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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인사이트 - 제2의 테슬라를 넘어 기업 자율 주행 OS를 만들다
안유석 지음 / 처음북스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데스크탑에는 윈도우가 탑재되어 있다. 윈도우는 컴퓨터 운영체계로서 컴퓨터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작업을 총괄하는 기본 구조이다. 윈도우가 없다면 컴퓨터로 어떤 작업도 할 수 없으며,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도 구동시킬 수 없다. 우리는 윈도우라는 OS 체계 속에서 다양한 자료를 만들고, 방대한 데이터를 성실하게 쌓아놓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에도 개인적인 자료와 회사 관련 자료의 양이 테라(Tera)급을 넘어간다. 특히 개인 자료에 동영상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면 수십에서 수백 테라급의 자료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 사회의 문제는 개인이나 조직이나 스스로 생산하고 저장한 방대한 데이터에 매몰되어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 자료가 저장되어 있는지도 잘 모르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활용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대중들의 정보 접근성이 과도하게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너무 많은 정보들 중에서 어떤 정보들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 결정하는 것부터 찾아내는 것까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글, 애플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팔란티어는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한 궁극의 운영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필자는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조직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고 서로 소통하게 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팔란티어가 풀어가는 것에 집중한다. 혈전이 혈관을 막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필자는 이를 운영 체계(OS)에 빗대어 운영 지능(OI, Operating Intelligence)이라 부른다.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새로운 생태계 창출'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애플 이전에는 모바일폰이 앱(App) 중심으로 제대로 구동되는 시스템이 없었다. 있다 하더라도 모바일폰은 주로 통화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기타 기능으로 보조하는 수준이었다. 애플 이후로 앱은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탑재되어 오히려 통화기능이 부수적 기능으로 보일 정도가 되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렇게 생태계 전체를 교란하는 정책을 사용한다. 팔란티어 역시 다른 기업들과 달리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극도로 독창적인 기술 구조를 만들고, 한 번 장악한 시장의 지배력을 더욱 단단하게 굳히는 생태계 전략을 사용한다. 특히 팔란티어의 독창적인 기술 구조의 근간을 이루는 온톨로지는 과거의 기록을 저장하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동적 데이터에 대한 철학이다.
개인과 기업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각 정보들이 다른 정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데이터 간의 의미와 맥락을 연결하기 쉽지 않다. 팔란티어는 온톨로지를 통해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의 전환을 요구한다.
단순히 기술을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관점의 철학적 전환을 가져온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시스템의 구조 중심에서 바라보았다면 실제 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기업의 각 부서가 자신의 일만 하는 한계에서 벗어나 경영진부터 현장 직원들까지 모든 구성원이 같은 시각으로 데이터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런 팔란티어의 시도는 결국 기술의 장벽은 물론이고 부서 이기주의와 같은 조직의 벽까지 무너뜨리는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에 관한 철학을 세우고, 모든 구성원들이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소통한다. 추상적인 상상의 과정에 구체적인 데이터를 채워넣어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온톨로지가 추구하는 세계이다.
팔란티어라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1로 시작하여 1000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필자는 전작 <팔란티어에 주목하라>를 통해 국내에 팔란티어를 소개했고, 이 책을 통해 팔란티어의 핵심 경쟁력을 철저하게 해부하여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반인이 읽으면 투자에 참고하기 좋을 것이며, 관련 업계 종사자가 읽으면 많은 인사이트를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