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박람회장 1 : GA 가을 위의 산책 - 유준상의 첫 판타지 동화
유준상 지음, 이엄지 그림 / ㈜소미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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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우 유준상이 쓴 판타지《당신이 몰랐던 박람회장 1》을 만나보았다. 그저 영상 속에서 배우로만 만나던 유준상의 직업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배우, 영화감독,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작가. 작가를 소개하는 글에서 표현한 대로 정말 다재다능한 예술가인듯하다. 다른 분야에서의 재능은 아직 확인해 보지 못했지만 작가로서의 재능은 확실히 대단한 것 같다. 판타지 동화라는 소개 글에 쉽게 접근했던 책은 주인공 쥬네스(Junes)의 환상적인 여행을 함께하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시간과 마주하게 하고 있다. 삶을 대하는 자세를 조금씩 천천히 보여주고 있다.


p.75 누구에게나 기억은 망각되고 누구에게나 기억은 조작된다. 나의 기억은 어디까지가 온전한 것이고 어디까지가 만들어진 것일까?


무명 배우 쥬네스가 자주 찾던 테니스장에서 '테니스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자신이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쪽지를 건네는 할아버지를 따라 박람회장을 들어갈 만큼 용기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 어찌 되었든 쥬네스는 박람회장을 들어가고 그렇게 판타지가 시작된다. 당황스러움과 두려움도 잠시 쥬네스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며 박람회장에 적응해 나간다.


p.92. 세월은 흔적을 남기며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아지는 흔적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그 흔적은 내게 상처를 주지만 기쁨도 주기 때문에….


비술 아저씨, 닥터 스카이, 로드 아저씨 등을 만나고 헤밍웨이 할아버지를 만난다. 얼어붙은 폭포에서 미끄럼을 타고 하늘도 난다. 환상적인 동화 속 여행을 하는 듯하지만 가끔씩 현실과 맞닿는다. 그렇게 판타지가 현실과 이어지고 삶을 생각하게 하는 묘한 끌림을 가진 이야기이다.


p.127. "네가 가고 싶은 곳은 항상 네 옆에 있단다. 네가 원하는 건 항상 네 옆에 있어. 하지만 간절히 바라고 소망해야 얻을 수 있단다."


판타지 동화 속 여행 전에 작가는 '상상해서 그리기' 코너를 통해서 우리들의 상상력을 끄집어내려고 한다. 물론 나이 듦과 반비례하는 빈곤한 상상력으로 그리기는 포기했지만 이 책이 가진 특별함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2권을 준비해둘 걸이라는 아쉬움이었다. 판타지 여행이 마음속 여행과 연결될 것 같다는 생각을 어서 빨리 확인하고 싶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스토리와 현대 미술 작품들 같은 그림들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멋진 판타지 여행이 던져주는 삶의 의미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만나보길 바란다.


"소미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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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인터넷 - 지구를 살릴 세계 최초 동물 네트워크 개발기
마르틴 비켈스키 지음, 박래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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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플랑크동물행동연구소소장이자 콘스탄츠대학교 생태학 교수 마르틴 비켈스키가 들려주는 재미나고 흥미로운 동물 이야기를 만나본다. 생태학자들이 20여 년에 걸친 노력 끝에 구축한 '동물인터넷(ICARUS)'에대한 촘촘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동물 인터넷》 샘플북으로 접해보았다. 동물인터넷이란 동물 몸에 부착한 송신기를 우주정거장에 설치한 수신기와 연결해 지구 전역의 동물 생태를 관찰하는 일종의 사물인터넷 시스템이다.


이카루스(ICARUS) : International Cooperation for Animal Research Using Space 우주를 이용한 동물 연구 국제 협력의 약어.


샘플북에는 이카루스의 탄생 과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멈추게 될 때까지의 흥미로운 이슈들을 몇 가지 보여주고 있다. 대장 바다사자를 피해 인간의 텐트로 들어온 아기 바다사자 카루소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지라는 이름을 얻은 황새의 사연도 보여준다. 밥을 달라며 문을 두드리는 황새를 상상할 수 있을까? 각 동물 개체에 맞은 '인식표'를 개발해가는 어렵고 지난한 과정도 들려준다. 끝으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멈추게 된 이카루스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나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들려주려고 한 이야기의 핵심은 모두 담고 있는 듯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야생동물들의 돌출행동을 기록으로 알게 되고 또 그들의 행동에서 자연의 이야기를 찾고 있는 멋진 생태학자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카루스 프로젝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샘플북에서 접하지 못한 다른 동물들의 재미난 에피소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새의 등에 부착한 송신기 사진 출처 이카루스


맛보기 작은 분량의 책이 이 정도의 몰입감을 가지고 있다면 완전체《동물 인터넷》의 깊은 맛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만으로도 놀랍다.


"휴머니스트로부터 샘플북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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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덕의 세포 리셋 - 만성피로, 만성질환, 가속노화에서 평생 해방되는 법
김덕수(닥터덕) 지음 / 김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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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닥터 덕'을 운영하는 포항 닥터웰의원 원장 김덕수 박사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기능 의학 functional medicine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저자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춰 질병의 원인을 찾아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약물치료에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많은 고민을 거듭하던 중 환자의 식습관 등 생활 패턴 전반에 걸친 접근을 통해서 몸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 방법에 매료되어 현재까지 '기능의학'을 활용한 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의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능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닥터 덕의 세포 리셋》에 담고 있다.


p.13. "세상에 못 고치는 병은 없다. 못 고치는 습관만 있을 뿐이다."


