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리더십 - 가슴이 따뜻해지는 메리 케이 경영 이야기
메리 케이 애시 지음, 임정재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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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취향이 조금씩 다르긴 해도 여성들이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색 중 하나는 바로  핑크색일 것이다. 단순한 티셔츠부터, 립스틱, 향수, 필통, 다이어리, 신발, 화장품 케이스, 커튼, 머리핀 등 핑크색은 어린 소녀부터 나이든 여성에 이르기까지 몇 개는 가지고 있고, 또 갖고 싶은 욕망의 색이다. 또한 화사하고 아름답고 여린 여성들의 마음처럼 핑크색은 아름다운 여성을 대변하는 색이다.  
  <핑크 리더십>은 제목에서 풍기는 핑크란 이미지처럼 부드럽운 여성의 마음과 따뜻한 모성애로 자식을 이끌듯 부하 직원들을 이끌어온 메리 케이사의 창립회장 메리 케이 애쉬의 경영 철학을 정리한 책이다.
그녀는 48세 때 5천 달러로 회사를 설립하여 20년도 되지 않아 미국 최대의 화장품 회사로 메리 케이사를 발전시켰으며 그 후 세계 37개 국가에 진출 하여 많은 경영 이익을 창출하였다.

 화장품 상표에 익숙하지 않아 약간의 정보를 더 얻고자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국에도 <메리 케이 코리아>란 상표가 있다. 홈피를 방문해서 구매자들의 후기를 읽어보며 화장품 값을 살펴보니 웬만한 한국의 고가 화장품의 가격과 비슷비슷하다.
창업자 메리 케이의 경영 철학은 크게 23장으로 정리되어 있다.    첫 장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잘 알고 있는 황금률로 시작한다. 마태복음 7장 12절의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가 회사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예전에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아서 액자에 걸어 놓고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해본 적이 있다. 어느새 내가 먼저 했던 배려와 사랑이 내게로 되돌아오는 것을 느끼고 감동한 적이 있다. 가끔 일상에서 잊어버리고 살지만  ‘남에게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먼저 남을 대접 하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정말 훌륭한 자세이다.  특히 남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회사 내 리더가 이 골든룰을 마음에 품고 조직에서 실천한다면 그 조직구성원들은 개인적으로 평안과 행복감을 느낄 뿐 아니라 한결 쉽게 성취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그녀의 경영 철학은 보통 냉혹한 경쟁사회에서 우습게 여기는 가치들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우리의 골든 룰, 즉 ‘첫째는 신앙, 둘째는 가족, 셋째는 일’이라는 원칙을 지키면 누구나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 같은 경영 지침을 바탕으로 본사, 판매사원, 임원 등 지위에 따른 차별이 없는 공정함으로 모든 사원을 대하고 철저한 성과에 의한 승진체계로 운영된다.
철저히 회사의 경영 마인드와 기술적인 부분을 교육한 후 현장에 투입, 성과가 없는 직원은 그 사람의 성향에 맞는 적합한 부서로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참여해서 만든 것을 지지한다.’는 원칙에 따라 어떤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사원들의 의견을 구함으로써 모든 사원이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참 놀라운 일이다.  

일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그러나 한 개인의 가장 소중한 부분인 가족을 더 우선시 하도록 배려하고 지원하는 회사, 요즘처럼 과연 취업이 가능할 지, 혹은 언제 해고될지 불안에  떨고 있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이런 회사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배려 깊고 주관이 뚜렷한 여성기업인, 메리 케이의 경영철학은 경영인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혜롭게 경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삶의 원칙들과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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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편지 - 유목여행자 박동식 산문집
박동식 글.사진 / 북하우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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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 친구의 편지가 도착하듯 한 권의 책이 도착했다.
표지는 메콩 강변의 붉은 노을이 담긴 사진처럼 땅인지, 바다인지 모를 붉은 빛과 그 너머 하늘의 신비로운 보랏빛으로 빛난다. 편지에 찍힌 우체국 도장은 내가 가보지 못한 먼 나라의 향기로운 냄새가 묻어오는 듯하다. 흙냄새, 강물의 냄새, 온갖 나뭇잎과 단 열매의 냄새....
양팔 저울 가득 묵직한 물건을 어깨에 매고 천천히 걷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
그 사람은 내가 꼭 한번 써보고 싶은 베트남 모자를 쓰고 있다.


