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이은경 지음 / 서교책방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나의 의지대로 하기 힘든 일이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말귀를 못 알아먹어서 힘들고, 아이들이 자라서는 말귀를 알아먹어도 생각이라는 것이 생겨서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을 때가 온다. 나를 닮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그렇게 닮아서 부모가 된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이들을 기르는 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아이들의 사회생활도 걱정이 될 때가 많다. 학교 내 폭력, 왕따가 많은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많다. 나는 두 아들을 가진 아빠다. 큰 애는 중학생인데 어울리는 친구가 많지 않다. 그나마 어렸을 때부터 아는 아파트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온라인으로 만나 게임만 한다. 둘째는 초등학생인데 학교만 끝나면 집에 와서 나가지 않는다.


아들 둘 다 학교를 마치면 집에서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른 집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하니 우리 아이들을 혼내는 것도 쉽지 않다. 친구들과 추억을 쌓으면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하는 나이인데 왜 그렇게 된 것일까? 최초의 디지털 세대인 MZ 세대들이 취업을 하고 직장생활 중 인간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 어쩌지하는 마음이 앞선다.


부모는 자신과 많이 닮은 자녀에게 더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큰 아들에게 유독 잔소리가 많았다. 지금은 사정상 떨어져 지내고 있어서인지 잔소리가 많이 줄었다. 눈 앞에 없으니 잔소리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그 덕분에 엄마의 잔소리가 늘었다.


필자는 중학교에 올라간 큰 아이가 1등을 두고 경쟁하는 다른 아이와의 에피소드를 적었다. 수학 선생님의 아들이자 의대 지망생인 그 아이는 어느새 큰 아이의 목표를 설정해주는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 친구가 다닌다는 학원에 사정해서 등록하고 결국 그 친구를 이겼지만 그 친구의 아픔을 알게 된다. 그 아이는 천재 누나의 그늘에 가려져 늘 누나와 비교 당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필자의 아이는 멘탈이 강하다. 특수교육대상자인 동생이 인생의 유일한 비교대상이어서일까? 필자는 큰 아이가 매일 아침 학교를 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칭찬과 신뢰를 누리는 금수저 인생이라 생각한다.


평범한 큰 아이와 장애를 가진 작은 아이를 키우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엄마로서 고군분투하는 일상을 담아 아이들을 단단하게 키워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이의 부모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비슷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떤 생각으로 이겨내는지 읽다보면 공감하게 되고, 응원하게 된다.


아이를 제대로 키워서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금은 이렇게 온 마을이 나서서 키워줄 수 있는 인프라의 조건이 없다. 자기 자녀들을 누구보다 잘 키우려고 혈안이다. 이런 세대에 우리 이웃의 자녀들도 같이 챙겨보면서 도와주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