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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
다카야마 간 지음, 이정미 옮김 / 허밍북스 / 2026년 7월
평점 :

"허밍북스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일본 아마존 로맨스 부문 1위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를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제12회 포플러사 소설 신인상 등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다카야마 간의 작품이다. 로맨스 소설의 표지답게 배경답게 아름다운 해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표지를 넘기는 순간 먹먹한 세상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야기의 챕터를 나누고 있는 카운트다운의 의미를 알게 된 순간부터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16세 아이들의 내일을 응원한다. 시야와 가에데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 여명餘命을 안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무언가를 손꼽아 기다릴 때 우린 카운트다운을 하고는 한다.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에서의 카운트다운은 죽음으로 이어진다. 물론 인간은 모두 죽음이라는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 날짜를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철학이 가능한 것이다. 남은 시간을 알고 있는 두 아이들이 만나게 되고 서로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죽음을 눈앞에 둔 가에데의 소원이 소설의 흐름을 바꾼다. 먹먹한 이별의 로맨스가 미스터리 가득한 스릴러가 된다.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이 윤슬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두 아이 시야와 가에데 만큼이나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차고 넘친다. 사무라이 차림의 사신 미나모토를 비롯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또 알차게 만들어주고 있다. 죽음이라는 어둠이 바탕이지만 열여섯 소년과 소녀의 순수함이 이야기를 빛나게 한다. 슬픔으로 흐름이 가라앉을 때 아이들의 순수함이 유쾌한 흐름을 가져온다. 가에데의 카운트다운의 끝이 다가올 때 엄청난 반전이 찾아온다. 작가가 친절하게 뿌려놓은 복선들을 살포시 무시한 까닭으로 반전이 더 크게 느껴진다.
p.159. 시야는 인생의 끝이 보이는 공포를 처음으로 실감했다. 짧은 인생에서는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때는 죽는 날을 알면 계획적으로 살 수 있다고도 생각했지만 어리석은 착각이었다.
삶의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사신을 만나보고 싶다면, 사신의 선물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를 만나보기 바란다. 순수함이 빛나던 추억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