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 시골촌뜨기에서 권력의 정점에 서다
소마 마사루 지음, 이용빈 옮김, 김태호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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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인류는 새로운 인물을 통해 변화를 모색해 왔고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주의의 주류라 일컫는 중국은 마오쩌뚱에서 덩샤오핑으로 장쩌민과 후진타오로 이어지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다. 그와 함께 13억의 중국을 책임질 차기 지도자로 새롭게 부각된 인물이 바로 시진핑이다. 변화의 길목에 서 있고, 역사의 굴곡진 부분도 많아 그 책임이 막중하지만 중국 미래의 대안으로 제시된 인물로 여겨진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지도자는 국난을 극복하거나 난세를 평정하고 부국강병을 이룩했던 인물들로 기억한다. 아니면 온갖 편견과 불의에 맞서 당당히 승리하고 한 국가의 위엄 있는 지도자로 우뚝 선 인물로 이해되기도 한다. 정확히 말하면 급변하는 어지러운 시기에 그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영웅적인 인물을 기대하고 어느 정도 백성의 요구에 부합하여 세워졌던 인물이 대분이었다. 어쩜 시대와 사건이 시대적 인물을 만들었고 그 인물들이 민족이나 국가의 지도자로 인정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도 이러한 인물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탁월한 안목을 가진 미래지향적인 인물이 요구되는 시대다. 급변하는 시대에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세계 속에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일 성 쉽다. 특히, 중국은 세계 속에 크고 작은 분쟁과 독특한 민족 정서로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의 새 물결과 함께 유입된 서구 자본주의 찌꺼기들이 보수 사회주의 전통을 고집하고 고착화된 중국을 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개방주의 물결 속에 국민 정서의 변화와 전통 사상의 지각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국가를 안정시키고 세계 속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지금 중국의 차기 지도자의 요건이다. 차기 지도자로 지목된 시진핑이 시대가 요구하는 여러 덕목에 부합되는 면이 많다. 섬세하고 사려가 깊은 성격과 공산주의 이론에 정통하고 밑바닥부터 걸어 온 삶의 과정을 통해 민중에 대한 이해가 다른 지도자보다 탁월하다. 지방민이나 소수민족에 대한 원만한 정책 추진이나 국제 관계에 대한 이해력이 약점으로 노출되기도 하지만 현 중국을 대변하고 지켜나갈 가장 합당한 지도자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다.
지도자는 많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 과정 속에는 철이 단련되는 것처럼 많은 인내와 끈기를 필요로 한다. 굴욕과 수치를 감내하고 민중과 함께 어렵고 힘든 삶의 고충을 헤아려 보는 실천이 있어야만 시대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다 본다. 시대에 따라 국가와 민족이 요구하는 지도자 다르겠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중국의 차기 지도자는 시대가 요구한 공통분모를 많이 가지고 있는 지도자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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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 시작하라 - 성공하는 사람들의 먹히는 유머 전략
이상훈 지음 / 살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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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 시작하라
이상훈/살림

