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 역사학자 이덕일, 공자와 논어를 논하다!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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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이덕일 지음/ 옥당 출판

  

  고교 시절 윤리 시간에 동양 종교 사상의 하나로 배워왔던 단편적 유가 사상이 내가 아는 지식의 전부이다. 그 때 기억으론 공자의 사상은 이상 세계를 추구하는 초현실적 사상으로 여겨졌고 자본주의에 물든 현실 세계에서 허무한 메아리로 들렸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 공맹 사상은 현실주의와 실용주의 무게 앞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을 뿐더러 보편적 상식 以上(이상)을 요구하는 막연한 理想(이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내가 아는 논어의 전부는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로 학문의 정진 또는 배움의 희열 정도의 뜻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 속에 감추어진 學(학)의 의미와 배움의 도에 대한 심오한 이치를 이해한다는 것은 공자가 되지 않으면 어려울 성 싶었다. 논어를 통해 공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그 삶을 관조해 본다는 것은 나에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공자의 눈을 통해 현실을 보고 부조리한 사회를 개혁하려 했던, 그것도 도의와 철학을 통해 변화하고자 했던 그의 정신과 의지를 행간을 통해 읽어 갈 수 있었다. 나의 선입견과 단편 지식의 무모함에 대한 경계도 더불어 허락했다. 공자는 나의 눈으로 볼 때 분명 현실주의자였고 현실 속에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고자 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면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정신과 물질의 풍요를 공자는 그의 사상을 통해 피력했고 그 노력의 중심에 섰다.    조선 성리학이 갖는 이론과 명분의 허세를 조선 왕조 붕괴의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성리학이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논어 해석에 중심에 섰던 주자나 후대 학자들의 편협한 시각이 현실 문제를 외면한 空理(공리)로 변질시켜 버린 데 있는 것이다. 논어를 학문으로 이해하고 접근했기에 공자의 삶과 심오한 노력을 놓치고 만 것이다. 결국 백성과 더불어 공존해야 이유를 망각하고 사대부 지배계급의 통치 수단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21세기 속에 우리는 논어는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공자가 진정 말하고자 했던 그 의도를 논어를 통해 되짚어 보아야 한다. 2,500년 전의 공자와 우리는 논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조심스럽게 소통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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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 산책 2 - 20세기, 유럽을 걷다
헤이르트 마크 지음, 강주헌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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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 산책 2

헤이르트 마크/옥당


   2011년 7월 노르웨이의 오슬로, 유소년 캠프가 열리던 평화롭던 해변의 한 마을이 순식간에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지옥으로 변했다. 32살의 무장한 한 남자가 무차별적으로 가한 총격으로 77명의 젊은이들이 살해되었다. 그는 전형적인 백인 남성으로 현장에서 붙잡혀 연행될 때에도 얼굴빛하나 변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자신의 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언론에 집중 보도되고 있다는 사실에 흡족한 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태연하게 행동했다. 요즘 그의 재판이 시작되어서 그의 기이한 얼굴을 TV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노르웨이가 이슬람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되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 자살 테러를 시도 했으나 자신은 계획대로 죽지 못했으며, 한국과 일본이 이상적인 단일국가라고 말했다는 황당한 주장들을 펼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노르웨이 뿐 아니라 유럽은 큰 충격에 빠졌으며 이것이 단순한 정신적 문제를 가진 개인이 저지른 사건인지, 유럽이 현재 처해있는 이민자의 문제, 경제적,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이후 또 다른 역사 여행 서적을 집필한다면 노르웨이에서는 이 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1권에 이어 2권은 현재와 가깝기에 더 친숙한 역사적 사건들이 등장한다. 나치 독일이 일으킨 전쟁의 기억들, 러시아의 등장, 60년대 비틀스의 등장으로 시작된 문화 격변, 러시아 공산주의 붕괴를 이끌어냈다고 평가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땅 체르노빌에 다시 사람들이 산다는 이야기, 코소보 사태, 아름다운 울림을 주는 발음에도 불구하고 끔찍한 전쟁과 살육의 현장,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의 이야기까지다. 현재의 유럽이 있기까지, 아니 아시아,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까지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저자는 직접 현장을 찾아가 그 시대를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 그 역사적 사건의 어떤 부분을 담당했던 사람들,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사람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끔 아흔을 바라보시는 아버님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일제 식민지를 어찌 어찌 넘기고, 한국전쟁이 터진 후 결혼을 했다고 한다. 큰 아들을 낳고 나서 저녁밥 먹다가 잡혀가 5년을 살고 오니, 아이가 자기도 못 알아보더란 이야기, 양구에서, 춘천에서 휴전을 앞두고 죽을 뻔한 이야기,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지낸 기억들, 그 당시에는 그저 그런 옛날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존자들의 증언하는 유럽의 역사를 기술한 책을 읽다보니 지금 내가 함께 살아가는 이 분들이, 우리가 바로 역사를 이루어가는 존재란 사실이 깨달아진다. 몇 달 후면 유럽을 갈 텐데, 유럽을 여행할 때도 아름다운 성, 번화한 도시의 모습, 박물관에 감탄하기보다는 이들이 살아온 과거의 시간을 읽으려고 노력하며 현재의 유럽을 본다면 훨씬 중요한 것을 경험하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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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 산책 1 - 20세기, 유럽을 걷다
헤이르트 마크 지음, 강주헌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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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 산책 1

