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로 시작하라 - 성공하는 사람들의 먹히는 유머 전략
이상훈 지음 / 살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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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 시작하라
이상훈/살림

참기름 사건에 대해 토론해보자. 시어머니가 며칠 전부터 노래를 부르신다. 시골 큰댁에 참기름을 좀 보내달라고 말해 놓았는데 그게 오면 짜서 남편을 먹인다는 것이다. 다 같이 먹는 게 아니고 남편을 먹인다고... 그럼 우리는? 축농증에 참기름이 좋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으셨는지, 직접 기른 참깨로 짠 기름은 남편 국에 타서 먹이고 우리는 수입깨를 팔아서 먹는단다. 뭘 그러세요. 먹어도 같이 먹고 안 먹어도 같이 안 먹어야지 우리 집에서 그런 것은 있을 수 없어요.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죠. 농담처럼 그렇게 말했는데도 안 들으신다. 나를 설득하려고 하시는지 아주 노래를 부르신다. 귀한 자식 먹이고 싶은 어머니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자식 된 도리는 또 그게 아니지 않는가? 부모님과 아내는 수입깨 참기름 먹고, 자식은 국산 참기름 자기 밥그릇에만 동동 떠다니는 그림,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다시는 그런 소리 못하시게 아주 내가 가서 다 섞어서 짜오고 말리란 생각은 드는데, 어머니 말을 듣는 게 좋은지 내 생각대로 하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다. 당신이 며느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어떤 면에서는 황당한 이런 사건이 유머책을 읽고 있기 때문인지 좀 웃기기도 하다. 웃음, 유머, 살아갈수록 정말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감각이며, 모자란다면 노력해서 길러야 할 능력이 유머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도, 학습도 삶의 습관도 뭐든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은 없다. 유머는 더더욱 그렇다. 지식과 긍정적인 가치관, 여유로운 삶의 습관 등이 어우러져 유머로 탄생된다. 어려운 순간에도 한번 웃고 나면 마음이 풀리며 뭔가 해결책을 찾을 것 같은 긍정적인 생각이 생긴다. 저자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20여년 방송국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PD가 생각하는 유머는 그의 글처럼 굉장히 자연스럽다. 억지스런 유머, 닭살 돋는 것들이 아닌 삶에서 편안하게 녹아나는 유머들은 매력적이다. 이 책은 유태인의 교육법처럼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유머의 기본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평소 이 바쁘고 살벌한 세상에 언제 유머까지 배우고 있어, 하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제 좀 생각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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