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섬 - 역신의 제단 네오픽션 ON시리즈 24
배준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의 요괴들은
장난기가 조금 많을 뿐
대체로 순한 편이다.

헌데 그런 존재들이
인간에게 적의를 가졌다면,
이유는 아주 단순할 것이다.

매우 높은 확률로
인간이
영물 및 영물에 준하는 존재.
혹은 무속인 등 신들의 사랑을 받는 자에게
함부로 손을 댄 경우.
혹은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위를
그들의 영역 내에서 행하는
금기를 저지른 경우.
둘 중 하나에 해당하는 짓을 했기 때문이리라.

[도깨비섬]의 주인공들이
정확히 그런 경우였다.

여행 도중,
일행의 극심한 멀미 때문에
잠시 머물게 된 섬.
그 섬에서 만난 아이가
'실종 아동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실제로 그 아이가 실종아동이 맞는지
제대로 확인하는 절차도 없이-
섬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 했던 그들.
그들은 그 일이 실패한 직후부터,
하나 둘씩 귀신에 들린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손을 댄 아이는
신의 사랑을 받는 자이자
영물에 가까운 존재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은 과연
그 모든 것을 떨쳐 내고
섬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맨 처음으로
'아이를 이 섬에서 데리고 나간다'
그런 주장을 하던 사람이 만일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의 처지는 어떻게 될까.
그 아이도 과연
섬을 완전히 빠져 나가는 것에 동의한 것일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퀘스트, 나이트메어 YA! 21
제리안 지음 / 이지북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이 현재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그래서 해당 세상을
그 어떤 걱정도 없이 마음껏 즐기거나
자신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게 된 꿈을
우리는 자각몽이라 부른다.

헌데 이 자각몽이 악몽으로 돌변하여,
그게 꿈인 걸 알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상황에서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악몽을 없애주겠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퀘스트, 나이트메어]의
주인공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자각몽이 어느 순간부터
악몽으로 변해 괴로워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그들이 어느 날부터
함께 행동하게 되었다.

한 잡화점 할머니를 통해
얻게 된 장식품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꿈을 엿볼 수 있는
공유몽을 꿀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의 꿈에 서로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들 모두 할머니가 내 건 조건
-네 악몽을 없애기 위해
남들의 악몽도 일정 수 이상 없애라-을
들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그들은 왜 악몽을 꾸기 시작했을까.
그 악몽을 꾸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과연 그들은 이전과 같은 평온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보게 만든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소설가다.

아니. 정정하자.
당신은 등단을 통해
소설가란 이름만을 허락받았을 뿐.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소설가임을
자랑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소설가라는 족속들과
가장 연이 깊은 누군가와
피가 이어져 있기에
글에 파묻혀 지내다시피 한 입장임에도,
내놓은 글이 하나같이 주목받지 못했으니까.

그런 당신에게
'누군가가 거절한 프로젝트의
땜빵 역할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쓰는 여자, 작희]에 나온 주인공이
정확히 이런 입장이다.

등단 이후로
단 한번도 주목받지 못한 작가이자
-자신이 그 상황을 원하지 않을 때조차도-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자신이 원했던 영광과 애정을 독차지한,
한 때는 가장 친했던 친구를
마주해야만 하는 환경에
일종의 열등감을 품고 있는 누군가.

그 주인공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자신과 다르게
'귀신'이라는 명확한 외부 요인으로 인해
일을 못하고 있는 다른 친구들의 작업이라도
성공하길 바라며 고용한
퇴마사에게 돈을 지불하기 위해
원하지 않던 땜빵 일을 맡게 되면서.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어떠한 특징을 타고 났다는 이유 하나로
글을 쓰는 것 자체가 금지된 누군가가,
자신이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모조리 다 빼앗겨야만 했던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일어난 변화였다.

글을 빼앗긴 사람은 누구이며,
왜 그 사람은
'그 글은 내가 쓴 글이다'란 사실을
밝히지 못했을까.

고용된 퇴마사는 과연
귀신을 퇴마하는 것에 성공했을까.

모든 일이 끝난 뒤,
주인공은 어떤 삶을 살아갈까.

그 모든 것을 궁금해하며 읽게 만든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림 : 옥구슬 민나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3
김여름 외 지음, 김다솔 해설 / 열림원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떠한 연유로
미래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혹은 미래라는 것을 맞이할 수 있긴 할까,
그런 의심이 들 정도로
막막한 상황에 처한 상황이 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림 : 옥구슬 민나]는
미래를 맞이할 가능성 자체를
잃어버린 자들과,
원하는 형태의 미래를 얻을 수 없을 거라
여겨지는 자들의 이야기이다.

생각해보라.
이미 죽은 자에게.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여겨지는 자에게
미래가 있을까?

사람들이 갑자기 하나 둘씩 액체로 변해가는데,
정확히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재력과
그 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열정조차도
마련해볼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허나 이 책의 주인공들은
미래의 불확실함에 불평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행위를 충실히 해내면서.
아주 사소한 무언가를 통해
이전보다는 조금이나마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면서 발버둥쳤다.

그들에게 닥친 현실 때문에
미래가 불확실해진 상황에서도
필사적으로 발버둥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행동의 결과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 일 때문에 조금이나마
각자가 맞이할 수 있는
최선의 미래에 가까워졌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보게 만든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편지 가게 글월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상상해보자.

당신은 일종의 열등감을 품고 있고,
그 대상은 당신의 손윗형제이다.
노력은 하나도 하지 않았음에도
영광을 손에 넣었으니까.
부모의 하나뿐인 자랑거리였으니까.

그런데
당신이 열등감을 품고 있던 상대가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그 때문에 당신의 인생도
조금이나마 어그러졌다면.
당신은 어떤 행동을 보일 것인가.

[편지 가게 글월]의 주인공이
정확히 이런 상황이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영재반에 들어갔다고,
여러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칭찬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던.
대학과 대학원마저 서울대였기에
부모의 둘도 없는 자랑거리였던
언니가 사라졌다.

사기를 당해
부모님이 대출까지 받아 건네준 돈까지
모조리 다 날린 직후의 일이었다.

그 때문에 아비는
휴일도 반납한 채 일에 전념해야 했고
어미는 바쁘게 몸을 놀려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다치기까지 했으며
주인공은 그 때문에 자신이 하던
그 모든 것을 모조리 다 포기해야만 했다.
반쯤 도망치듯이
자신의 전공과는 그 어떤 연관도 없는
-허나 어릴 적,
자신도 언니와 대등한 위치서
싸울 수 있었던 몇 안되는 분야와 관계된-
'편지가게 겸 문구점' 글월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그 어떤 소식도 전하지 않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아
주인공의 분노를 사던 언니가
주인공에게만 편지를 보냈다.
그것도 다섯통이나.

언니는 어떤 이유로 사기를 당한 것일까.
그렇게 최악의 형태로 집을 나갔다면
그 누구와도 연락하지 말지.
동생인 주인공에게만
편지를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공은 편지가게에서 일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
그 곳에서 경험한 일들을 통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주인공이 언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낼 수 있는 날이 오기는 할까.

그 모든 것들을 궁금해하며
읽어 내리게 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