참기름 사건에 대해 토론해보자. 시어머니가 며칠 전부터 노래를 부르신다. 시골 큰댁에 참기름을 좀 보내달라고 말해 놓았는데 그게 오면 짜서 남편을 먹인다는 것이다. 다 같이 먹는 게 아니고 남편을 먹인다고... 그럼 우리는? 축농증에 참기름이 좋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으셨는지, 직접 기른 참깨로 짠 기름은 남편 국에 타서 먹이고 우리는 수입깨를 팔아서 먹는단다. 뭘 그러세요. 먹어도 같이 먹고 안 먹어도 같이 안 먹어야지 우리 집에서 그런 것은 있을 수 없어요.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죠. 농담처럼 그렇게 말했는데도 안 들으신다. 나를 설득하려고 하시는지 아주 노래를 부르신다. 귀한 자식 먹이고 싶은 어머니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자식 된 도리는 또 그게 아니지 않는가? 부모님과 아내는 수입깨 참기름 먹고, 자식은 국산 참기름 자기 밥그릇에만 동동 떠다니는 그림,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다시는 그런 소리 못하시게 아주 내가 가서 다 섞어서 짜오고 말리란 생각은 드는데, 어머니 말을 듣는 게 좋은지 내 생각대로 하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다. 당신이 며느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어떤 면에서는 황당한 이런 사건이 유머책을 읽고 있기 때문인지 좀 웃기기도 하다. 웃음, 유머, 살아갈수록 정말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감각이며, 모자란다면 노력해서 길러야 할 능력이 유머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도, 학습도 삶의 습관도 뭐든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은 없다. 유머는 더더욱 그렇다. 지식과 긍정적인 가치관, 여유로운 삶의 습관 등이 어우러져 유머로 탄생된다. 어려운 순간에도 한번 웃고 나면 마음이 풀리며 뭔가 해결책을 찾을 것 같은 긍정적인 생각이 생긴다. 저자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20여년 방송국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PD가 생각하는 유머는 그의 글처럼 굉장히 자연스럽다. 억지스런 유머, 닭살 돋는 것들이 아닌 삶에서 편안하게 녹아나는 유머들은 매력적이다. 이 책은 유태인의 교육법처럼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유머의 기본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평소 이 바쁘고 살벌한 세상에 언제 유머까지 배우고 있어, 하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제 좀 생각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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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압화와 콜라주
모리노 미사코.하야시 미나코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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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압화와 콜라주
모리노 미사코, 하야시 미나코 지음/진선아트북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길가의 풀, 나무들이 가을바람에 알록달록 색을 입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뒹구는 낙엽 중 눈길이 끌리는 잎 하나를 주워 가만히 살펴본다. 아무리 수준 높은 화가가 섬세하고, 선명하게 색칠한다 해도 자연이 주는 색만큼 아름다운 색이 나올 수 있을까. 자연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무늬를 따라갈 수 있을까. 자연이 만들어내는 그 독특한 질감을 낼 수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예쁜 낙엽을 주워 장식도 해보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지에 붙여 보내기도 했을 것이다. <행복한 압화와 콜라주>는 그 행복했던 시절,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게 한다.

진선은 식물도감, 야생화 도감, 캠핑 도감 등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책을 많이 출판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책은 진선아트북이라 되어 있다. 아마 다른 아트관련 책들이 더 있을 것 같다. 압화를 위한 기본 재료와 도구, 기본 압화 만드는 방법, 압화의 종류들과 다양한 압화의 예를 소개한다. 다양한 재료를 오리고 찢어 붙여 만든 작품에 압화를 더한 콜라쥬는 한층 멋스럽다. 추억이 깃든 사진, 편지지, 신문, 산책길에 한 두 송이 꺽어 온 들꽃, 누군가가 사준 한아름의 국화나 장미 등 나의 삶의 시간들이 묻어나는 재료들로 만든 작품은 매일 바라보아도 싫증나지 않을 것이다. 분명 마음이 예쁜 사람이 만들었을 것임에 틀림없는 반짝반짝 빛나는 새 것이면서도 빛바랜 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행복해진다. 중학교 시절, 좋아하는 미술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고 열심히 만들었던 나의 콜라쥬 작품도 생각나면서 다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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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어디에 있는가
허영섭 지음 / 채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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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어디에 있는가
허영섭 지음/채륜/2011

대만의 지도를 보고 있자니 한껏 머리를 높이 올린 콧대 높은 숙녀가 보인다. 동남쪽은 그 숙녀의 옆얼굴이고, 남쪽은 가는 목이고, 북쪽 지역은 머리다. 바다건너 중국 대륙을 바라보며 지금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일본, 중국, 우리나라와 함께 맞물린 격동의 근현대사를 지나 올해 건국 100년을 맞은 대만, 대만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해 고민해보게 하는 한권의 책을 만났다.

