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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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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걸 좋아하다보니  잘 써진 글을 읽는 일도 재미지만, 또 다른 재미는 한권의 책안에서 관심을 끌만한 여러 책들을 아무노력도 없이 너무나도 쉽게 거저 발견하는 것이다.

 

아.. 정말 이런 순간에는 유레카! 라고 외치고 싶은 맘뿐이다.ㅎㅎㅎ

하지만 실상은 정말 혼자 빙그레 씨익 웃곤한다. ^^

 

얼마전에 읽는 '결혼하기 전에 물어야 할 한가지'를 읽다가 정말 운이 좋게도 나와 잘맞은 저자 여러명을 한무더기 발견하였다. 그중의 한명의 저자였다. 당분간 뭘 읽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또 어찌나 신이 나던지...ㅎㅎㅎ

 

요즘 난 이런 에세이 류의 책이 참 재미지다. 20대 중반에는 한 사람의 신변잡기식 글쓰기류의 책들을 은근히 무시해가며 일부러라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에세이류의 책들이 재밌어지는 건, 지금 생각해보니, 물론 저자의 글솜씨가 제일 먼저이겠지만, 나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은 비슷한 일상과 생애주기를 영위해가며 살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삶을 풀어내며, 나는 보지 못하고 스쳐간 일상의 또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과 그걸 또 어떻게 글로 녹여내는 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나와는 또 다르게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어떻게 소화해내며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더 씩씩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저자들을 보면서 실은 내게 많은 영감을 주고 용기를 얻는다.

 

이 책은 위 두가지 점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지금 결혼생활과 하루종일 육아로 인해 육체적으로 매일 몸은 바삐움직이지만 머리로는 '대체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 사는게 과연 맞나,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끊임없이 질문하는 내게 언니처럼 엄마처럼 이야기를 나눈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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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2 - 다시 페르세폴리스로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최주현 옮김 / 새만화책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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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지금도 다시읽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특히 1권보다는 2권이 맘에 든다. 만화의 기술적인 면과 작가의 말투가 잘 어울린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저자가 직접 겪은 일들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무언가를 새롭게 깨닫고 느끼는 과정을 오버하지 않으면서 캐릭터의 표정과 담담한 말투로 처리하는게  재밌다.

 

돌지난 애까지 딸린 이 상황에서도 아직도 프랑스어학연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나로써는 마르지가 유럽에서 학교를 다니며 겪은 체험을 통해 대리만족 하는 부분이 없진 않았다. 아..그리고 제때에 어김없이 등장해주시는 마르지할머니의 금싸라기 같은 조언은 정말이지 너무나 소중해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ㅋㅋㅋ

 

이 한 권의 책에는 민족과 종교,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등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그 모든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그것도 어렵지 않게 또 심각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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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결 - 뷰티 다큐
고현정 지음, 조애경 감수 / 중앙M&B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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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오로지 고현정이 이책을 썼을까. 그렇게 믿고 싶다. 고현정 인터뷰가 뜨기만 하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는 일인이다. 그만큼 나를 끌어당긴다. 그 정도라면 이 책도 직접 하나하나 무엇을 말할때 한글자 한글자 힘주어 말하는 버릇이 있다는 그녀가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밤, 한글자 한글자 연필로 꾹꾹 눌러썼을꺼란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참 묘했다.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내몸과 마음이 정갈해 지는 기분을 느꼈다. 읽다보면 굽어있던 어깨도 한번 펴보게 되고 늘어가는 주름과 맘에 안드는 부분을 찾는게 아니라 그 날의 안색을 살펴보기위해서라도 거울을 봐야한다고 말하는 그 여자.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내 몸과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기분좋게 정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책은 읽고나서 실천이 중요한 것인데, 지금 나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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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vs 남자 - 정혜신의 심리평전 1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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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번 그 인물에 꽂히면 관련된 인터뷰는 모조리 찾아 읽어버린다.  이럴때는 인터넷이 있다는게 새삼 편리하다. 이 책안에 그런 인물이 두명이 있는데, 마광수와 김어준이다. 조영남인터뷰도 한때 열심히 찾아봤는데 사실 내 흥미를 끌지 못해 하다말았다. 차라리 윤여정이 인터뷰가 훨씬 재미났다. 특히 김어준 총수는 지금까지 읽어져쳤음에도 시간나면 새로 나온거없나 또 찾아보고 읽은 걸 또 읽기도 한다. 

