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최윤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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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드라마 PD로 10편이 넘는 드라마를 연출했고,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과 금상을 수상했던 최윤석 작가의 《파우사PAUSA》를 만나보았다. 작가의 이력만큼이나 제목도 독특하다. 제목부터 시선을 끌더니 이야기는 시작부터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활자를 보고 있는데 영상이 떠오르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이야기를 손에 닿을 듯 눈앞에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도 그림 속에 녹이고 있어서 이야기를 더욱더 실감 나게 한다.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다음 장면이 그려지는 소설을 신나게 만나보길 바란다.


소설의 흐름은 차분함을 잃지 않는다. 차분한 흐름을 지키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속도감을 올리다가 결말(역전골)에 다가갈 때쯤 엄청난 스피드로 휘몰아친다. 극강의 스피드를 위한 '쉼'이 파우사라면 이 소설 속에서도 파우사를 만날 수 있다.


p.13. "응, 파우사 PAUSA. 스페인어로 멈춘다는 뜻인데, 바로 패스하지 않고 기다리면서 상대가 더 끌려오게 만드는 전술이야. 그럼 수비라인이 조금씩 벌어지거든. 그 틈으로 훨씬 위험한 패스를 넣는 거지."


《파우사》속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각자가 이루려는 욕망은 커다란 차이를 보이며 공감과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강민의 욕망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어두운 이혼남 명관의 욕망을 더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공감은 마지막 페이지에서 정말 커다란 반전을 만들어낸다. 파우사의 다음 시즌을 예약하는 것일까? 강민과 명관의 삶이 교차되는 순간 우린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어둠을 만들고 있던 암막 커튼을 걷는 순간 엄청나게 빛나는 빛의 양을 우린 감당할 수 있을까? 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 심연의 사유를 담고 있는 재미난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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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
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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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북유럽의회문학상을 수상한 솔베이 발레의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를 만나보았다. 7부작으로 계획된 장편소설《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는 현재 5부까지 덴미크어로 출판되었다. 이번에 만나본 1부는 7부작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왜 주인공 타라 셀테르는 시간의 틈새에 빠진 것일까? 원인을 찾으면 다시 평범한 시간의 흐름을 탈 수 있을까? 반복되는 타라의 일상을 접하면서 지루함보다 긴장감을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린 현재, 오늘에 충실하자고 말한다. 지나간 과거, 어제에 얽매이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 내일을 불안해하지 말고 현재 바로 오늘을 즐기라고들 한다. 그런데 만약 오늘이 반복된다면, 11월 18일이 1년째 반복되고 있다면 어떨까? 타라는 과거와 미래, 어제와 내일 사이에 갇힌다. 오늘 11월 18일이 무한 반복된다. 원인도 모른 체 남편 토마스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이제 함께 원인을 찾고 대책을 세우면 된다. 하지만 토마스에게 매일 똑같은 설명을 하는 상황이 타라를 지치게 만든다. 지친 타라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어떤 방법일까?


타라가 선택한 새로운 방법이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더 미궁으로 향하게 한다. 토마스와 타라는 같은 집이라는 공간에 함께 있다. 하지만 타라는 그와의 접촉을 피한다. 사랑으로 연결된 둘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지 또 하나의 긴장감을 만든다. 지루한 일상이 매일 반복되지만 익숙함에 빠져 놓쳐버렸었던 디테일한 장면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속도감을 준다. 잔잔하게 천천히 흐르던 이야기는 2부에 다가갈수록 속도를 높인다. 익숙함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감을 맛볼 때쯤 이야기는 2부에 닿는다.


p.117. 우리가 두 개의 서로 다른 시간속에 살고 있는 것은 하나의 사실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때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기 형식의 글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11월 18일이라는 평범한 하루의 반복으로 어떤 소설을 만들어 냈을까? 반복이 주는 묘한 긴장감을 맛보고 싶다면, 미래와 과거의 틈새 시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 속으로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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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영혼의 왈츠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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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본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픽션인데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영혼의 왈츠》는 유도 명상 '퇴행 최면 기술'로 전생을 여행하며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달에 토끼가 아니라 우주비행장이 있는 21세기 지구에서 먼 우주 천상의 세계, 천국을 이야기하고 있다. 완전한 허구인데 사실처럼 다가온다. 가끔씩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해설이 주는 신뢰감일까? 아마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만의 놀라운 스토리텔링 능력일 것이다.


《영혼의 왈츠》는 판도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기억》과 《꿀벌의 예언》에서 전생을 여행하며 인류를 위해 활약했던 르네와 멜리사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주인공은 학생운동의 중앙에 서있는 남자친구를 둔 딸 외제니이다. 병원에 입원한 엄마의 뜻밖의 요청에 당황하지만 아빠 르네의 도움으로 중심을 잡은 외제니의 모험이 이야기에 긴장감을 준다. 거기에 외제니를 따라가며 채우게 되는 지적 호기심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만의 특별함이다.


선과 악의 대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인류는 언제부터 서로에게 창을 겨누게 되었을까? 별생각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갑자기 관심이 생겼다.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의 대결이 시작이라고? 12만 년 전부터 시작된 싸움이라고? 그런데 선과 악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만날 때마다 철학적인 메시지를 툭하고 던진다. 그러고는 주인공을 통해서 메시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작품이 던진 생각의 흐름은 어디로 향할까?


