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6
스티븐 존슨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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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이 책이 거론되었을 때,
나는 이 책의 선정을 지지했다, 왜냐하면 새로움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 책을 막상 읽으면서는 좀 힘들었다.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하고 겉도는 것 같아서
읽다가 말고, 다시 읽으려니 어디까지 읽었나 앞이 기억나지 않고
파란만장한 예술가의 생애가 좀 딱딱한 문체였다.
생각해 보니 그건 글쓴이의 친화성 때문인지도 몰랐다.
글쓴이가 외국인이다. 그러니까 번역체가 익숙하지 않은 걸까?
책이 읽히지 않는 핑계를 이렇게 둘러댄다.

말러, 라는 사람이 이름을 처음 들었다.
책을 읽어보니 작곡가라기 보다는 지휘자라고 한다.
책 속의 딸림자료 음악씨디도 같이 들어보았다.  평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곡은 행진곡 같은 느낌도 들고(CD 1) ㅎㅎ 솔직히 음악을 모른다.

"오늘날 우리는 말러를 지휘도 했던 작곡가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세상을 뜰 때까지는 작곡도 하는 뛰어난 지휘자로 통했다.(43쪽)"

모든 존재가 유기성을 갖듯, 그러니까 하나의 나무도 땅과 바람과 공기가 필요하듯,
음악도 어떤 토양과 어떤 분위기와 어떤 이야기, 그리고 어떤 재료들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하나의 곡을 탄생시킬 때마다 작곡가는 영감을 받는데
그것이 소설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음악가이기도 하며,
그림에서도 느낌을 받아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물의 역사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말러의 어린 시절, 환경 등등.
말러는 음악적 재능을 가졌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지휘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은 위대한 지휘자 된 것이다.
인생은 생존의 방식을 갖게 되는 것일까?

듬성듬성 꼼꼼히 읽지 못해 미안한 책,
언젠가는 다시 읽게 될 책을 요약해놓은 역자후기의 글이 있어 옮겨적고 감상을 마치려 한다.


말러는 누구인가? 어릴 적 난폭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자 울며 거리로 뛰쳐나갔다가 거리 악사의 아코디언 소리에 두 뺨의 눈물을 말리며 깊은 슬픔과 사소한 기쁨이 혼재하는 게 인생임을 마음 깊이 새긴 뒤 훗날 자신의 음악 안에 그 진실을 신랄하게 흩뿌려놓은 애어른이자 어른아이. 밥벌이 때문에 오페라 지휘자의 길로 들어서 생애 말년까지도 '작곡도 하는 지휘자'로 더 많이 알려졌던 비타협 불복종의 지휘자. 휴가 때면 알프스 숲속 작곡 오두막에 틀어 박혀 '무의식의 실험실'에 보관해 두었던 창작의 씨앗들을 꺼내 또 하나의 온전한 세계(교향곡)을 탄생시킨 사상사....... 열아홉 살 연하의 알마를 여자로는 숭배하고 아내로는 하대했던 자가당착적인 남자. 자기 작품에 대해 과대망상적이고 문학적인 장광설(프로그램, 표제문)을 쏟아내 놓고는 그에 대한 세상의 소화불량증에 '망할 놈의 프로그램!'하고 탄식하던 조울증 환자. 교향곡 열 편에 자신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음악의 도스트예프스키. 이런 말러들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아는 만큼 들리는 까닭에 말러의 음악을 듣다보면 언젠가는 말러가 궁금해지기도 하겠지.


201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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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인 2011-04-03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파인 2011-04-03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선 말러의 음악을 한번 들어 보세요
저기에 딸린 음악도 좋고 무엇보다도 말러 4번과 1번 교향곡을 먼저 한번 들어 보시면 말려에 흠뻑 빠지게 되시길 것입니다
저는 말러광입니다 일명,말러리안 ㅎㅎ
 
교실 밖으로 걸어 나온 시 - 김선우, 손택수가 들려주는 시와 시인 이야기 담쟁이 교실 17
김선우.손택수 지음 / 나라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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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시인의 글은 포근하다. 독서평설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듯하다. 구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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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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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결혼을 앞두고 서둘러 읽었다. 욕심 버리기에는 동감하지만 무척 가부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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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2011-02-0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결혼을 앞둔건 아니지만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아들이 되기위해 책을 보고
배우려하는 청년입니다.^^
요 책을 별2개 추천하셨는데,
그 이유가 가부장적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가부장적'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한 사람으로서 여쭙고 싶어요
조금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가부장적인 내용이 많이 깔려있는지 알고 싶네요^^

서노기 2011-02-07 18:40   좋아요 0 | URL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가부장적인 내용이 많이 깔려있지는 않습니다.
읽고나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여자의 시선이기 때문이겠지요.
먼저 법륜스님이 들려주는 말의 대상은 여자, 아내입니다.
그래서 거의 아내를 쓰고 괄호안에 남자를 넣습니다.
서로 양보하라고 하지만 아내가 더 많이 양보하라고 하거든요^^;;
음....
하지만 이 책은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살자, 욕심을 버리자 등등.
다만 떠들썩한 기대에 못 미쳐서 별을 두 개밖에 안 준 듯합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8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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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저도 한표요~ 고미숙씨라면 언제나 고고~ 곧 주문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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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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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을 읽었다.  

굳이 리뷰를 써야 하나 고민하다가 몇 자 쓴다.  

다른 사람들처럼 멋있고 유창하게 감상문을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이 감동을 뭐라고 끼적여 놓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북받치는 그리움 또는 서러움 같은 마음으로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재미있었다.  

아주 우연히, 정말 우연히 동네 도서관 새책 책꽂이에 "고령화 가족"이 있었다.  

신문에서 서평을 읽은 기억이 났다.  

책표지를 넘기고 그대로 멈춰 서서 읽기 시작했다.  

"몸이라도 팔 수 있다면 팔겠지만 머리가 벗겨져가는 마흔여덟의 중년 남자"가 키득거리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소.  조용한 도서관에서 몸둘바를 모르고 눈치를 보다가 책을 빌렸다.  

 

시험이 한 달 남았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시험. 물론 이 시험을 준비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전환을 기대하기는 좀 어설프다. 다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전환을 꿈꾼다.  

그렇게 전환을 위한 공부를 뒤로 미루고 "고령화 가족"을 끝까지 읽었다.  

   

끝까지 재미있었다.  

아, 그런데 나는 슬펐다.  

무엇이 슬픈지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데 

슬프고 또 슬퍼서 급기야는 서럽게 울었다.  

 

오래전 읽었던 박민규씨의 단편소설 "낮잠"이 떠올랐다.   

블랙코미디같은 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설레게 하는 듯하다.  

감상문을 쓰게 되면, "고령화 가족"에 나온 '얼굴'들을 모아 얘기해 보고 싶었다.   

주인공 나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소개할 때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문장으로 소개한다.  

그 문장은 그 사람이 가진 직업이나 인생과 맞닿아 있는 듯하다.  

그래서 직장을 잃고 방황하던 무직자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씌여있지 않다고  했으니까.  

내 얼굴에는 뭐라고 씌여있을까? 

거울을 좀 들여다 보아야겠다.  

 

아, 동네 할머니들의 수다도 재미있었는데... 

재미는 한둘이 아니지. 정말 맘잡고 독후감을 써야하는데...  ㅎㅎ 

 

천명관 씨가 이 글을 읽을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읽는다면 정말 재미있고 슬프게 잘 읽었다고, 감사하다고,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으며,  

읽고 나서 마음이 축축해졌지만 곧 기운낼 것이라고 말해드리고 싶다.   

 2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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