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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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민음사, 2017)이라는 책제목만 보고 문학평론가 정여울씨가 풀어내는 '마음이야기'겠거니 지레짐작하고 무척 반가웠다. 오래전부터 정여울씨의 진솔한 글이 좋았는데,  《공부할 권리》를 읽고 심리학으로 접근한 인문학을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글은 읽기 쉬웠고,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도록 자극해주었다.

그런 기대때문인지 책제목이 내게 말을 거는 듯해서 서둘렀는데 단순히 일상적인 심리에세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감사했다. 왜냐하면 이 책이 "심리학이라는 또 하나의 눈을 통해 우리의 무의식을 이해하고자"(저자소개글)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심리학과 문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까닭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 심리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문학의 프리즘에 비춰 본 심리학'이라는 관점은 나를 끊임없이 설레게 만들고 가슴 뛰게 만든다."(10쪽)고. 문학과 심리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가 문학에 몰입할 수 있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문학은 사람사는 이야기이고, 사람은 마음으로 움직이니까. 문학치유가 그래서 가능하니까. 나도 그런 주제를 갖고싶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내가 사랑한 문학작품과 나의 트라우마가 만나는 지점, 내 주변 사람들의 아픈 상처와 문학작품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왔다."(10쪽)고 한다. 그리하여 이 책은 저자의 솔직한 경험을 과장없이 들려주며 내면의 상처를 맞딱드리게 하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모두 30권의 문학이 들려주는 심리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소개된 책의 절반도 못 읽었지만 책 속 심리를 이해하는 데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까닭에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기도 했다. 전작 《공부할 권리》와 구성이 엇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3부로 나뉘어 각 부 앞에 프롤로그를 넣어주었는데 주제를 접근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되어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 책의 분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고민이다. 크게는 문학이기는 한데 좁게는 심리학이 더 어울릴 듯하고, 합쳐서 인문학으로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책 내용을 알기 쉽게 하는 부제가 없어서 아쉽고, 차례와 함께 본문에 언급된 책제목을 넣어주거나 책 뒤에 책목록을 밝혀주어도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늘 괜찮다고 말하는 당신'이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나는 것이 두려워 서성이다가 책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 또한 말을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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