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코드
나츠메 이사쿠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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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메 이사쿠님의 신간이다.

본편인 슈거코드(슈가코드)에 대해서 아주 짧게 코멘트하자면 이러하다

[ 직업불명의 호색한 안경X 아파트 신참 미형 집주인.!]

 길거리에서 양아치를 물리치고 아저씨를 구한 안경의 어떤 남자를 아키라는 보게 된다.  아키라는 그를 멋있다 생각하며 지켜보는데 갑자기 픽 쓰러지는게 아닌가.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내면서!) 생판 모르는 남이지만 멋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쓰러졌는데 버려두고만 갈수는 없어서,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아파트에 그를데려온다. 이름은 마코토. 비포 에프터가 확실한 이남자, 뭐하는 사람이지?! 라며 아키라는 궁금해하지만 얘기하지 않으면 묻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마코토가 자신이 나쁜 사람이었다면 어쨌을 것이냐며 이렇게 함부로 집안에 들여놓아도 되냐고 묻는다. 허나 아키라는 그렇다면 자신의 사람보는 눈이 안 좋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대답하고는 마코토는 나쁜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할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아파트 부지에 빌딩이 들어선다고 매입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협박을 받던 아키라는 끝내 납치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그때 마코토가 짠~ 나타나면서 그의 정체가 밝혀진다. 

 나츠메 이사쿠님 작품은 하나같이 재밌어서(어디가 딱 꼬집어서 재밌다고 할 순 없지만) 관심있게 보는 작가분 중 한사람이다. 다음 신간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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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1-04-1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마코토.. 은근 잔인한 성격있죠. 싱글싱글 웃으면서 남겨두고 가도 괜찮을거라뉘. 거기서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능... 다른 건 다좋았는데, 거기서 걸렸죠. ㅋ

2011-04-13 21: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마코토도 좋지만, 이상하게 아키라가 좋아요. 그냥 귀엽다고 해야하나. 눈매라던가, 그런 부분들이 너무 좋아요ㅋㅋㅋ 어쩐지 좋아하는 이유가 이상하지만, 그냥 전체적인 마스크가 좋다고 할까요. ㅎㅎㅎㅎ
 
오늘부터 신령님 7
스즈키 줄리에타 글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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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 첫 부분에서는 오랜만에 텐구인 쿠루마가 등장했다! 앞서서 바짝 나오더니 요즘 너무 뜸했었다. 그런 쿠루마의 도움으로 미즈키가 인간세계로 한발짝 나아간 모습이 좋았다. 무엇보다 요괴와 인간사이의 반쯤 걸쳐져 있는 쿠루마의 모습은 위태로워서 매력적이다.

인간은 제외라던 토모에도 슬슬 가드를 풀고 나나미를 보기시작하는 듯하다 !  자신이 던진 대사에 흠칫 놀라고.. 이 누님은 좋으면서도 막상 생각해보니 손발이 오그라드는구나. 하하:)

 6권에서 깨알같이 등장한 키리히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즈모 신의에 참석한 나나미는 대국주신령의 말에 따라 요모츠히라사카건을 해결하러 갔다가 키리히토와 황천계에 빠지게 되면서 끝난다. 키리히토 좋은데~ 악역이 왜 등장안하나 했다.

 8권에서 토모에가 구하러 갈테고 키리히토는 사실 악라왕의 영혼을 지닌 인간이고, 토모에와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자세한건  8권에서 볼 수 있으리라! 얼른 나와라, 기다리고 있다~ ! 

