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버지니아 울프)에 실린 캐서린 맨스필드에게 버지니아 울프가 1921년에 쓴 편지가 아래 글의 출처이다.

Statue at Katherine Mansfield in Wellington at night  * Photo By Ballofstring (위키미디어커먼즈)






내가 당신에게서 정말 많이 존경하는 점은 당신의 투명성입니다. 내 것은 흐려지고 있거든요.

내게 당신은 매우 곧장 똑바로 가는 것처럼 보여요. 유리처럼 완전히 투명하게, 정제되고 영적으로요. 하지만 다시 제대로 꼼꼼히 읽어 봐야겠습니다. 나는 다만 모든 사실주의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오직 생각과 느낌만 있고 컵도 없고 식탁도 없는 것. 당신의 다음 책‡은 언제 나오나요?

‡ 1922년 출간된 《가든파티》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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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 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에서 처음 다루는 작품은 체호프의 단편소설 '마차에서'이다.

Illustration to Anton Chekhov's In the Cart By Aleksandrs Apsītis (위키미디어커먼즈)


In the Cart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In_the_Cart '마차에서'는 '여교사'라는 제목으로도 번역된다.






이것은 세상에서 지금 막 처음으로 추락하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얼마 전에 추락했고 추락한 자신의 상태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이제는 특별히 화를 내지도 않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녀는 추락했고, 지금도 추락하고 있고, 아마 계속 더 추락할 것이다.

마리야는 이 일에 발언권이 없으며, 이야기의 중심인물이자 가장 영리하고 가장 자의식이 강한 사람임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결과를 감당하며 그냥 앉아 있으려 한다.

외로운 여자가 연인 후보를 우연히 만난다.
우리는 이제 이 단계를 지나서 다음에 이르렀다.
외로운 여자가 연인 후보를 우연히 만나는데, 이 사람은 그녀의 외로움을 달래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그녀는(또 우리는) 어차피 이것이 공허한 희망임을 깨닫고, 찻집에서는 거의 수모를 당하고, 여행의 외면적인 목적(물건 구입)은 무효가 된다.

왜 체호프는 마리야의 삶에서 이날을 선택하여 서술했을까? 다른 식으로 물어보자. 오늘 마리야에게 무엇이 달라졌나? 우리가 첫 페이지에서 만난 여자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나?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녀에게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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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병치레가 잦았다고 포스팅했더니 서재이웃님이 보양식 섭취를 일깨워주셔서 그중 추어탕을 먹었다. 오랜만이다. 이번에 다녀온 식당 상호에 '남원'이 들어 있었다. '지리쌤과 함께하는 우리나라 도시여행'에 소개된 내용을 옮긴다.

By chomjong (위키미디어커먼즈)


추어탕 - 한식문화사전 https://www.kculture.or.kr/brd/board/640/L/menu/735?brdType=R&bbIdx=12532 '식탁 위의 한국사'란 책이 이 설명에 인용되어 있다.






남원 추어탕이 다른 지역의 추어탕과 확실히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추어탕에 들어가는 재료에는 미꾸리와 미꾸라지가 있어요.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분명히 구분되는 종이지요. 미꾸리는 수염이 짧고, 미꾸라지는 납작하고 수염이 길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추어탕 재료로 애용되는 물고기는 미꾸리였습니다. 자연상태에서 번식력이 더 강하기도 했고, 맛도 미꾸라지에 비해 더 고소하고 좋았다고 하지요. 그런데 물고기 양식이 보급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미꾸리는 성어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꾸라지는 1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이죠. 많은 추어탕 가게들이 이러한 이유로 미꾸리 대신 미꾸라지를 사용해요.
남원시는 미꾸리 양식 기술을 개발하고 남원에 자리 잡은 추어탕 가게에 미꾸리를 공급하기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남원 추어탕이 타 지역과 다른 이유는 미꾸라지가 아니라 미꾸리를 사용하기 때문일 거예요. 이것이 남원에 직접 와서 추어탕 집을 찾아야 할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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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인형의 집을 나와서 (한국현대장편소설사전 1917-1950, 2013. 2. 5., 송하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66000&cid=60556&categoryId=60556


채만식이 쓴 장편소설 '인형의 집을 나와서'(1933)는 오래 전 종이책으로 읽다가 덮은 후 전자책으로 새로 다시 읽고 있다. 전체 분량 중 반을 넘어갔다.

2017년 군산근대역사박물관 By Kimhs5400 (위키미디어 커먼즈) * 채만식은 군산에서 태어났다.







성희는 보는족족 얼굴이 더 수척하여졌다. 요전번에 노라의 문병을 왔던 길에 진찰을 해보니까 왼편 폐가 좀 나빠졌다고 하더라면서 몹시 낙심하였다. 그러고 의사는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을 편히 먹고 공기 좋은 데로 전지를 가서 자양분 있는 음식을 가려 먹으라고 권고를 하더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나는 내가 내 살을 한 점씩 한 점씩 저며 먹는 셈이야!

성희는 비웃는 소리로 이렇게 쓸쓸하게 자탄을 하였다. 노라가 보기에는 성희의 말씨와 얼굴이며 태도에는 폐병 든 여자가 괴로운 생활에 시달려 점점 탄력이 누그러지는 피로와 자기 자신에 대한 조소밖에는 아무런 기쁨이나 삶의 명랑성이 보이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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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작가의 산문집을 야금야금 읽어왔다. 이번에 읽은 책 '꾸준한 행복'의 부제는 '사는 힘을 기르는 수수한 실천'이다. 수수하게 실천하며 꾸준히 행복하자!


사진: UnsplashMarija Zaric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던데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일단 살아야 생각이라도 하니까
생각은 힘이 없지만
생에는 힘이 든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게 얼마나 대단하냐?

― 2025년 4월 3일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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