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하루 1
정효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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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윤동하는 러시아로 가는 소꿉친구 이하루에게 "국가 대표 4번 타자 윤동하와 세계 최고 발레리나 이하루"가 되어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 꼭 사귀자―라고 약속한다. 그러나 지금의 윤동하는 타락한 야구 소년, 별명 미친개, 한마디로 불량 청소년. 그리고 동하는 하루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자신이 변해도, 하루는 변하지 않을거라며 어린 시절의 약속을 꿈꾸던 동하는 통통한 하루(표지 왼쪽)가 현실에 나타나자 꼭 사귀어야 하나, 라며 바로 태도가 돌변한다.

그리고 이름이 같은 탓에 동하가 자신의 소꿉친구 이하루로 착각했었던 발레부 퀸카 박하루, 하루와 사귀지 않기 위해 대신 이으려는 중학교 야구부 최우수선수 출신이라는 야구소년 신우성, 그 외 윤동하의 불량스러운 친구들 등이 등장한다. 먹을 것을 위해 발레를 버린(;) 이하루, 신우성과 이하루 사이를 주선해 옛 약속을 없었던 것으로 해버리려는 윤동하로 인해 야구부 매니저가 된 이하루, 이름이 같지만 정반대인 외모로 인해 박하루와 비교당하고 침체하는 이하루, 윤동하의 친구들이 신우성과 이하루를 엮으려 꾸미다 오히려 윤동하와 이하루를 함께 가두어버리는 사건 등.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1권을 읽은 시점에서 추측하기에, 아마 이하루와 윤동하, 거기에 신우성이 끼어든 삼각관계, 거기서 잘하면 박하루까지 넣어 사각관계가 될 것이 예상된다.

어린 시절의 약속 소재는 좋아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다 변해도 자기들 둘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면서, 정작 하루를 만난 이후에는 자기 쪽에서 180도 태도를 바꿔버리는 동하를 보고 좀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변한 건 생각 안 하나, 하고. 물론 전반부에서 그렇게 말할 뿐, 후반부에서는 오히려 동하는 자기가 의식하지 못할 뿐 하루를 좋아하는 것 같고, 이 두 사람이 잘 되어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초반이 너무 과격하다고 해야하나; 이런 소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내 경우 이런 심각한 츤데레 남주인공의 경우, 차라리 새로 나온 신우성이 이하루에게 어택하면 둘이서 잘 되라, 라고 말해주고 싶은 쪽이라.;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추천한다. 평가가 짠 건 어디까지나 취향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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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프렌드 1
야마다 데이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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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새로 시작하는 학교 생활. 중학교 2학년, 타치바나 히지키. 녹미채라는 뜻의 히지키라는 독특한 이름을 지닌 주인공에게는 이 신학기에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왕따를 당하고 등교거부까지 했던 그녀는 새로 시작하기 위해 할머니 집으로 도망왔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전근으로 왔다고 말하고, 새로운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활기차게 굴고 있지만, 사실은 압박을 받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새로운 학교로 오길 잘했다고 느끼게 하는 소년. 히지키의 짝사랑 상대이기도 한 그는 클래스 내에서 어딘가 겉도는 차가운 우등생 호우라이 우츠키다. 히지키와 우츠키가 처음 만난 것은 전학날 등교하기 전. 히지키가 이 학교에서 다시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을 듣고, 그녀가 가족이나 전학 이유에 대해 거짓말하는 것을 모두 알아차리고, 히지키에 의해 평소에는 관심도 갖지 않던 구기대회에 나가거나, 공부를 잘 못 따라잡는 히지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등 둘 사이에는 이런저런 사건이 있고 그것으로 친근감이 쌓여갔다.

평탄한 것 같았던 학교 생활은 거짓말처럼 금세 파경을 맞는다. 전학생 히지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인기인 소년 유우, 그리고 유우를 짝사랑하는 에리에 의해 히지키가 전 학교에서 왕따 당했다던 사실이 퍼졌기 때문이다. 왕따 당했던 경험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무서워해 발작을 일으키는 주인공은 다시 트라우마를 되살린다. 그런 주인공의 앞에 나타난 것은 호우라이 우츠키. 모든 사정을 듣고도 "다시 시작하면 되지" 라며 담담하게 내밀어 온 손.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의 자기 편이 되어주었다는 사실에 두근거려하는 히지키의 앞에 에리를 비롯해 여러 여학생들이 나타나며 1권은 끝난다.