책 제목처럼 <여행자의 편지>는 저자가 여행 중에 쓴 산문과 편지를 모아 엮은 책이다.
그는 한 두달, 혹은 여러 달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싱가폴, 인도, 태국 등 주로 동남아시아 곳곳을 여행하였다. 꽤 긴 시간을 그 지역에 머물며 버스로, 자전거로, 혹은 걸으며
그 곳의 은밀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그가 여행하였다'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이라기보다는 '그 땅에서 잠시 살았다'라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 같다.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사는 곳을 옮겨 다니며 살아가는 '유목민',
대부분의 사람은 잠시 여행을 하고 곧 집으로 돌아와 인생의 대부분을 집 근처에서 보낸다.
그러나 유목여행자인 저자에게는 일상이 여행지이고 집 또한 여행 중 잠시 거치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그리운 정거장이나 숙소일 것이다.


그가 전해주는 이곳 저곳의 모습을 전해 들으며 저자가 몇살인지 자꾸 궁금해진다.
몇 살인데 이런 험한?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좋겠다. 지금 나도 이 사람처럼 떠난다면 이런 행복감을 맞볼 수 있을까?
그런데 그는 여행이 늘 행복하지만은 않다고 한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이 땅 어디든 사람이 살아가는 곳은 가난과 질병과 수 많은 상처들이 뒤엉켜 존재하는 서글픈 땅인데 어떻게 안 그렇겠는가. 그가 보내주는 찬란한 원시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풍경과 그 풍경 속 순박한 미소와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과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그의 여행의 서글픔도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의 삶또한 긴 여행이라는 지혜로운 친구의 말이 자꾸 생각난다.


' 어쩌면 나는 어느 순간부터 여행과 삶을 동일시하며 우리의 삶 또한 긴 여행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행을 통해 끊임없는 이별 연습을 하고 있었는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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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 Life - 안네와 마르고트 프랑크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
배리 데넨버그 지음, 장은비 옮김 / 이지출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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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데넨버그 지음, 장은비 옮김/이지출판

 

내가 안네 프랑크를 만났던 건 아마 그녀의 나이 비슷한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시절이었다.

비밀 창고였던 비좁은 건물의 한 칸 방에서 3년간을 살았던 한 소녀, 감수성 예민하고 생기발랄한

그 소녀는 그곳이 죽음이 시시각각 그녀를 덮쳐오는 무시무시한 장소가 아니라

마치 어른들 몰래 숨어 그들만의 재미있는 놀이를 하듯,

그렇게 매일을 삶을 활기차게 기록해 두었던 안네 프랑크. 그녀의 일기를 만났던 어느 누구도

안네를 잊지 못할 것이다.

<SHADOW LIFE> 란 이 책은 그런 안네의 삶을 안네의 목소리가 아닌

그녀와 함께 했던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재현해주고 있다.

안네의 가족, 안네의 착하고 지적이고 아름다운 언니, 무한한 애정을 간직한 그녀의 엄마,

자신보다 더 딸을 사랑했던 그녀의 아빠의 목소리를 통해서

그리고 수용소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안네와 그녀의 언니 마르고트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유태인 대학살의 부끄럽고 참혹한 역사적 사실이 우리의 기억너머 저 편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이러한 책이, 그리고 영화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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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산행기 - 평일에 산에 가는 나, 나도 정상에 서고 싶다
김서정 지음, 지만 그림 / 부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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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잘하는 운동 하나 없이, 아니 잘하는 운동이 없다기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에 주눅들 정도로 소질이 없었던 나는 시간을 정해 놓고 운동을 한다거나, 산에 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시간이 참 많은 사람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했을 정도로 몸을 움직이는 일에 무관심했었다.
그래도 어쩌다 한번씩 가게되는 산행은 필자처럼 정말 헉헉 대며,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정상에 서서 뭔가를 해 냈다는 뿌듯한 성취감에 다음날부터 며칠간 팔다리에 알이 생기고 계단도 잘 걸을수 없는 통증을 참아내곤 했었다.
그렇게 육체적 단련과는 먼 생활을 하던 나에게도 어떤 계기가 있어 조금씩 탁구도 하게 되고
스포츠 댄스도 하게 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한달에 두 세번은 가까운 산을 오르게 되면서
점점 병원비로 지출하는 액수가 줄어들더니,
급기야 올해는 연말 정산을 위해 인터넷 국세청을 방문했더니,
의료비가 만원 이하로 나오는 기적적인 일이 일어났다.
감기로 한 겨울 내내 고생하며 링겔을 맞춰달라며
병원에 가서 스스로 눕던  때가 몇 해전인데
운동의 효과가 이렇게 클 줄이야 나 자신도 놀라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산을 오르는 재미는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말로
해도 소용 없는 것 같다.
등산의 의미, 등산 기술, 등산의 효과 등  이런 저런 지식을 머리에 끌어 모아봐야 
그냥 이론일 뿐, 저자의 말처럼 '눈으로만 읽지 말고 가서 밟아 보자'란 말이 정답인 것 같다.
북한산, 도봉산은 수도권에 살았던 사람들은 누구나 한 두번은 가보았듯이
나도 이십여년전 친구들과 서너번은 가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탓도 있겠지만 책 속 북한산의 모습은 정말 내겐 낯선 산이었다.
이런 곳도 있었어?
이런 역사적 의미가 있었어?
우리 국토에서 수도 서울의 한 복판에 웅장하게 솟은 이런 멋진 산이 있었어?
하며 새삼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북한산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산행에 대한 아무것도 모를 때 우르르 어울려 갔던 북한산, 도봉산이
이 책을 통해 잊고 있던 옛 친구가 사무치게 보고 싶을 정도로
40대의 내 앞에 되살아났다.