본문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록'에서는 많은 연구 결과를 보여주며 적절한 비타민 섭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1장 세포, 어떻게 리셋할 것인가에서는 개인별로 가진 유전자 문제가 다르고 생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올바른 비타민 섭취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시작부터 새로운 의학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 무척 흥미롭다. 2장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성인 질환인 고혈압, 암, 당뇨 등 많은 질병들에 대한 약물치료와 기능의학의 접근 방법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비만이 당뇨의 원인은 맞지만 더 큰 발병 원인은 '잔류성 유기화학 오염물질'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보여주고 있다.


3장에서는 '장' 건강 관리법에 대해서 촘촘하게 들려주고, 4장에서는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병들(원형탈모, 백반화 등)을 '면역체계'라는 관점에서 풀어주고 있다. 5장 매일 더 건강해지는 법에서는 기능의학이 강조하는 건강 상식들을 들려주고 있다. 저염식으로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정말 건강에 좋기만 할까? 아침마다 누룽지탕을 먹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단백질과 수면의 질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또 장과 뇌는 어떤 관계일까?


'기능의학'이라는 용어부터 낯설었지만 저자의 친절한 설명으로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또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비타민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수용성과 지용성과 같은 기초부터 적당한 복용량까지 전문 의사의 진료와 검사를 통해서 내게 필요한 비타민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약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의학'이라는 새로운 의학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약물치료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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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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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중학생이 발로 뛰며 만드는 추리소설을 만나보았다. 주인공 오지은과 심해영은 2년 전 진송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던 화재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지은이가 동아리에서 쓸 추리소설 소재로 이 사건을 선택하면서 '심해어''싸이보그'가 뭉치게 된 것이다. 솔직히 조금 의외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다름''틀림'이 아님을 제대로 보여주는 파트너들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또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에너지원이 되어준다.


사건 관계자들을 인터뷰해가던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의 두 친구는 화재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을 것 같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캠핑 행사를 즐기던 초등학생들의 증언과 cctv가 가리킨 범인과 두 아이가 찾고 있는 범인은 무언가 모를 괴리감을 보인다. 그런데 진실에 조금씩 다가설수록 위험의 어둠도 더욱 짙어진다. 결국 지은의 할아버지 집에 불이 난다. 점점 높아지는 위험의 수위는 싸보 지은과 심해어 해영의 걸음을 멈출 수 있을까? 정말 진실은, 범인은 따로 있는 것일까?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아이들에 대한 이해는 이번 작품에도 자주 눈에 들어온다. 따뜻한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늘 재미나고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밑바탕이 되는 것 같다. 작가 김하연의 따뜻한 마음은'창작 노트'에도 잘 담겨있다. 실제 존재하는 동아리(삼현여중 추리소설 창작반)를 찾아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들려주고 있다. 특서청소년문학 작품들이 가진 많은 매력들 중에서 가장 큰 매력은 '창작 노트'인 것 같다.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창작 의도나 창작 과정은 흥미나 재미를 넘어 배우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발로 뛰는 부지런한 명탐정의 탄생과 싸보심해어의 멋진 콤비네이션을 만나보길 바란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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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풍습 - 제대로 알고 싶은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양지영 옮김, 치바 코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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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일본의 불교 종파 조동종 호린지의 24대 주지로 다수의 매체를 통해 불교의 가르침과 삶의 태도를 소개한 치바 코지가 들려주는 일본의 풍습을 만나보았다. 제대로 알고 싶은 《일본의 풍습》은 우리나라와 이웃하고 있는 일본의 세시 풍속에 관한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을 다양한 도표와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로 알기 쉽게 표현하고 있는 책이다. RHK 출판사의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중의 한 권이다.


우리와 비슷한 풍속도 있었고 낯선 풍속도 있어서 읽는 재미와 속도를 배가 시켜주었다. 부르는 명칭은 달랐지만 친숙한 풍속을 만날 때면 쉽고 편안하게 지나갈 수 있었고 낯선 명칭과 풍속을 만났을 때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책 표지에 보이는 재미난 질문들의 답을 찾아보는 재미는 이 책이 가진 매력 중 하나이다. '왜 미네키네코는 오른손을 들고 있을까?' 왼손을 들고 있는 마네키네코는 잘못 만든 것일까? 우리에게도 친숙한 '춘분'이 왜 국가 공휴일일까?


책은 서장 풍속에 대해 알자를 시작으로 계절 순으로 일본의 풍속을 설명하고 있다. 3월 3일 히나마쓰리를 시작으로 2월 3일 세쓰분으로 본문 4개 장으로 정리하고 한 사람의 일생과 관련된 풍속들을 5장에서 따로 출생부터 장례 절차까지 자세하게 짚어준다. 그리고 '부록 알아두어야 할 예절'에서 일본의 다양한 예절을 소개해 주고 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일본인들이 돈가스를 먹는 연유도 흥미로웠고 생후 한 달 된 아이의 이마에 견犬자를 그리는 독특한 풍습도 만날 수 있었다.


일본을 잘 알고 그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본인들과 조금 더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 기회를 선물하는듯했고 여행으로만, 역사책으로만 일본을 알고 있던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본인들의 삶을, 일본의 문화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는 듯했다. 일본의 문화를 조금 더 알 수 있게 해주는 선물 같은 책이다.


"RHK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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