 오늘부터 신령님이 재미있는 건, 토지신이지만 인간신인 나나미가 사자인 들여우 토모에에게 일방적으로 보호받지 않는 점이 역시 좋다. 토모에를 구하러 가는 그런 자세, 좋아!! 그래도 역시 압도적으로 구출되는 쪽이 많긴하다만 :)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굉장히 개성넘친다고 할까. 악마와 돌체도 봤고, 꼭두각시 오데트도 본 것 같은데 오늘부터 신령님 만큼은 재밌게 봤던 기억이 없다. 주인공인 토모에도 좋지만, 미즈키, 쿠루마, 용왕신, 늪지신 등 잠깐씩 출연한 다른 신령들도 짧지만 확실히 잡혀있다. 단지 아쉬운게 있다면 새 인물이 등장하니까 다른 인물들은 뒤쳐진다고 할까.. 주연과 조연의 선이 너무 뚜렷하다고 해야하나.. 권두 인물들은 확실히 그 권에서 활약하지만 그 외에 조연인물들은 활약이 덜하다. 분배를 좀 더 잘하면 좋을텐데~ 나나미와 토모에 이야기만 하기엔 다른 인물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려주면 좋을텐데~ 같이 해결해나간다던가. 꼭 토모에와 나나미만 등장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미즈키도 두번째 사자인데 비중이 너무 작은 것 같도, 쿠루마도 앞에만 바짝나오더니 뒤에서는 찾기도 힘들고~ 그런점이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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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신령님 7
스즈키 줄리에타 글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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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오오 키리히토의 정체가 다음권에서 밝혀지려나! 얼른8권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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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노는 아이들 - 하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윤정 옮김 / 손안의책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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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째서 파리는 죽여도 되는데 나비는 죽이면 안 되는 걸까. 작가는 답하지 않았다. 고즈카는 답할 수 없었다.
 이 질문은 '아이'와 '세타'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작가는 '아이'와 '세타'에게도 이와 같은 애매모한 답을 내린다. 어떤 일이 있다하여도 죄를 저지른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용납하기 힘들 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다 읽고 나면 이런 결말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봐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쉬웠던 부분은 고즈카의 태도였다. '아이'와 '세타'가 누구인지 밝혀지고 난 뒤의 태도는 너무나 담담했다. 물론 분노하고 슬퍼했지만 어딘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너무 드러내지 않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친 여동생이 죽을 정도로 다치고 주변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지는데도 그런 태도라니. 고즈카의 입장에서서 조금 더 고민하는 모습이나 심리적으로 갈등하는 모습도 그려줬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주로 '아이'와 '세타' 위주의 내면 묘사가 압도적이다. 아무래도 '살인 게임'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다가 파리와 나비의 문제 같은 결론을 이끌어 내려면 이들의 입장에서 호소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하권에 들어가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놀라움을 준다. 나도 모르게 당연하게 생각해온 시선들, 관계들이 뒤틀리고 새롭게 조명되었다.

 동요의 숨은 이면적인 의미들은 섬뜩함을 더했고 서로가 낸 힌트를 풀어내는 '아이'와 '세타'는 평범함게 그치지 않았다.

 목을 조여오는 것은 경찰도 아니었다. '아이'가 '세타'의 목을 조여왔다. '소중한 사람들의 생명'이 목을 조여온 것이다.

 정말 '아이'는 누구일까. 끝까지 가서도 의심을 풀 수가 없다. 심지어 책을 덮은 지금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기대하고 있는 건 나뿐일까.

 '아이'는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았다.

  비로서 상권 첫장에, 하권 마지막장에 등장한 이름 '아이'의 의미가 이해되었다.

 

 I  나 자신,

 EYE 상처 입은 내 왼쪽 눈,

愛 그 가치를 인정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哀 불쌍히 여기는 마음,

 i 허수.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藍 아이. 쪽빛.

 

 책에서는  藍 (아이) , 단지 이렇게만 적혀 있었다. 뒤는 괄호를 하고 길게 비워놓았다.

 위의 것들은 어느 것하나 부합하지 않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이 없다.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더 쉽게 와닿을 것이다. 책을 읽을 때, 힌트마저도 손쉽게 눈치 챌 수 있을지도 모른다.  i, θ를 처음에 이공계와 관련지어 생각해보려 했지만(작가가 화학과 관련된 일을 했다고 본듯한데, 작가 설명에는 교육학부 졸업이라고.) 마땅히 떠오르는 것도 없고 힌트도 적어서 다른쪽으로 생각 해보려고 했다. 결국 대부분이 이름과 이름에 의한, 글자와 의미들의 조합이었다. 특히 θ를 따온 의미도 재미있었는데, 작가가 참으로 이름과 엮기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생각했다. 그 외에도 이름 자체에도 상당히 비중을 많이 두며 작중 심리 묘사에도 쪽빛(남색)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았다.

 동요의 의미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 부분은 전혀 몰랐다. 가고메 가고메만이 유일하게 낯이 익긴 했지만 그 이면의 의미는 몰랐었다. 몰라도 읽으면 어딘가 섬뜩해지는 동요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어서 더 섬뜩해진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요를 모방한 살인 사건.

 상권의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이렇게 이름, 글자 자체와 미스터리를 관련짓는 점이 너무 좋았다.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 될수록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이 있는데, 이 인물이 아키야마 선생님(교수로 보면 될듯)이다. 이것도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이분은 경찰보다 낫다고 할까. 사건은 이분이 다 풀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리한 추리와 결정적인 행동력. 사카야마 총감이 아키야마 선생님이 범인이 아닐까라고 말했을 때 그때까지 그를 배제하고 있던 자신에게 놀랐다. 어쩌면 이사람이 '아이'일지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유령 교실' 이야기 이후로도 나는 여전히 아키야마 선생님을 범인 선상에 올려놓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유령 교실' 이야기를 들으면 의혹이 더 짙어져도 이상할게 없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츠키코와 마키 등의 자신의 여제자를 아끼는 마음은 어딘가 섬뜩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유령 교실'도 자신의 제자를 위해서 한 일이기도 했다.

