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서노기 > '더 리더'읽고, 보다!


더 리더
 

영화 시사회 당첨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앗 책을 아직 못 읽었는데 하는 생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책이 밋밋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이 좋았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얼마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책을 읽을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시사회 전날 나는 새벽 3시까지 책을 읽었다.
출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끝까지 읽지 못하고, 30쪽 정도 남겨뒀던 것 같다.
드디어 영화 앞에 앉았다.
영화는 원작의 구성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영화를 보면서, 책의 내용을 떠올리고, 책과는 다르네 생각했다.
책 속에서 강렬했던 부분이 영화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를 테면 나는 마이클이 아버지와 상담을 할 때 들려준 아버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인이 스스로 좋다고 생각하는 것 위에 두려하지 말라는 것.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왔을 때는 영화의 장점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책을 미리 읽은 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책에서는 그랬구나 싶었던 장면이 영상으로 보니 눈물겨웠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떨궜는데 갑자기 서러워져 감정이 북받쳤다.
그건 아마도 화자의 시점, 영화에서는 카메라의 앵글,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을 때는 화자 '나'에게 집중하여 읽고 '나'의 감정에 치우치게 되는데
영화를 볼 때는 주인공 마이클이 바라보는 한나의 모습이라도 해도
한나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의 마음을 알 것만 같았다. 한나의 서러움도......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영화 포스터가 크게 프린트되어 있다.
그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케이트 윈슬렛의 고운 얼굴이다.
농후하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그녀의 연기는 농후했다. 좋았다.

사랑과 정의 두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하는 건 무엇일까?
마이클은 어느 앞에서도 진실하지 않았다.
사랑 앞에서도 사랑을 표현하지 않았고,
역사의 정의 앞에서도 혼란스러워하지 않았던가?
자신을 속이며 살아왔던 것이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당신은
자신을 속이며 살지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과 영화 모두 좋았다.
읽고,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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