 

 그녀는 또한 나처럼 일대일 맞대면이 아니라  기사와 인터뷰를 통한 분석이라고 서문해서 밝힌다.

두둥~ 너무 기대했나. 아님 내가 너무 열라게 찾아 읽어버린 탓일까, 김어준을 잘 모르는 사람은 별 관심도 없겠지만, 슬슬 관심이 가기 시작한 사람들은 흥미롭기는 하겠다. 그리고 이책이 나온지 시간이 꽤 되어서 그런가, 인터뷰들도 오랜전 것들이였다. 전에 어느 책에선가 김용민이가 총수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는 계속 줄창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맞다. 인터뷰만 찾아읽다가

실제로 얼굴한번 보려고 청춘 어쩌고 갔는데, 거기서까지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ㅋㅋㅋ

 

김어준을 읽고 김이 빠져서 마광수로 넘어가는데 요새 관심이 부쩍 줄어서 책을 덮고 말았다.

심심해지면 하나씩 읽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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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처럼 - 지금 이곳에서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법
이지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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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챕터의 첫꼭지 '방랑과 방황은 무한에 대한 갈망'이란 글하나가 이책 전체라고 느꼈다.

이글이 좀더 추상적으로 쓰였다면 나머지 부분은 이 글 밑에 있음직한 조금은 구체적인 이야기들이다. 또 당연하게도 그 이야기들이 전달하려는 내용은 첫 글과 다 이어져있다.

 

저자의 생각들이 내겐 좀처럼 새롭지 않았고 환기되는 면이 없었다. 아쉽게도...

하지만 여행하는 삶을 선택해 살아가는 저자의 존재론적 고민은 한곳에 눌러앉아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꿈꾸는 내게 조금은 반갑기도 하고 참  살아간다는 것은 모습만 달리하고 그 본질은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에 또 헛헛 해지기도 했다.

 

젊은날의 가장 긴 여행 2주간의 여행중 빠리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오랜만에 상기시켰고

;일주일간의 런던여행은 친한(익숙한) 친구와 그 친구집(친구와 같이 있어서 익숙한)에서 나오면 런던거리는 마냥 영화 세트장처럼 알록달록 했지만 별 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고 또다른 친구와빠리에서의 느낌은 여행이 곧 일상이구나 직감했고, 그 순간부터 오히려 더 낯설음을 느꼈고 알수 없는 두려움도 불쑥 찾아오곤 했다. 아마도 이 기분은 지금 생각해보니, 그 전까지 내가 스스로 쌓아올린 유럽여행에 대한 아니 특히 파리에 대한 낭만적인 환타지가 서서히 사라지고 일상이 그 자리에 차고 들면서 그 뒤에 이어질 권태를 무의식중에 직감한 불안에서 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여행하는 삶역시  일상이며 권태가 되는 돌고도는 이 순환구조를 보면서 난 사실 좀 반갑기도 했고 삶이 끔찍하기도 했다. 삶이 원래 이런게 아니였나. 그래서 그것을 피해 어디를 가도 그것은 또 반복되는 거라고 오히려 그걸 쳇바퀴에서 탈출하려면 역설적이게도 그것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들 아닌가...

 

여전히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꿈꾸며 아무도 나를 모르고 그 어느곳에서 몇년 푹 나를 썩히고 싶다. 그 나라속에 들어앉아 삶아지고 끊여지고 삭혀지고 그렇게 썩히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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