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니 이야기
마르야레나 렘브케 외 지음, 유혜자 옮김 / 김영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타파니 이야기

마르야레나 렘브케 지음, 수산 오펠 괴츠 그림, 유혜자 옮김, 김영사 펴냄, 2002

 
'빨간 오리가 전해주는 삶의 비밀' 이라는 부제 때문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철학 책일 것만 같았다. 하지만 기대를 부풀여놓았던 탓인지 책은 잘 모르겠다.

한 아이, 타파니가 바닷가에서 나무로 만든 오리인형을 주워 온다.
그 무렵 아이는 축구팀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늘 거절당한다.
시무룩한 아이에게 오리인형이 다시 눈에 띄고 오리인형이 목에 걸고 있는 쪽지를 읽게 된다. 쪽지 내용을 알 수 없어 상상력을 펼치며 고민을 하게 된다.

다음 장면,
독일에 사는 프리쉬 씨. 트럭운전사인 그는 지난 밤 슬픈 꿈을 꾸었는데 사장이 화를 내자 그만 트럭을 바다로 몰고 가서 짐칸의 오리인형(플라스틱)을 바다에 쏟아 붓는다. 프리쉬 씨는 해고 당하고 물건값을 변상해야 했다. 의욕없이 축 쳐져 있는 그는 우연히 나무 조각을 하나 발견하고 조각도를 꺼내 아무 생각없이 무언가를 조각했다. 그런데 다 만들고 보니 그것은 오리였다. 프리쉬 씨는 쪽지에 짧은 글과 주소를 적어 비닐봉지에 너호 오리의 목에 걸어 주었다.

그렇게 떠나온 오리가 핀란드 해변에서 타파니에게 발견된 것이다. 쪽지는 끝내 도서관 사서에게 가서 묻게 되는데,
(이 부분이 조금 씁쓸했다. 왜나하면 외국어를 잘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재미있다. 사서가 언어를 많이 알면 좋기는 하겠구나 생각해 본다.)

독일말로 되어있는 것이다.
'내가 만든 이 오리를 보고 행복해 할 사람에게 오리가 잘 찾아가 주면 좋겠다.'

그것뿐이냐고 타파니는 되물었지만 오리를 쳐다보면 볼수록 오리가 더 좋아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축구팀에 들어오라는 소식을 듣는다.
타파니는 프리쉬 씨에게 편지를 하고, 편지를 읽은 프리쉬 씨는 기쁨으로 새로운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사랑하는 타파니에게
내 답장이 너무 늦었지? 그동안 아주 바빴단다. 오리가 네게 행운을 안겨다 주었다니 한없이 기쁘구나. 나도 너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그동안 별로 잘 지내지 못했었는데, 네가 보내준 편지를 받고 새롭게 용기를 얻었단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지. 바다에 나가 얼굴이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파도를 볼 때마다 자주 네 생각을 한단다. 이젠 다시 꿈도 꿀 수 있게 되었어. 진심으로 고맙구나."

 


출판사의 말....

우리는 종종 삶의 어느 길모퉁이에서 누군가 뿌려놓은 행복의 씨앗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름은 물론 얼굴조차 모르는 어느 사람의 삶 속에서 조심스레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마침내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그 씨앗 말입니다.

그것은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주고받는 과정에서 씨앗의 생명력은 더욱 강해지고, 더 먼 곳까지 후손을 퍼뜨릴 수 있는 힘도 생겨납니다.

고통과 외로움으로 가득 차 보이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는 이 행복의 씨앗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비밀입니다. 이 책은 그 아름다운 비밀을 타파니와 프리쉬 씨의 만남을 통해 보여주는 한 편의 짧은 이야기입니다. .....

 

옮긴이 유혜자 씨의 소개글에는 "<좀머씨 이야기>를 번역하면서 느꼈던 감동 이상이었다." 하고, 다른 독자의 리뷰도 감동으로 글이 쓰여졌는데.... 나는 왜 별루였을까? 열심히 읽지 않은 것일까? 

 참, 작가는 핀란드에서 태어나(1945생) 독일에서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듯 글을 쓴 것 같다. 다만 타파니는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아이 같던데, 작가는 여자이다^^*

문득, 그러니까,
삶의 비밀은 "마음이 담긴 말 한 마디"라는 생각이 스친다.
타파니도 프리쉬 씨도 모두 마음이 담긴 한 마디(쪽지, 편지) 때문에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용기를 내고, 즐거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마음이 담긴 말 한 마디를 하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타파니와 프리쉬 씨는 서로 알지 못하는 공간에 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어도 된다.
이런 상황은 그저 잠언이나 경구를 읽듯 곁에서 맴도는 이상이 되기 싶다, 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게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마음을 담은, 마음이 담긴 한 마디"를 배운다. 

 
200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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