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303. 다른 곳과의 비교는 부족함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아지기 위한 새로운 영감을 주는 용도일 때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을 방문하면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일 것이다. 그런 익숙함이나 일상이 주는 편안함은 새로운 변화 자체를 불편하게 받아들이게 하곤 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도시>를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다. 너무나 익숙했던 공간들의 새로운 의미를 접할 수 있었고 그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이어져온 까닭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살아온 세월만큼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임우진이 들려주는 인문학 도시 이야기는 서울과 프랑스의 도시를 바탕으로 동서양의 도시 시스템을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어서 몰입감을 더해준다. 두 문화권의 도시 생성 과정과 그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모습의 도시를 보여준다. 너무나 익숙해서 볼 수 없었던 도시의 보이지 않던 부분들을 편안하게 둘러보게 해준다. 

총 2부 10장으로 구성된 책은 10개의 주제로 도시의 보이지 않던 공간과 도시 시스템에 대해 들려준다. 그리고 많은 사진들과 그림들은 해당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공간으로서 도시가 가지는 의미를 들려주며 우리와 서양의 시스템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근본적인 차이는 우리는 사람들이 '지킬 것'이라는 선한 행동에 초점을 맞춘듯하고 서양은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듯하다. 흥미로운 접근이 지루할 틈 없이 책장을 넘기게 한다. 


p.199. 한국인에게 '방'이란 이렇게 '남'과 '우리'를 구분해 주는 공간적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저자는 두 문화권의 도시 생성 과정의 차이를 '길'에서 찾는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서양의 도시는 '길'이 먼저 생기고 그 길을 따라 생성되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도시는 집이 먼저 생기고 집들을 연결하는 '길'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두 문화권은 길을 대하는 것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도시 생성 과정은 '광장'이라는 의미도 다르게 다가선다. 우리에게는 광장은 없었지만 동네 어귀마다 평상은 있었다. 


p.146. 그래서 한국의 길은 또한 광장이기도 하다.


저자와 함께 한 즐거운 도시 여행은 '사람이 먼저인 도시'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게 했다. 이제는 한강변 도로를 지나면서 푸른 산을 볼 수 있는 구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자리는, 그 공간은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섰다. 공간의 변화가 삶의 변화를 만들고 있다. 그 변화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사람이 먼저인 도시를 꿈꾸게 하는 멋진 책이다.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