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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
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6월
평점 :

"은행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북유럽의회문학상을 수상한 솔베이 발레의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를 만나보았다. 7부작으로 계획된 장편소설《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는 현재 5부까지 덴미크어로 출판되었다. 이번에 만나본 1부는 7부작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왜 주인공 타라 셀테르는 시간의 틈새에 빠진 것일까? 원인을 찾으면 다시 평범한 시간의 흐름을 탈 수 있을까? 반복되는 타라의 일상을 접하면서 지루함보다 긴장감을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린 현재, 오늘에 충실하자고 말한다. 지나간 과거, 어제에 얽매이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 내일을 불안해하지 말고 현재 바로 오늘을 즐기라고들 한다. 그런데 만약 오늘이 반복된다면, 11월 18일이 1년째 반복되고 있다면 어떨까? 타라는 과거와 미래, 어제와 내일 사이에 갇힌다. 오늘 11월 18일이 무한 반복된다. 원인도 모른 체 남편 토마스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이제 함께 원인을 찾고 대책을 세우면 된다. 하지만 토마스에게 매일 똑같은 설명을 하는 상황이 타라를 지치게 만든다. 지친 타라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어떤 방법일까?
타라가 선택한 새로운 방법이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더 미궁으로 향하게 한다. 토마스와 타라는 같은 집이라는 공간에 함께 있다. 하지만 타라는 그와의 접촉을 피한다. 사랑으로 연결된 둘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지 또 하나의 긴장감을 만든다. 지루한 일상이 매일 반복되지만 익숙함에 빠져 놓쳐버렸었던 디테일한 장면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속도감을 준다. 잔잔하게 천천히 흐르던 이야기는 2부에 다가갈수록 속도를 높인다. 익숙함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감을 맛볼 때쯤 이야기는 2부에 닿는다.
p.117. 우리가 두 개의 서로 다른 시간속에 살고 있는 것은 하나의 사실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때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기 형식의 글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11월 18일이라는 평범한 하루의 반복으로 어떤 소설을 만들어 냈을까? 반복이 주는 묘한 긴장감을 맛보고 싶다면, 미래와 과거의 틈새 시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 속으로 빠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