헤이르트 마크/옥당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부와 명예를 누리며 언제나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이 어느 날 보니 서서히 흔들린다. 여전히 멋져서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고뇌는 깊어 보인다. 내가 보는 지금의 유럽의 모습이다. 복지, 교육, 문화, 경제, 전 세계를 이끌며 큰 소리 치던 유럽이 금융위기, 실업, 복지, 인종문제 등 복잡한 문제들에 얽혀있다. 한 나라의 문제를 수습하기도 시간이 걸리고 어려울 텐데 여러 나라가 경제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정치인들이 연일 모이고 회의 하는 모습을 보니 참 복잡해 보인다.


  아름다운 지중해의 낭만으로 기억되는 남유럽,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의 일환이었다가 20세기 말 독립한 국가들로 이루어진 동유럽, 대표적인 제국주의의 전형으로 수많은 식민지를 가지고 전 세계를 쥐었다 폈다 했던 서유럽, 극한의 기후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살아온 북유럽, 지역마다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유럽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 책은 20세기 유럽의 역사를 바꾼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통해 현재의 유럽을 볼 수 있게 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해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동유럽, 유럽의 곳곳을 여행하며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왔던 이들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역별 나라별로 굵직한 사건을 겪었던 현장에서 시대별로 다시 이야기는 시작된다. 1권은 1부 ‘구세대의 생존 투쟁’이었다고 불리는 드레퓌스 사건을 시작으로 6부 2차 세계대전의 시작으로 마친다. 2권에서는 본격적인 2차 세계대전, 나치스 독일의 기억, 비틀스, 체르노빌 등 보다 현재에 가까운 역사적 이야기가 펼쳐진다.


  ‘20세기, 유럽을 걷다’란 부제에서 보듯 저자는 네덜란드 기자출신의 여행가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과 암스테르담 대학에서 법학, 사회학을 전공하고 기자로 활동했으며, 미국, 아시아, 동유럽 등지의 여행 보도 기자로 명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역사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들려주는 20세기의 유럽 이야기, 처음에는 그 방대한 양에 기도 눌리고 약간의 저항감도 생겼다. 하지만 언제 내가 이렇게 자세히 유럽의 곳곳을 들여다보며 말도 안 통하는 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친절한 안내자인 저자와 함께 여행하며 사람 냄새나는 허름한 유럽의 어느 골목 카페에서 지역 신문을 펼쳐 놓고 읽고 있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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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대륙, 아메리카 - 콜럼버스 이후 정복과 저항의 아메리카 원주민 500년사
로널드 라이트 지음, 안병국 옮김 / 이론과실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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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대륙 아메리카

로널드 라이트 지음/ 안병국 옮김/이론과 실천

 