 한가지 의문은 그 '유령 교실'에서 사라진 학생에게 아키야마 선생님은 무엇을 했을까. 무슨 말을 했던 걸까. 이건 독자 상상에 맡겨야 되는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결말을 생각하면 기분이 고양된다. 약간 얼떨떨하면서도 즐겁고 흥분된다. 말도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다. 이런 결말도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계속 범인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이'와 '세타'가 실제로 만났으면 했다는 것이다. 메일이 아닌, '유령 터널'에서 진짜로 말이다. 그래서 '아이'와 '세타'가 짧은 시간만이라도 서로를 보다듬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다 해서 이 결말이 싫은 건 아니다. 오히려 생각과 다르게 빚나가서 좋았다. 이런 결말도 있는 것이다.

 해피엔딩이라 부르기도 새드엔딩이라고 부르기도 힘들다. 죄를 범한 사람이 벌을 받고 깔끔하게 매듭짓는 것도 아니고 해피도 새드도 아니지만 모두가 훈훈하게 끝나는 것만도 아니다. 열린 결말에 가까우면서도 앞으로 걸어갈 방향을 정해두었다. 절망적이고 안타깝지만 한가닥의 희망을 남겨둔 그런 결말. 과연 그걸 희망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상권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리뷰가 되었다. 상권, 하권 구분짓지 않고 써서 그런가.

 <밤과 노는 아이들>은 츠지무라 미즈키를 만나게 된 첫 작인데, 좋은 느낌이다. 작가가 항상 이런 풍의 소설을 쓴다면 작가의 다른 소설 역시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라는 작품을 통해 또 조만간에 뵙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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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노는 아이들 - 상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윤정 옮김 / 손안의책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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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선생님, 파리는 죽여도 되는데 왜 나비는 죽이면 안 되나요?"
 띠지에 적힌 문구다. 읽고 순간 흠칫했다. 만약 내가 이런 질문을 받게된다면 나는 뭐라 말해야 할까. 어정쩡한 미소를 지으며 답을 얼버무릴까?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의 츠지무라 미즈키의 두번째 미스터리, <밤과 노는 아이들>. 과연 청춘 미스터리답게 청춘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절절하게 표현했다. 감상적인 문체에, 매력적인 청춘의 불안정인 내면,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지만 견재하고 시기하는 불완전한 관계. 그런 점을 잘 그리고 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고 의지가 굳지만 여자친구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신경을 쓰고 맞춰주는 츠키코, 뭐든지 열심히 하고 곧고 바르고 꾸준히 하는, 다른 사람들 감싸안고 다정한, 노력파 고즈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심심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붙잡아둬야 될 것 같은 화려함을 지닌 교지, 남을 멀리하는 여자보다 예쁘고 똑똑한 아사기 등 청춘을 불태우고 있는 여러가지 유형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츠키코와 고즈카, 아사기가 주로 화자로 등장한다. 츠키코의 생각하는 부분은 어딘가 자신과 닮아있어서 일부 공감하며 보기도 했다. 고즈카의 그 담담함과 담백함, 성실함, 다정함이 너무나 좋았다. 지나치게 겸손한 점이나 애매하게 넘어가려는 부분은 이 사람 너무 사람이 착한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인상이 좋았다. 아사기는 소설에서 존재하기에 더 그 빛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고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머리까지 좋은 아사기. 청춘 소설에서 이런 사람은 빠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범죄자 하면 추하고 가까이 다가서기 쉽지 않은 사람이 떠올랐다. 하지만 요즘은 외모에 상관없이, 아니 오히려 말끔한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범죄자상으로도 같이 떠오른다. 그래서 안심 할 수 없다. 책 속에 등장하는 누가 범인일까, 다음으로 선택되는 피해자는 누가될까, 누가 'i'일까.

 D대학 공학부의 학생인 고즈카 고타는 미국에 있는 자매결연 대학으로의 유학이 부상으로 걸려 있는 논문 콩쿠르에 응모하게 된다. 수재라고 불리는 고즈카와, 그의 같은 과 친구이자 경쟁자 사이인 기무라 아사기 둘중 하나가 1위로 뽑힐 것이라고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막상 발표가 나니 그 두 사람을 제치고 'i'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최우수상 후보에 올라있던 것이다. 그들이 'i'의 정체를 궁금해하지만 결국 등장하지 않고 콩쿠르는 없던 일이 된다. 그리고 시간이 2년이 흐른 뒤, 고즈카와 아사기의 주변에서 'i'가 벌이는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책을 읽고 나면 이 소개문구 자체가 본 책의 핵심을 얘기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서우리만큼 콕 찝어낸다.

