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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타이탄들의 전쟁 - 1조 달러 시장의 승자를 결정할 게임의 법칙
게리 리블린 지음, 김동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는 유니콘 같은 기업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 대부분은 혁신적인 미래기술에 기반한 회사들로 몇년 전만 해도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로 치부되거나 실현 불가능한 기술로 여겨지던 것들이 많았다. 인공지능 기술로 그 중 하나로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인공지능의 기술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 예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 기술이 사회에 혁신을 불러왔고, 2010년대에는 모바일 혁명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2020년에는 메타버스가 일대 혁신을 불러오는 듯 했으나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2022년 말에 나온 챗GPT로 인해 2020년대는 인공지능의 혁신으로 불릴 듯 하다. 챗GPT의 등장은 기존의 인공지능에 대한 모든 통념과 기대를 혁신적으로 뒤집었다.
작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닷컴과 고작 40명 밖에 없었던 구글이 미국을 넘어 전세계를 지배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특히 구글은 당시 검색 엔진의 대세였던 알타비스타에게는 상대도 되지 않는 조그마한 회사였다. 기업의 흥망성쇠가 과거보다 더 극적이며, 상상할 수 없는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AI는 초거대기업은 물론이고 작은 기업들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가 되었다. 특히 거대기업들의 AI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대한 치열한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필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피튀기는 전쟁의 현장을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담았다. 특히 인플렉션AI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과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활동을 통해 AI 혁신의 역사를 보여준다.
인공지능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아는 오픈AI의 샘 올프먼 해고 사태와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마이크로소프트 합류 과정에 대한 세세한 내막이 공개된다. 미래 기업의 생존 여부를 좌우하게 될 빅 테크 기업들의 조 단위 투자 경쟁은 물론이고 막 시작한 스타트업들의 생존 전략의 단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오픈AI의 챗GPT를 시작으로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등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검색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대전은 점입가경이다. 2023년 2월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먼저 챗GPT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빙 검색엔진을 공개한다. 급해진 구글은 자사 AI인 바드를 급하게 공개했지만 시연 중 오류로 인해 큰 시련을 겪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빅테크 기업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화제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러다 오픈AI와의 협업으로 구글에 가려져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버전의 빙 검색 엔진을 통해 단 며칠 만에 수백 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시련이 찾아왔다. 루스와 시드니 사건으로 알려진 레드먼드 행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AI 기술에 대한 신뢰를 앗아갔다. AI 빙으로 쌓아올린 신뢰가 바닥을 칠지도 모르는 중대한 사안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드니의 일부 기능을 완전히 변경함으로써 수습해 나간다.
그 전날 구글은 공식 블로그에 대화형 AI 바드를 최초 공개한다. 구글도 AI를 개발하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급하게 공개한 10초짜리 홍보영상은 오히려 구글에게 악재가 되었다. 잘못된 정보를 담은 홍보 영상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은채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게 구글은 동영상 하나 때문에 하루 만에 1,000억 달러의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대한민국은 전 정부의 실정으로 전 세계적인 AI 기술 대전에 늦게 합류하였다. 한 나라의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AI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반드시 권해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늦었지만 정부 차원의 국가적 AI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