왕따, 등교거부, 어둡고 우울한 소재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그림체 덕분에 그나마 어두운 분위기가 가시기는 한데 초반 페이지까지 방글방글 웃으며 친구이던 에리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히지키를 부수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건 상당한 임펙트였다; 하지만 나카요시 연재작이고... 유우와의 사이도 딱히 이성적으로 발전할 것 같지 않으니, 친구인 에리와 화해하고, 히지키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진짜로 웃으면서 부담없이 학교 다니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2권이 기대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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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 황금습관
요시카와 나미 감수, 토시다 나루호 그림 / 니들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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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 황금습관. "2분만에 이루어지는 리치 라이프"라는 표지 말대로 얇고, 안에도 일러스트가 많은데다 글이 짤막짤막하다. 한 번 후르륵 넘기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고, 책 구성이 화려하니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돈을 부른다 / 불린다 / 모은다 / 배가시킨다, 의 네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읽어보면 어디에선가 들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당연한 것도('돈이 없다'라는 말을 되도록 쓰지 않는다, 지갑에 새 돈을 넣어둔다 등), 반신반의 할 만한 것도(이사, 금고, 일본 특유의 화장실 습관에 대한 이야기 등) 있다. 전문적으로 돈을 모으기 위한 방법 같은 것은 없고 제목대로 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대다수다.


"그 사소하고 작은 요령이 금전운의 큰 차이를 만드는 당신을 위한 황금습관이 되기 때문입니다."

첫머리의 말이다. 이게 아마 이 책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한 말이 아닌가 싶다. 행운이나 습관에 대한 책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은 책. 책 소개에 2030 여성들을 위한~이라고 적혀있는데 책 특징도 그렇고, 타겟은 20대 여성이나 대학생, 사회 초년생 정도로 봐도 무리 없을 듯. 아무래도 일본사람이 쓴 책이다 보니 한국 정서에 안 맞는 내용도 있는 게 옥의 티라면 티. 거금에 대한 진심도 측정 테스트 같은 것이 흥미로웠다. 돈을 모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냐마는, 연초 이런저런 계획을 세울 때 빠뜨리지 않는 금전 계획에, 이런 책 한 권쯤 읽으며 새롭게 마음가짐을 다잡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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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천무후
쑤퉁 지음, 김재영 옮김 / 비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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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단나무 공은 여전히 그녀와 함께였다.-38쪽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던 나는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고, 그것이 바로 독을 넣은 자가 기다리던 소리였다.
나는 그 아름답고도 스산했던 합벽궁을 걸어 나가지 못했다.
나는 부황과 내 동생 현과 철, 욱륜 그리고 여동생 태평공주에게 말해주고 싶다. 죽음이 닥쳐오던 순간, 내 얼굴을 그토록 절망과 고통으로 일그러뜨린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말이다. 나는 어머니의 손을 보았다. 그 손은 천후의 면류관에서 독극물의 흔적을 닦아내고 있었다. 그들에게 내가 어머니의 그 손을 보았다고 전해달라.
부디 그들에게 어느 운 나쁜 망령의 말을 믿고 천후를, 어머니를, 독으로 얼룩진 그녀의 손길을 조심하라고 전해달라.-83쪽

아무도 황후의 귓가에 아련히 맴도는 그 데구루루 구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것은 자단나무 공이 시간의 표면 위를 굴러가는 소리였다.-114쪽

신룡 원년 동짓달 스무엿샛날 밤이었다. 비가 그치고, 여황이 일흔여덟 살을 일기로 상양궁에서 급작스레 붕어했다. 당황한 궁인들은 여황의 입속에 자단나무 공 하나가 물려져 있는 걸 발견했다. 그들은 그것을 꺼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라, 여황의 마지막 행위가 무슨 뜻인지를 놓고 용상 앞에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했다. 자단나무 공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기에 망자의 입에 물려 있단 말인가?
사후에도 아름다운 자태를 지키기 위함인가, 아니면 천상에서마저 침묵을 지키기 위함인가? 그 마지막 수수께끼는 누구도 쉽사리 풀어내지 못했다. 마치 누구도 그녀의 일생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떤 것처럼.-3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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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천무후
쑤퉁 지음, 김재영 옮김 / 비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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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황후의 귓가에 아련히 맴도는 그 데구루루 구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것은 자단나무 공이 시간의 표면 위를 굴러가는 소리였다. - p.114

말을 길들일 방도에 대해 묻자, 한 여자는 이렇게 답했다. '채찍으로 말 등을 후려치고, 다음은 철퇴를, 그래도 다스리지 못한다면 비수로 목숨을 거두겠다.' 그녀가 바로 무미랑. 후궁에 들어가 황후가 되어 한 나라를 멸망시키고 한 나라를 세워 스스로 여황이 된 무측천, 무조다.

