계의 명분이 약해 보인다. 임금이나 사대부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한 사상의 근본인 이기이원론적 주리론의 헛점을 알지만
고봉의 논리를 인정 할 수 없는 답답함이 보인다.
조선정치의 근본틀인 신분사회를 부정하는 젊은 선비 고봉의 타당한 논변에 현실주의자는 당황 할 수 밖에 없다. 理發而氣隨之에서 氣發而理乘之를 추가하며 타협을 시도 하지만 근본은 理에 있음은 양보하지
못하는 집착적 고집이 보인다.
성리학이란 공자의 사상을 주자가 정리한 것이기에 누구라도 재해석 할 수 있음에도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성호 이익을 사문난적으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송시열과 같은 시대였으니, 그 답답하고 고루했던 때에 집요한 고봉의 주장이 퇴계입장에서는 요즘말로 꼴통이라 생각 했을 것 같다. 퇴계 시점상 고봉은 꼴통이지만 순수했다 보았을지도...
태극도설이나 원형리정, 사단칠정 등 삼라만상이 순행하는 이치나 인간의 심성에 대한 인식론적 접근은 세상이 무엇으로 만들어 졌는지를 탐구했던 서양철학에 비하여 그 시작과 추구함이 상당이 논리적이다.
음양의 이치와 길흉화복의 순리는 양자, 중성자, 음전하로 움직이는 원자물리학, 전자기력이 작용하는 우주나 양자물리학과도 그 맥이 유사하다.
사단칠정의 논변이 좀더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논리가 아닌 단지 자서, 맹자, 염계, 주희의 주장만을 내세운다는 데 한계가 있다. 이는 장수 돌침대는 별이 다섯개가 정품이라는 사실 보다는, 왜 그 브랜드가 좋은지를 말해야 한다는 것이리라....
이치와 기운이 결합한게 마음이라면 사단이 발현되는 性과 칠정의 발현인 情이 다른 구역에 있는것이 아니라 본다. 사단은 감정인 칠정에서 발현한 액기스인 순선의 마음이라면 理氣는 그 뿌리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다.
쉽게 말해 내마음인 에고에는 천사도 악마도 있다.
다시말해 천명의 性이 도심이고 에고의 情이 인심이다.
人心惟危 道心惟微가 그 답이되지 않을까 싶다.
이기적 유전자와 인간의 이성에 의해 본성과 본능이 갈등하며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