<백수산행기>는 할인점에서 산 헐렁한 파카 가방에 김밥 2줄 비닐봉지에 넣고,
믹스커피와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챙겨 줄레줄레 북한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싶게 하는
그런 책이다.
산들머리에 이르면 동네 오빠 같은 저자가 날 기다리며
왜 이제 오냐고 산행 경로는 걱정말라고 앞장 서서 으쓱대며 걸어가는
행복한 산행이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산행에 기겁을 하는 나로선
평일에 노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백수산행기> 한 권 배낭에 넣고
서울로 나들이 갈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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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클래식 2
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애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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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애 옮김/지만지/2009

몇 년 전 캐리비안의 해적의 배우, 키이라 나이들리가 출연했던 영화 <오만과 편견>으로 제인오스틴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오만과 편견>이란 차분하고 이성적인 제목과 달리 영화는 초반부터 무척 산만하여서 한껏 들떠있는 상류층 아가씨들의 내숭과 수다스런 분위기로 내내 이어져, 마침내 중간에 리모컨을 꺼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설득>을 만나고 난 후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영화가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제인 오스틴의 문장의 참 맛을 느끼게 된 지금은 그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오만과 편견>을 다시 볼 수 있을 듯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오만과 편견>에 나처럼 ‘설득’되지 못한 사람들도 <설득>을 읽으면 제인 오스틴의 문장에 마침내 ‘설득’되고야 마는 것 같다.

제인오스틴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의 영국 여류 작가로
20세부터 작품을 써서 42세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오만과 편견>, <설득>, <분별력과 감수성>, <맨스필드 파크>, <에마>, <노생거 사원> 까지 6편의 소설을 완성하였다.

<설득>은 영국 전원 마을을 배경으로 감수성 예민한 젊은이들의 사랑과 인간의 삶에서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를 차분하게 생각하게 하는 진지한 소설이다.
따듯하고 지적이며, 사려 깊은 마음을 지닌 앤 엘리엇과 명문 귀족 가문인 그의 가족들, 그들의 주변 인물들은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명예와 지위, 외모 등에 남의 시선과 찬사를 받는 것이 생의 가장 큰 기쁨이자 목적인 사람, 부를 축적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선적이고 세속적인 사람,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만족함이 없이 끊임없이 불평하며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돕는 것에서 삶의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 등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또한 한 사람의 마음속에도 나약함과 강인함, 배려와 냉혹함, 냉정과 열정, 주저함과 용기 등 많은 가치관이 충돌하고 갈등하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녀는 젊은 시절에 어쩔 수 없이 신중함을 선택하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로맨스를 배우게 되었다. 자연스럽지 못한 발단에서 빚어진 자연스러운 결말이었다.’ 

부서질 듯 아름다운 젊은 시절, 앤은 어쩔 수 없는 신중함에 설득되어진다.
인생이 바뀔 만큼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결국은 누구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에 설득되어졌으며 사랑했지만 떠나야 했던 사람 역시 긴 시간동안 상대방과 자신의 분노에 설득되었던 것이다.

 늦가을의 애잔함을 닮은 책, 그 안에 삶의 성숙한 아름다움을 담은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삶의 자연스러운 결말에 이르는 사색의 길로 떠나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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