쑤퉁의 소설은 무조가 열네 살에 입궁해 일흔여덟 살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인생을 챕터를 바꿔가며 그녀와 그녀의 아들들 시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액정에서 쓸쓸히 자단나무 공을 굴리던 소녀가 절로 쫓겨났다가 모자를 쓰고 후궁으로 돌아와 황후가 되어 당의 기를 내리고 주의 기를 게양하며 아들에 의해 자신의 제국이 멸망하고 쓸쓸히 눈을 감는 순간까지.

대부분 측천무후를 중심으로 씌여있지만, 사이사이에 씌여진 독백 같은 태자 홍, 태자 현, 예종 시점의 이야기들이 있다. 건강을 되찾은 것을 오히려 불안으로 여기다 독살당한 태자 홍, 무후의 언니 한국부인의 소생으로 늘 무후를 경계하다 결국 폐위되어 자결한 태자 현, '형의 어깨를 밟고 제왕의 보좌에 올라' 평생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예종. 아둔하다 묘사되었으며, 두 달 만에 어머니에 의해 폐위당하고 후에 주위의 추대에 의해 무후를 몰아내고 복위하는 중종의 챕터는 없지만, 작중 묘사를 보면 그 어머니를 두려워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측천무후가 주변에 대단히 공포스럽게 비쳤다는 것을 아들들의 눈으로 더욱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오랫동안 그녀를 가까이 모신 시녀 상관완아조차 여황이 총애하는 미소년과 다소 오래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비수를 휘둘러지고 묵형을 당했다는 에피소드도 그 대표격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만 본다면, 뒤표지에서 '역사학자들에 의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로 손꼽히는 측천무후'라는 말은 의아하다. 쑤퉁의 소설에서 묘사된 측천무후라는 개인은 분명 재능은 있었을지 모르나 위대한 황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싸움에서 승리하여 한때 새 나라를 세우고 여자로서는 황후를 넘어 여황에까지 올랐으니 희대의 인물로 재능이 있긴 하겠지만, 아들들을 희생한 것이나(정치적 수완이 있다고 할지 육친의 정이 없어 비정하다 할지) 당시 밀고가 성행하며 신하들을 숙청하며 혹리들을 등용하고 육식을 금한다는 칙령을 내리는 등, 위대한 황제였냐고 하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소설적 전개를 위해 생략했는지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후계자를 세우지 못하고 제국조차 한때의 찬탈로 끝났다는 걸 생각하면 어쨌거나 대단하지만 한계가 있는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그 한계까지나마 이룬 게 굉장하긴 하다).

이 소설에서 측천무후는 한때 두근거리며 눈물짓는 소녀였으나 차가운 궁에서의 한과 권력에 대한 갈망으로 딸의 목을 스스로 조를 정도로 비정해지는 변화를 보인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말 그대로 무엇이든 하는 여황, 절대 군주로서 "침대에 누워서 반란을 일으킨 자들의 얼굴을 훑을 때 그들이 뼛속을 파고드는 차디찬 공포를 느끼게 할 만큼"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던 나는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고, 그것이 바로 독을 넣은 자가 기다리던 소리였다.
나는 그 아름답고도 스산했던 합벽궁을 걸어 나가지 못했다.
나는 부황과 내 동생 현과 철, 욱륜 그리고 여동생 태평공주에게 말해주고 싶다. 죽음이 닥쳐오던 순간, 내 얼굴을 그토록 절망과 고통으로 일그러뜨린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말이다. 나는 어머니의 손을 보았다. 그 손은 천후의 면류관에서 독극물의 흔적을 닦아내고 있었다. 그들에게 내가 어머니의 그 손을 보았다고 전해달라.
부디 그들에게 어느 운 나쁜 망령의 말을 믿고 천후를, 어머니를, 독으로 얼룩진 그녀의 손길을 조심하라고 전해달라. - p.83 <태자 홍>

 

신룡 원년 동짓달 스무엿샛날 밤이었다. 비가 그치고, 여황이 일흔여덟 살을 일기로 상양궁에서 급작스레 붕어했다. 당황한 궁인들은 여황의 입속에 자단나무 공 하나가 물려져 있는 걸 발견했다. 그들은 그것을 꺼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라, 여황의 마지막 행위가 무슨 뜻인지를 놓고 용상 앞에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했다. 자단나무 공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기에 망자의 입에 물려 있단 말인가?
사후에도 아름다운 자태를 지키기 위함인가, 아니면 천상에서마저 침묵을 지키기 위함인가? 그 마지막 수수께끼는 누구도 쉽사리 풀어내지 못했다. 마치 누구도 그녀의 일생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떤 것처럼. - p.327 <여황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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