얼마 전 상영 중인 영화 가운데 예매율 1위라는 영화 한 편을 관람했다. 지구로부터 외계 행성으로 강력한 전파가 송달되고 발달된 과학 문명을 등에 업은 외계인이 지구 정복을 목적으로 삼고 출현하였으나 현명한 지구인들은 힘과 뜻을 모아 지구를 지켜낸다는 만화 영화 같은 스토리를 담고 있었다. 내용보단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할리우드 대중성이 관객에게 많이 어필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영화에서 외계인의 출현을 놓고 주고받는 대사가 요즘 아메리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외계인 콜럼부스가 우리 지구의 잉카, 마야 문명을 파괴하러 왔구먼. 옛날의 스페인들처럼...’ 지금 올바른 시각을 가진 현대인들은 1492년의 사건을 신대륙 발견이라 말하지 않는다. 침략이며 강탈로 풀이하는 것이 정확한 인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승자의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억지로 짜 맞춘 명분 속에 왜곡되어 기록되어 왔다. 신라의 역사가 그렇고 조선의 역사가 그러하다. 심지어 얼토당토않은 식민지사관은 우리 역사 뿌리를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우리가 인식한 역사관은 약소국이기에 소수민족이기에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론에 입각하여 이해하고 해석해 왔다. 더 나아가 주변국으로 치부된 그 나라는 높은 수준의 문화마저 폄하되기 십상이었다. 우린 지금까지 과학 문명의 이기를 앞세워 아메리카를 침공한 유럽인들의 전공을 칭송하고 그들의 개척 의지와 용맹에 탄복했던 우리였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태고 속에 잠들어 있던 마야, 잉카 문명이 몇몇 고고학자들이 발굴을 하게 되면 그 신비로움에 감탄하는 게 우리의 보편적 반응이었다. 다시 말하면 미개부족으로 여겨졌던 그들의 문명이 오리엔트 고대 문명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사실에 대한 단순한 경이감 나타낸 것이다. 그들의 우수한 문명이 잠들어 있어야 하는 이유와 강탈당한 역사의 흔적을 우리는 들추어 보질 않았다. 이 책에선 강탈당한 아메리카와 찬란한 그들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비록 원시 자연 속에 살아왔기에 투쟁 역사에 면역이 약해 실용주의와 합리주의에 휩쓸려 사장되고 말았지만 그들만의 르네상스를 꽃피웠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을 읽어 가면서 1990년대 초 미국의 명배우 케빈코스트너 감독한 ‘눅대와 춤을’ 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 된다. 호적적인 이주민의 침략에 터전을 빼앗기고 척박한 변방으로 축출되어 가는 인디언 부족의 행렬을 보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무엇이 발견이고 신대륙인지... 그리고 무엇이 개척이고 융화인지... 이젠 정확한 시각으로 아메리카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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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나무 여행 내 마음의 여행 시리즈 2
이유미 글, 송기엽 사진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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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나무 여행

송기엽 사진, 이유미 글/진선books


 <내 마음의 나무 여행> 제목도 아름다운 이 책을 새 순이 막 돋기 시작하는 요즘 만났다. 표지의 사진을 보니 산을 오르다 심장이 뛰쳐나올 것처럼 힘들 때 나무 그늘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던 생각이 난다. 그냥 서서 보면 늘 보았던 익숙한 나무와 숲이 머리를 들고 하늘을 배경으로 보면 처음 보는 풍경 같다. 눈부신 햇살 속 새 순들이 꽃보다 더 예쁘다는 시가 맞는 것 같다. 한창 산에 다니던 때 식물을 잘 아는 지인에게 이름들을 많이 배웠었다. 식물의 생김새나 냄새, 줄기에서 나오는 즙의 색깔 등, 그 이름이 생겨난 유래를 재미있게 설명해 주셔서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도록 설명해 주셨다. 지금은 잘 만날 수 없지만 해마다 그 시기쯤이 되면 요즘은 얼레지가 피었을 텐데, 조금 있으면 산철쭉이 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의 정도, 나무와 꽃과의 정도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 지지 않는 것 같다.


이 후에는 가끔 혼자서라도 산에 가면 너무 아름다운데 이름을 알 수 없어 안타까운 나무들이 눈에 띈다. 저렇게 크고 저렇게 잎이 울창한 나무에서 어떻게 저렇게 화려한 꽃들을 피워낼 수 있는지 혼자서 감탄할 때가 많다. 이 책 덕분에 이제는 이름을 모르는 그 나무의 이름을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3월부터 12월, 1월, 2월까지 계절 내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어느 산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나무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특정한 섬이나 지역에서만 자라는 귀한 나무들까지 다양하다. 내가 보았던 나무들, 못 보았던 나무들, 이렇게 책으로 한번 보아두면 언젠가 만나서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2년 전 국립 수목원 가까운 동네로 이사를 했다. 광릉수목원에서 국립수목원으로 이름이 바뀌고 관람도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다. 평일에는 시간을 낼 수도 없고 예약을 하기도 번거로워 항상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하고는 못가는 곳이 그 수목원이다. 저자는 산림과 식물에 대해 공부하고 현재 국립수목원에서 일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식물에 대해 공부하고 현재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저자와 오래 야생화를 공들여 찍어온 사진작가가 만나 싱싱하고 한창 물오른 4월의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나무 같은 책 한권이 만들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산에 오를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 분께도 이 책을 보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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