 책 소개 문구에 조금 더 추가하자면 책 속의 살인 사건은 'i(아이)'만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θ(세타)'와 함께 벌이는 '살인게임'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힌트를 내며 그에 걸맞는 사람을 찾아  번갈아 가며 죽이는 게임이다. 처음 정한 인원은 8명. 각각 4명씩. 사건 현장에는 생명과 관련된 무서운 동요의 한문장씩 남긴다. 다음 살인까지의 유예기간은 한달이며 그 이내에 힌트를 풀어 살인을 마무리 해야하는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 살인 사건을 확인하고 메일을 통해 살인 완료 메일과 함께 다음 힌트를 보낸다.

 

 제법 두꺼운 책 2권 내내 중심 사건은 'i'의 정체는 누구인가이다. 정말 'i'는 누구일까. 그 정체는 책이 끝나갈 무렵에야 밝혀진다. 진상을 밝히는 것이다.

 예전에 기시 유스케의 어떤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작품보다 이 작품이 훨씬 좋았다. 

 심리묘사도 좋았지만 그 외에 벌어지는 '살인 게임'의 힌트, 살인 게임의 일부인 동요에 깃든 속 의미, 주인공들의 이름에 담긴 의미, 여기저기 흩어놓은 단서들을 그대로 두지 않는 점, 그 단서들이 딱딱 맞아떨어져가며 사건이 진행되는 점, 여러시점을 오가며 다양한 인물의 각도에서 서술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점, 책 두께를 잊게 만드는 재미, 전부 미지로 두지 않고 독자에게도 같이 범인을 찾고 문제를 풀 여지는 주는 점이 좋았다.

 같은 말의 반복인지 모르겠지만 위의 점을 조금 자세하게 말하면, 'θ'가 누구인지 일찌감치 공개함으로써 독자를 안심 시킨 뒤 뒤통수를 치는 반전도 좋았고, 그렇게 살인 게임의 한 명을 밝힘으로써 그 인물의 심리묘사가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살인 게임의 힌트와 동요를 독자와 공유함으로써 독자를 사건에 개입시켜 사건을 전개해나가며 독자 역시 누가 범인일까, 저 힌트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음은 누가 희생자가 될까 등 생각해볼 시간적 여유를 줌은 물론이고 적당한 부분에 가서 경찰을 개입시켜 사건을 해명하는 점도 훌륭했다.

 여기저기 던져 놓은 사건과 관련되거나 등장 인물과 관련된 의미 불명의 단서들은 사건이 진행되면서 '아하'라는 말이 나오게끔 적절히 배치해두기도 했다. 대화나 손짓, 생각 하나하나가 뒷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어느것하나 놓치고 지나갈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좋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조심스럽고 안타까운 로맨스라인 역시 미스터리마냥 숨겨놓았다. 사실 사람 감정이라는게 가장 미스터리한것이 아닌가. 게다가 로맨스가 없다면 청춘 미스터리로서 부족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맨스부분이 너무 강조되지 않고 아주 미미하면서도 때론 강하게 등장하는 점은 미스터리스러운 분위기도 지키고 청춘의 느낌까지 주었다.

 '아이'와 '세타' 시점에서의 심리 묘사는 뭐라 딱 꼬집어서 말할 수 없지만, 그야말로 청춘 미스터리에 맞는 그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안하고 위태롭고 하지만 매혹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하지만 가끔 그 감상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너무 감상적이다는 생각이 간혹 들곤 했다.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단어의 의미를 이중적으로 해석하거나 이름에 의미를 붙이고 그 이면에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자 자체가 가지는 여러가지 해석을 다방면에서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점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자면 제 1장에서 아이가 세타에게 낸 힌트를 토대로 제 2장에서 세타가 살인을 저지르는데 그녀의 이름에서 아이와 세타가 내는 힌트의 의미를 눈치챘다. 그러면 이들이 서로 번갈아 가며 내는 힌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단 누가 범인이 될지는 미정. 꼭 등장인물과 관련된 사람만이 살해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힌트가 전부 한자로 나와 있어, 일본어를 잘 모르면 곤란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르면 모르는데로 그것도 좋았다. 한자를 안다고 해도 힌트의 의미를 모르면 알 수 없으니까. 무엇보다 하권에 가서 깔끔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사건의 보기와는 다르게 흘러간 것 역시 하나의 반전으로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각장의 챕터 제목도 의미가 있어 이번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해진다. 이름과 관련된 경우도 있고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관련되어 있기도 하는 등 다양하다.

 

 스포일러는 안 하고 싶었지만, 결국 하고 말았다.

 그럼 하권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밤과 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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