주위의 지인들이 대만으로 여행도 많이 갔다 오고, 여행지에서 대만에서 왔다는 분과 잠깐 이야기도 나눠보기도 했지만 내가 대만에 대해 아는 지식은 그리 많지 않다. 언젠가는 한번 가봐야지 생각은 하지만 광활한 중국만큼 볼거리가 많은 것도, 가 볼 곳이 다양하지도 않기에 언젠가는 하는 마음으로 미루고 있다. 내가 아는 대만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전 경제성장을 이루어, 국민소득이 높고, 공공질서가 잘 지켜지는 나라라는 것이다. 똑 같이 공산주의와 맞서 전쟁을 치룬 분단국이라는 것, 그래서 중국이 중공이라고 불리던 시절 정서적으로 굉장한 친밀하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과 수교를 하면서 대만과는 자연히 국교가 끊어져 공식적으로 대사관도 철수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가져온 관심을 대만 건국 100주년을 맞아 정리한 책이다. ‘사진으로 보는 대만 100년’부분을 보면 대만의 과거부터 오늘까지의 중요한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제시대, 중일전쟁을 거쳐 장제스 정부의 사진들, 국기를 들고 전쟁에 참여하러 가는 병사들, 1970년 80년대의 산업화된 모습,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모습, 그리고 2001년 중국과의 첫 직항 편 운항 등 역사적인 장면들이 가득하다. 올해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였을 때 대만해협에서의 미사일 훈련이 일어난 것은 미국과 중국과 대만간의 국제관계에서 어떤 의미일까? 얼마 전 뉴스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개발 연구지원을 결정했다는 보도에 중국의 언론이 들끓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책을 읽다보니 미국의 지원에 중국, 대만이 민감한 반응이 이해가 된다.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북경 올림픽을 성황리에 마치고, 세계 2위의 힘을 자랑하는 중국과 건국 100년의 치열한 역사와 굳건한 경제적 기반을 다져온 대만이 앞으로 어떤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유지해 갈지 관심 있게 살펴야 할 것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도 한국전쟁과 분단 60년이 된다. 어떤 이유로든 대립과 전쟁은 양쪽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길 것이다. 화합으로 함께 살고, 함께 성장해가며 통일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대만과 중국의 관계를 보며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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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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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길

사람이 극한에 몰리면 얼마나 처절해 질까? 그리고 인간의 내몰릴 수 있는 최악의 극한 상황은 어디까지일까? 이육사 시인은 한 치 발 디딜 곳도 없는, 서릿발 칼날 위에 서 있다고 묘사했다. 시베리아 벌판의 극한 속에서 느끼는 겨울은 계절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 소설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겪는 죽음의 현장은 나에게 너무나 생생하게 각인되었고 그 잔영이 아직도 내 기억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 시대의 아픔이니, 식민치하 민족의 서러움이니 이런 식의 설명으로는 감당이 되질 않는다.  


이 소설은 일제의 만주 사변을 기점으로 강제 징병된 조선인의 처절한 삶의 여정이 다큐멘터리처럼 풀어헤쳐진 이야기다. 보통 아버지의 부성애나 향수를 모티브로 휴머니즘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여겨질 수 있지만 이것은 울분과 잔혹함이 선명하게 묻어나는 사실적 허구로 설명된다. 보통 그 시대가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고 인간의 보편적 정서마저 유린당하며 살았다고 하지만 소설에서 묘사한 그대로의 현실이라면 그것은 저주이며 재앙이다. 벼랑 끝에 몰린 인간은 더 이상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굶주린 야수로 돌변해 있었다. 파괴된 인간의 본성을 국가는 정복욕으로, 군대는 군율과 명령으로, 개인은 본능과 경쟁이라는 모양을 가진, 극단으로 향하는 추악함으로 채워 나갔다. 불행이다. 인류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 없어 제 2의 홍수 심판이 있을 차례다.  


‘아버지의 길’은 당시 인류 역사 상 가장 처절하게 인간성이 말살되던 시기에 죽음의 현장으로 내몰리며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무참하게 파묻혀 버린, 잡초 같은 생명을 다루고 있다. 어쩌면 한 인물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작게는 민족, 인류를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격자와 방어자, 가해자와 피해자로 양분시켜 그 책임을 묻고 보상하는 역사적 사건의 단편으로 여기기에는 이데올로기와 탐욕으로 얼룩진 그 시대가 너무나 한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금의 관점에서 되돌아본다면 분명 그 우매함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며 수치를 느껴야 한다. 시대마다 가치가 다르고 이념이 다를 수 있지만 한 줄기의 인간애마저 확인할 수 없었던 그 시대가 원망스럽고 구토증이 일어난다. 도덕적으로 성악설에 기인한 이 작품 속에 잔혹함이 현실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길수 개인의 삶을 통해 절정에 서서 고립되어 버린 비극적 상황과 막연한 희망으로 여겨지는 가족애가 층으로 나누어 섞여지지 않은 처참함을 대변하고 있다. 그 괴리감으로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고 현실에서 내쳐져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는 상황들이 가슴을 죄어온다. 비극과 불행의 정도 차이를 상황에 따라 배열한다면 극단의 자리에 배치되어야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인권이 유린당하지 않고 인류애가 지켜지는 그 날을 기대하며 이야기 속에서 겪은 울분과 아픔들을 배설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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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북스 2011-11-2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리뷰 잘 보고갔습니다. 저희 카페 <독자리뷰>에 올려주시며 회원 여러분과 함께 잘 읽겠습니다. http://cafe.naver.com/hwangso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