피타고라스, 붓다, 공자의 등장은 이야기를 깊게 만든다. 어둠의 세력과 빛의 세력의 대결은 이야기를 넓게 만든다. 깊고 넓은 사유에 〈쾌락의 정원〉이라는 예술 작품이 더해져 이야기를 더욱더 풍요롭게 만든다. 다양한 볼거리가 이야기를 재미나고 흥미롭게 흐르게 한다. 그 흐름의 중앙에는 전생과 무의식이 기억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그 지점이 유전과 카르마를 넘어 자유의지가 만든 문명사의 변곡점인듯하다. 소설을 읽었는데 철학 책을, 역사책을 읽은 듯한 지적 즐거움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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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
다카야마 간 지음, 이정미 옮김 / 허밍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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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북스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일본 아마존 로맨스 부문 1위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를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제12회 포플러사 소설 신인상 등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다카야마 간의 작품이다. 로맨스 소설의 표지답게 배경답게 아름다운 해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표지를 넘기는 순간 먹먹한 세상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야기의 챕터를 나누고 있는 카운트다운의 의미를 알게 된 순간부터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16세 아이들의 내일을 응원한다. 시야와 가에데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 여명餘命을 안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무언가를 손꼽아 기다릴 때 우린 카운트다운을 하고는 한다.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에서의 카운트다운은 죽음으로 이어진다. 물론 인간은 모두 죽음이라는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 날짜를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철학이 가능한 것이다. 남은 시간을 알고 있는 두 아이들이 만나게 되고 서로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죽음을 눈앞에 둔 가에데의 소원이 소설의 흐름을 바꾼다. 먹먹한 이별의 로맨스가 미스터리 가득한 스릴러가 된다.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이 윤슬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두 아이 시야와 가에데 만큼이나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차고 넘친다. 사무라이 차림의 사신 미나모토를 비롯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또 알차게 만들어주고 있다. 죽음이라는 어둠이 바탕이지만 열여섯 소년과 소녀의 순수함이 이야기를 빛나게 한다. 슬픔으로 흐름이 가라앉을 때 아이들의 순수함이 유쾌한 흐름을 가져온다. 가에데의 카운트다운의 끝이 다가올 때 엄청난 반전이 찾아온다. 작가가 친절하게 뿌려놓은 복선들을 살포시 무시한 까닭으로 반전이 더 크게 느껴진다.


p.159. 시야는 인생의 끝이 보이는 공포를 처음으로 실감했다. 짧은 인생에서는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때는 죽는 날을 알면 계획적으로 살 수 있다고도 생각했지만 어리석은 착각이었다.


삶의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사신을 만나보고 싶다면, 사신의 선물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를 만나보기 바란다. 순수함이 빛나던 추억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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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테이프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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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로부터 샘플북을 제공받았습니다."


전건우 작가의 신작 샘플북이라는 안내에 이벤트에 도전했고 고맙게도 &(앤드)출판사로부터 《믹스테이프》샘플북을 선물받았다. 샘플북은 Track1에서 Track3까지 도입부 3개 트랙을 담고 있다. 전건우 작가와의 첫 만남은 드라마〈살롱 드 홈즈〉를 통해서였고, 소설 작품으로 처음 만난 건 《사이킥 걸》을 통해서였다. 정말 강렬한 인상이 무엇인지 알려준 작품이다.


《사이킥 걸》에는 초능력 소녀와 흡혈귀가 등장한다. 거기에 범죄를 저지르고 지구로 쫓겨난 외계인이 등장한다. 지구가 외계인들의 유배지가 된 것이다. 배경부터 스토리 전개까지 정말 다음이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주'에 빠진 테이프가 등장한다. 믹스테이프 하나를 일주일 안에 찾아주면 12억을 받을 수 있다. 믹스테이프의 저주는 목숨을 담보로 한다. 12억이라면 목숨을 걸만하지 않을까? 전직 경찰이었던 민간조사원 나승우는 목숨을 걸지 않을 것이다. 그냥 찾아서 바로 전해주고 자신은 빠지기로 한다. 사람 일이 뜻대로만 된다면...


1년여 사이에 6건의 자살 사건과 연관이 있는 믹스테이프의 저주는 무엇일까? 민간조사원 나승우의 악몽에 등장하는 쥐는 누굴까? 전건우 작가의 세계관을 최근에 맛본 까닭으로 총 21개 트랙으로 구성된 이야기를 3개 트랙만으로 그려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건 엄청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잡을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어쩌면 믹스테이프에서 우주인의 신호가 나올지도 모른다. 황당할 것 같지만 전건우 작가의 필력으로는 가능하다. 전혀 어색하지 않게 우주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트랙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하다. 믹스테이프가 가진 저주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믹스테이프》가 들려주는 오컬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빨리 읽고 영상으로 제작된 《믹스테이프》를 만나는 재미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 이번에도 영상으로 제작될 것 같다. 이렇게 재미난 오컬트 여행을 선물해 준 &(앤드)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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